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양말
황숙경 지음 / 한림출판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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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의 끝

이 책은 빨간 양말의 다양한 변화를 통해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숲 속에 다람쥐가 많은 도토리를 가지고 가다가 길에 떨어진 빨간 양말을 발견한다. 그 양말에 자신이 힘겹게 들고 가던 도토리를 넣고 자신의 집으로 향한다. 집에 도착한 다람쥐는 빨간 양말을 놔두고 도토리를 옮기는 것에 여념이 없다. 빨간 양말을 본 병아리는 언덕에서 낙하산처럼 펴서 하늘을 두둥실 난다. 결국 나뭇가지에 빨간 양말은 걸리고 만다. 추락하는 병아리를 원숭이가 구해 준다. 그 다음에는 빨간 양말은 어디로 갈까? 빨간 양말은 결국 어떻게 될까?

나뭇가지에서 떨어진 빨간 양말 속으로 쥐들이 숨어 고양이로부터 목숨을 구한다. 원숭이는 빨간 양말로 포대기를 만들어 자녀를 등에 맨다. 나무에서 떨어지는 빨간 양말은 곰이 얼굴에 뒤집어 쓰고 벌집 사냥에 나서기 안성 맞춤이다.

벌들이 날아오는 찰나 하늘을 날던 독수리는 곰이 쓰고 있던 빨간 양말을 휙~ 낚아채 간다. 그 순간 코끼리는 자신의 긴 코로 독수리가 가지고 가려던 빨간 양말을 자신의 코에 집어 넣는다. 갑자기 재채기가 나오자 빨간 양말은 숲 속으로 날아가 버리고 다시 원래의 주인에게 돌아오고 소녀는 그것을 가지고 해먹[hammock- 달아매는 그물 침대]을 만들어 쉼을 얻는다.

빨간 양말은 많은 의미를 내포한 듯 하다. 크리스마스의 산타클로스를 기다릴 때 트리에 주로 달던 양말이 떠오르기도 하고 빨간 양말 = 돈 으로 해석 될 수도 있을 듯 하다. 혹은 아이에겐 큰 의미가 없는 사소한 물건일 수도 있겠다. 어느 한 물건은 다른 누군가에는 생사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물건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에는 너무나 소중한 물건이 한낱 돌맹이처럼 보일 수도 있을 듯 하다.

마을 주변에 널려 있던 다이아몬드를 가지고 놀던 원주민들에게 외지인이 그것이 보석임을 알고자신이 가지고 있던 빵을 주고 바꾸었다는 옛 이야기는 현재에도 여전히 통용될 수 있음을 이 책은 보여준다. 이것은 어떤 물건을 어떻게 사용하냐에 따라 그 물건의 가치가 달라 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맨 처음 다람쥐에겐 도토리를 옮기는 운송 수단에 불과 했지만 쥐에게는 생명을 구하는 귀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어떠한 동물이 어떠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지 아이와 같이 상상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좋은 책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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