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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엉덩이 어디 있지? ㅣ 아이노리 세계 그림책 2
도널드 버지 지음, 다론 파톤 그림, 김태은 옮김 / 아이노리 / 2019년 11월
평점 :




유쾌한 몰티의 여행
이 책은 펭귄 몰티의
엉덩이를 찾아 떠나는 유쾌한 여행이다. 몹시 추운 땅에 몰티라는 펭귄이 살고 있다. 어느 날 몰티는 갑자기 일어서더니 궁금한 게 생겼다. ‘내 엉덩이는
어디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몰티는 아직 본 적도 없고
느껴 본 적도 없는 엉덩이를 만져보려 했지만 물갈퀴가 너무 짧았다. 몰티는 아무리 생각해도 어떻게 앉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나는 엉덩이가 있기는 한 건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결국은 친구들에게 묻고 자신의 엉덩이를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과연 몰티는
엉덩이를 찾을 수 있을까?
몰티는 우선 제일 친한 친구 콜리에게 우리에게 엉덩이가 있는지 물었지만 되레 콜리는 엉덩이가 뭐냐고 되묻는다. 다른 펭귄에게 몰티는 자신의 엉덩이가 어디 있냐고 물었지만 다들 부리를 말하는 건가? 뭘 묻는지 모르겠다는 대답을 하고 유유히 서핑을 하러 나선다.
이어 몰티는 북극곰 아저씨, 바다표범. 해파리에게 물어보지만 원하는 답을 찾지 못하자 정글을 헤매기도 하고 결국은 우주에까지 여행을 떠난다. 결국 몰티는 엉덩이를 찾지 못했고 실험을 해 보기로 마음 먹는다 많은 실험을 했지만 몰티는 아무 것도 찾을
수 없었다. 집에 돌아온 몰티는 여느 때처럼 물고기로 저녁을 준비했다.
갑자기 몰티는 배 속에서 우르릉 하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뿌우웅 소리와 자신의 엉덩이를
찾는다.
책을 보면서 얼마 전에 읽었던 돈 맥밀런의 <새 엉덩이가 필요해!>가 떠올랐다. 엉덩이에 한 책이었는데 시종일관 엉덩이를 반복적으로
보여주고 말하게 함으로써 아이의 흥미를 이끌었는데 그 책과 이 책은 많은 부분이 유사하게 느껴질 정도로 유쾌함을 잃지 않는 듯 하다.
유아기를 생후 2세부터 6세까지의
시기 명명하는데 이 시기에 유아들 거의 모두는 남녀 가리지 않고 똥, 엉덩이 같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프로이트의 학설에 따르면 유아의 삶에 나타나는 두 번째 단계가 바로 항문기라고 한다. 첫 번째 단계인 구강기(뭐든 입에 집어넣고 물고 빠는 것)를 지나면 항문기가 온다. 이 시기에는 배설이나 배설 욕구, 배설물에서 쾌감을 얻고 스스로 배설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자기 사진에 대한 일종의 자존감과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게도 할 수 있는 교육적 효과도 있다. 유아기 시절 아이들은 똥,
코딱지, 똥꼬, 엉덩이 같은 단어만 말해도 까르르
웃어 넘긴다. 이것을 프로이트는 ‘구강기’라고 표현 했다.
6살인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자 계속해서 손가락으로 펭귄의 뒤쪽을 가르키면서
저기 엉덩이 있는데?! 다른 펭귄과 동물이 나올 때마다 저기 엉덩이 있는데?! 라며 연신 키득 거리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마지막에 주인공 몰티가 방귀를 뿌우웅 뀌는 장면에는 폭소가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작가가 의도한 대로 아이는 무척 재미있어 했고 즐거워했다. 엉덩이를 주제로 여행을 떠나는 이러한 책이 아이에게 인체에 대한 호기심과 더불어 즐거운 상상력을 고취시키는
좋은 책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