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와 오토바이 -케이트 호플러-

토토와 오토바이 ㅣ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51
케이트 호플러 지음, 사라 저코비 그림,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9년 10월

내게 용기를 주는 그림책

이 책은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일깨워 준다. 토토는 조용한 밀밭에서 살았다. 바로 옆에 커다란 도로가 있었다. 하지만 한 번도 길을 떠나지 못했다. 그저 밤마다 길을 떠나는 꿈만 꾸었다. 이따금 슈슈 할아버지가 토토를 찾아왔다. 슈슈 할아버지는 평생 오토바이를 타고 온 세상을 돌아다녔다. 하지만 이젠 너무 늙어서 밀밭을 떠날 수 없었다.

슈슈 할아버지는 토토에게 자기가 얼마나 멋진 곳을 보았는지, 아름다운 달님을 보며 얼마나 소리 질렀는지 이야기해 주었다.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토토도 그곳에 함께 있는 것 같았다. 슈슈 할아버지는 언제나 '용기만 있다면 정말 아름다운 세상을 볼 수 있다. 낯선 곳도 오랜 친구처럼 느껴지지'라고 말했다. 슈슈 할아버지는 날마다 아주 멋진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토토에게 아주 슬픈 소식이 전해졌다. 과연 토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토토는 슬픈 소식을 접하고 난 후 어떻게 달라졌을까?

토토의 친구인 슈슈 할아버지가 하늘 나라로 갔다. 토토의 밀밭은 다시 조용해졌다. 이제 아무 이야기도 들리지 않았다. 어느 날 갑자기 부르릉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토토는 궁금했다. 왜 슈슈 할아버지는 토토에게 오토바이를 남겨 주었을까? 아무 데도 가지 않는데 말이다. 토토는 오토바이가 가만히 있어도 괜찮기를 바랐다.

토토가 당근을 캐는 동안 오토바이는 나뭇잎을 모았다. 하지만 머지 않아 바람이 불어왔다. 바람은 언제나 나뭇잎을 데리고 길을 떠났다. 새들이 바퀴에 둥지를 짖고 노래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토토의 하루하루는 새들보다 고요했다. 그리고 때가 되면 새들은 언제나 길을 떠났다. 어느 밤, 토토는 슈슈 할아버지가 들려주던 이야기가 너무 그리웠다. 그래서 오토바이를 안으로 들여왔다.

여름이 왔다. 모든 것이 자라고 꽃을 피웠다. 길가에도 꽃들이 활짝 피었다. 하지만 토토와 오토바이는 현관에 그대로 가만히 있었다. 토토는 꿈속에서 오토바이가 부릉부릉하는 아주 멋진 소리를 들었다. 토토는 오토바이에게 저 길 끝까지만 가보자 라고 속삭였다. 길은 토토를 거대한 삼나무 숲으로 데려갔다. 토토는 바람이 되어 나뭇잎을 데리고 길을 떠났다.

토토는 슈슈 할아버지가 남겨 놓은 오토바이를 타고 바닷가, 사막을 달렸다. 할아버지처럼 아름다운 달님을 보며 소리도 질렀다. 정말 하늘을 나는 것처럼 기뻤다. 토토와 오토바이가 어디를 가든 남들에겐 그저 멀리서 들려오는 오토바이 소리였다. 토토는 슈슈 할아버지와 함께 있는 것 같았다.

세상 밖으로 나가길 두려워 하는 한 토끼(토토)는 현대인들을 대변하는 듯 하다. 또한 그러한 토토에게 친구가 되어주고 훗날 자신이 가장 아끼던 오토바이를 물려주는 슈슈 할아버지는 도전, 용기, 모험이라고 표현 될 수 있을 듯 하다. 자신의 안락한 삶에서 쉽게 벗어나는 것은 여간 어렵지 않지만 한 발짝만 벗어나는 순간 전혀 생각하지 못한 경험을 할 수 있음을 토토의 용기 있는 행동을 통해 배우게 된다. 점점 소극적으로 변해가는 아이, 반복적인 일상에 지친 부모 모두에게 좋은 동화 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