맛있는 건 맛있어 –김양미-

맛있는 건 맛있어 ㅣ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64
김양미 지음, 김효은 그림 / 시공주니어 / 2019년 11월

오감이 담긴 깊이 있는 표현, 맛

이 책은 맛있는 음식이 주는 행복에 대해 알려 준다. 먹기도 좋은 떡이 맛도 좋다는 말은 누구나 알고 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고 할 지라도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맛은 천지차이가 난다. 책을 통해 다양한 맛을 경험할 수 있을 듯 하다.

감나무에 걸린 감을 좋아하는 새, 고양이가 좋아하는 오이, 식물이 좋아하는 물, 그리고 아직 막 걸음마를 뗀 동생 연우는 뭐든지 다 먹고 싶어 한다. 오늘은 단추를 먹으려다 들켰다. 엄마는 배추김치, 아빠는 뜨거운 설렁탕, 나는 기다란 스파게티, 오빠는 피자를 좋아한다.

국수를 먹으면 국수 먹으면 내 머리도 길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국수 먹으면 오래 산다는 말을 들으니 그럼 할머니랑 친구 될 듯 하다고 느껴진다. 색깔이 예쁜 레몬 주스 마시면 내 원피스의 색도 같이 변했으면 좋겠다. 주름이 많은 파이를 먹자 레이스 달린 치마가 떠오른다.

맛있는 건 말랑말랑하고 바삭바삭하다. 소리도 맛있다. 달콤하소 고소하고 시원한 게 맛있다. 또,따듯하면 맛있다. 같이 먹으면 맛있다. 천천히 먹으면 맛있다. 재미있게 먹으면 더 맛있다.

책을 읽으면서 서은국 교수가 지은 <행복의 기원>이 떠올랐다. 행복을 연구하는 학자가 말하는 행복이란 행복이란 좋아하는 사람과 즐겁게 대화를 나누며 맛있는 식사를 하는 것,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섹스를 하는 것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렇다면 어린 아이들에게 행복감을 주고 행복한 경험을 주기 위해서는 아이가 즐거워야 하고 맛있는 식탁 교제를 비롯한 다양한 맛있는 음식이 필요할 듯 하다.

아이와 같이 목욕을 하면서 거품 아이스크림을 먹는 모습은 우스꽝스러울지라도 아이는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식탁 밑에서, 옷장 안에서, 비밀 기지에서 숨어서 몰래 먹는 달콤한 음식은 더욱더 아이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 듯 하다. 편식과 반찬투정이 심한 아이, 음식에 맛을 잘 느끼지 못하고 식욕이 없는 아이가 보면 좋을 책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