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까?
파블로 알보 지음, 세실리아 모레노 그림, 정경임 옮김 / 지양어린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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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서 벌어진 기상천외한 대소동

이 책은 즐겁게 숫자를 배우게 하는 신기한 그림책이다. 여느 숫자 책과 다른 점은 숫자들의 나열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리고 숫자가 무작위로 나오는 듯 한 느낌과 그림이 강한 인상을 심겨 준다. 일반적인 숫자 책은 1~10까지 차례대로 증가하거나 설명하는 것이 많다. 하지만 이 책은 1, 75, 167, 248처럼 큰 숫자가 아무렇지 않게 등장하고 책을 꽉 채운다.

주인공 알베르토는 소풍 배낭을 꾸렸다. 배낭 속에는 맛있는 복숭아 주스 한 병, 이파리가 달린 연두색 사과 한 알, 가운데 구멍이 뻥 뚫린 초콜릿 도넛 한 개, 신문지로 싼 소시지 샌드위치 하나가 들어 있다. 공원은 조용했다. 알베르토는 배낭을 열자 공원도 눈을 뜬다. 알베르토는 공원과 마치 하나가 된 것 같았다.

알베르토는 맛있는 복숭아 주스 병을 꺼냈다. 그러자 75마라의 참새떼가 75개의 빨대를 물고 날아왔다. 과연 저 많은 참새떼는 어떻게 주스를 마실 수 있을까? 남은 배낭 속 음식에는 어떠한 동물들이 등장 할까?

75마리의 참새떼를 세자고 아이가 말하는 순간 책을 읽어주는 부모는 당황을 하지만 그러한 재미가 이 책에는 몇 번 등장한다. 75마리 참새가 하나씩 빨대를 물고 한 꺼번에 주스를 마시는 상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알베르토는 이파리가 달린 연두색 사과를 벤치 위에 꺼내 놓자 이번에는 167마리의 애벌레가 사과 냄새를 맡고 줄줄이 벤치 위로 올라왔다.

다음으로 알베르토가 가운데 구멍이 뻥 뚫린 초콜릿 도넛을 꺼내자 연못에서 248마리의 물고기가 뛰어오르더니 한 마리씩 도넛 구멍을 통과한다. 마지막으로 신문지로 싼 소시지 샌드위치를 꺼낸 뒤 누워 신문을 읽기 시작하자 벤치 뒤에서 회색 코뿔소 한 마리, 늙은 오리너구리 한 마리, 회색 왜가리 한 마리, 키 작은 기린 한 마리, 은퇴한 공원 관리인 한 사람, 벼룩 몇 마리와 함께 강아지 한 마리, 이빨 빠진 사자 한 마리, 풀숲에 숨어 있던 카멜레온 한 마리, 손자를 찾는 할머니 한 분, 앵앵대는 모기 몇 마리, 짝 잃은 도룡뇽 한 마리, 구멍 난 양말 한 짝, 쉬고 있는 배관공 한 명, 부서진 파도 한 조각, 달 팽이 몇 마리가 등장한다.

숫자를 하나부터 열까지 혹은 백까지 차례대로 배우는 것이 중요하긴 하다. 하지만 이것은 쉽게 아이가 실증을 느끼기 쉽다. 이 책은 아이에게 숫자를 강요하진 않지만 아이가 빨대를 세면서 물고기를 세면서 자연스레 큰 숫자에 대한 개념을 이해할 수 있다. 책을 읽어주자 아이는 248마리 물고기가 정말 맞는지 무척 궁금해 했지만 차마 일일이 세어줄 순 없었다. 아이가 무척 즐겁게 책을 읽을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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