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의 재판 이야기 속 지혜 쏙
김인자 지음, 배철웅 그림 / 하루놀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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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훼손하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

이 책은 인간이 하는 행동에 대해 다시금 되돌아 보게 한다. 옛날 아주 먼 옛날, 이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 잘났다고 생각하는 호랑이가 살고 있었다. 배가 고픈 호랑이는 먹이를 찾아 숲 속을 어슬렁거리다가 깊고 어두운 구덩이에 홀라당 빠지고 말았다. 호랑이는 자신만만하게 구덩이에서 빠져 나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구덩이가 너무 깊어서 아무리 뛰어도 올라갈 수 없었다.

날은 점점 더 어두워지고 호랑이는 배가 점점 고팠다. 호랑이가 구슬프게 울면서 소리를 질렀다. 마침 지나가던 나그네가 그 소리를 들었다. 호랑이는 나그네가 자기를 못 보고 그냥 가 버릴까봐 앞발을 마구 흔들어 댔다. 날카로운 호랑이의 발톱을 본 나그네는 덜컥 겁이 났다. 호랑이는 나그네를 잡아 먹지 않는 다고 약속을 하자 나그네는 그 말을 믿고 긴 통나무를 가져와 호랑이를 구덩이에서 꺼내 주었다.

호랑이는 구덩이 밖으로 나오자 갑자기 말을 바꾸었다. 배가 무척 고프니 잡아 먹겠다고 한다. 나그네는 호랑이의 말을 무조건 믿은 자기가 어리석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약속도 지키지 않는 거짓말쟁이는 숲의 왕이 될 자격이 없다고 하면서 목숨을 살려준 자신을 잡아먹는 게 과연 옳은 일인지 다른 이들의 말을 물어보고 결정하자고 한다. 과연 나그네는 목숨을 건질 수 있을까? 다른 이들은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

호랑이는 자신이 거짓말쟁이가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거짓말쟁이는 인간들이라고 한다. 구덩이가 아닌 것처럼 나뭇잎으로 살짝 가려 놓고 여기저기 덫을 놓아 동물들을 마구 잡아가는 인간들이 세상에서 가장 나쁘다고 한다. 호랑이와 나그네는 첫 번째로 구덩이 옆에 서 있는 나무에게 묻는다. 나무는 사람들은 톱으로 쓱싹쓱싹 잘라서 마구 베어가고, 일부러 산을 홀라당 태우기까지 하니 나무를 못살게 구는 사람들은 당연히 잡아 먹어도 된다고 한다.

호랑이와 나그네는 두 번째로 나무 옆에서 풀을 뜯어 먹고 있는 소에게 묻는다. 소는 논 갈아라, 밭 갈아라 새벽부터 한밤중까지 죽어라 일만 시키고 기운이 없어지면 쓸모 없다고 하는 은혜를 모르는 인간들은 잡아 먹어도 된다고 한다. 나무의 말도 소의 말도 어느 하나 틀린 게 없다고 나그네가 생각하고 있던 찰나에 나무에 기대어 있던 토끼가 깡총깡총 나섰다.

토끼는 처음부터 다시 보여 달라고 하자 성질 급한 호랑이는 구덩이 속으로 폴짝 뛰어 내렸다. 그러자 토끼는 나그네가 놓아둔 통나무를 얼른 치워버렸다. 토끼는 모든 사람이 다 나쁜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 위험을 무릅쓰고 곤경에 빠진 호랑이를 구해주는 사람도 있음을 말하면서 약속을 지키지 않은 호랑이에게 원래대로 호랑이는 구덩이에 빠지고 나그네는 갈 길 가면 된다고 하면서 같이 가 버린다.

 

호랑이는 누굴 상징하는 것일까? 나무와 소가 말하고 있는 것은 인간의 어떤 면일까?라는 생각을 굳이 하지 않아도 책이 주는 단순한 교훈만으로도 듣는 이로 하여금 자연을 훼손하는 인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책은 인간에게 경종을 울리고 호랑이로 하여금 옳지 못한 행동, 약속을 어기는 행동에 대가를 받을 것을 알려준다.

전래동화를 아이들에게 읽어줘야 될 이유도 있지만 반대로 읽어주면 안 되는 이유도 분명히 있다. 확실한 것은 점점 아이들이 전래동화보다는 디즈니 만화 같은 최신 트렌드에 쉽게 빠지게 부모들이 방치하는 듯 하다. 전래동화는 아주 예전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다. 그 이유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그 이야기를 듣고 그렇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과 더불어 현실에서 흔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기에 더욱더 간절한 마음을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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