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심는 꽃
황선미 지음, 이보름 그림 / 시공사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세계적인 작가 황선미의 출발점이 된 작품

이 책은 황선미 작가의 처녀작 (處女作)이다. <마당을 나온 암탉>이란 작품은 책으로 혹은 영화로 누구나 한 번쯤 보고 혹 못 보았을지언정 들어는 봤을 국민 작품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하다. 우연히 친구의 전화로 오랜 세월 책으로 출판 되지 않은 채 방치 되어 있었던 황선미 작가의 처녀작인 <마음에 심는 꽃>이 이제야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책은 시골에 사는 소녀와 도시에서 이사 온 소년이 만들어가는 사랑과 우정을 담은 성장소설이다.

 

책을 읽으면서 부모가 된 입장에서 읽어서 그런가 몇 번이나 울컥 하게 만드는 듯 하다. 모든 것을 포기 하고도 자식의 건강을 되찾기를 바라는 부모의 심정은 역시 부모가 되어야 제대로 알 수 있는 듯 하다. 열이 40도 가까이 되자 결국은 응급실로 한걸음에 달려갔지만 별다른 처방은 없고 젖은 수건으로 아이를 닦아주고 다시 집으로 돌아 오던 차 안에서 울음을 속으로 삼켰던 일이 기억이 났다. 내가 어린 시절 크게 다쳤던 어느 추운 겨울 어머니는 맨발로 나를 들쳐 업고 택시가 잡히지 않아 병원까지 수 킬로 미터를 뛰었다는 이야기를 몇 번이나 들었지만 나도 똑 같은 부모가 되고 보니 그 이야기가 나를 항상 뭉클 하게 만드는 듯 하다.

어느 시골 마을, 유일하게 남아 있는 분교에 전교생은 고작 여섯 남짓 한 곳에 사는 수현이는 삼촌이 아끼고 좋아하던 인동집으로 이사온 민우를 만나게 된다. 자신보다 더 하얗 피부를 가진 민우는 말이 없고 결석을 자주 하고 친구들과 어울려 놀지 않았다. 수현이는 인동집에 있는 꽃밭을 핑계로 자꾸만 기웃 거리게 되고 어른들의 대화를 몰래 엿듣고 우연히 민우의 일기장을 훔쳐 보면서 민우가 병으로 시골로 오게 된 것을 알게 된다. 그렇지만 수현이의 마음과 달리 민우와 티격 태격하면서 지내게 되고 어느 날 민우는 큰 수술을 받기 위해 잠시 시골을 벗어난다. 둘은 그렇게 다음을 기약하면서 헤어진다.

친구 녀석이 딸을 낳았는데 아토피가 심해서 틈나는 대로 온천에 갔다 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말도 못하는 갓난쟁이가 가려워 긁고자 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도 찢어질 듯 한데 민우는 책에서 무슨 병인지 정확히 나오진 않지만 감당하기 힘든 병을 앓은 것으로 충분히 유추가 된다.

한창 뛰어 놀 나이에 가만히 앉아 있거나 누워서 생활을 해야 하는 민우의 모습과 시골에서 자라 튼튼하고 건강한 수현이의 모습이 너무나 대조를 이룬다. 그러나 둘은 서로를 향한 마음을 곧 확인하고 친구가 된다. 아이도 부모도 누구나 읽어도 좋을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야기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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