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아렌트 - 세계 사랑으로 어둠을 밝힌 정치철학자의 삶, 국립중앙도서관 사서추천도서 누구나 인간 시리즈 1
알로이스 프린츠 지음, 김경연 옮김 / 이화북스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지금은 한나 아렌트를 읽어야 할 시간

이 책은 한나 아렌트의 일생을 통해 정치와 삶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갖는 것을 도와 준다. ‘한나 아렌트라는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도악의 평범성이라는 말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특히 토론 프로그램에서 이 용어는 자주 등장한다. 이 책을 통해 한나 아렌트의 삶을 다시 재조명해보자.

'바바라 수코바'가 주연한 2012년 개봉한 영화 <한나 아렌트>를 본 사람으로써 이번 책을 통해 일생을 다시금 관찰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한나 아렌트는 전체주의(totalitarianism , 全體主義 -개인의 이익보다 집단의 이익을 강조하여 집권자의 정치권력이 국민의 정치생활은 물론, 경제사회문화생활의 모든 영역에 걸쳐 전면적이고 실질적인 통제를 가하는 사상 및 그 체제)를 철학 사상가로 알려져 있다.

1906 1014일에 태어나 1975 12 4일에 사망한 한나 아렌트는 유대인으로 태어났지만 1년에 세 번 있는 유대인의 가장 큰 축일에만 유대인 회당에 갈 뿐, 집에서는 유대적인 사상이나 관습의 자취를 찾아볼 수 없는 이른바사흘의 유대인이었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우고 노래를 부로고 선물을 주고받으며 성탄절을 축하했다. 아렌트의 집에서는 절대유대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중 도덕 속에서 성장했다.

청소년 시절 한나는 같이 사는 사람들에게 편한 존재가 아니었다. 그녀는 기분 내키는 대로 거침없이 굴었다. 특히 기분이 나쁜 아침이면 기분이 좋아질 때까지 오랫동안 혼자서 잔뜩 음식을 퍼먹어야 했다. 한나는 광범위한 독서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열어갔고, 그것은 그녀의 자의식을 높였다 종종 그녀는 동년배의 학생들에게 우월감을 느꼈다.

그녀는 스승이자 내연남이었던 독일의 실존철학자마르틴 하이데거를 만나고 그와의 인연은 평생을 함께 한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한나는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 그녀는 학업을 끝내고 싶었다. 하이데거와 독일의 철학자칼 야스퍼스는 친구였다. 한나는 두 스승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녀에게 하이데거가 숭배하는 천재였다면, 야스퍼스는 존경을 요구하는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그녀는 1929년 귄터 슈테른(귄터 안더스)와 결혼을 한다. 그 후 1940년 그와 이혼을 하고 한나는 아인리히 블뤼허와 두 번째 결혼을 한다.

'유대인 문제'는 모든 나라에 흩어져 있는 유대인들이 다시 근원의 땅, 팔레스타인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그 방법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유대인들 사이에는 서기 70년 로마인들에 의해 예루살렘이 정복당해 타버린 이후 선조들의 땅으로 돌아가고픈 마음이 늘 살아 있었다. 그러나 시온주의 정치 운동이 생긴 것은 19세기 말 차르 지하의 러시아에서 발생한 유대인 박해에서 비롯되었다.

1928년 말 한나는 22세의 나이로 '철학 박사'가 된다. 프랑스의 권력은 80세가 넘은 필리프 페탱 원수가 맡고 있었고 그의 지휘 아래 프랑스는 독일과 휴전에 들어갔고 그 결과 프랑스는 둘로 나뉘었다. 정치판에서 일어난 역전으로 수용소 사령부는 동요에 빠졌고 많은 수용소들의 문이 열리고 포로들은 자신의 운명에 내맡겨졌다. 한나가 속해 있던 귀르 수용소에서도 규율이 점차 풀어졌다. 아무도 더 이상 야간 외출을 통제하지 않았으며, 수용소 문의 감시도 대단히 느슨해졌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몇몇 여자들은 과감한 계획을 시도했다. 석방 문서를 훔쳐 수용소 소장의 서명을 위조 했다. 이 서류로 약 200명의 여자들이 별 어려움 없이 수용소를 떠날 수 있었다. 그중 한 사람이 한나였다.

인종주의와 제국주의는 짝을 이룬다. 세상을 지배하는 소명을 부여 받았다고 느끼는 집단은 지배에 동참할 권리가 없다고 여긴 열등한 인종을 차별한다. 따라서 유대인들이 왜 나치즘을 불 붙이는 불꽃이 되었는지, 왜 바로 유대인들이 숙적이 되었는지도 이해할 수 있다.

국가사회주의는 제국주의의 모든 경향을 극단으로 몰고 갔다. 나치는 스스로를 세계를 지배하는 역사적 과업을 지닌 선택된 민족의 초국가적 운동으로 여겼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과 유사하게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있고, 선민 의식을 지고 있는 모든 집단 즉, 유대인이 적이 되어야만 했다.

나치는 유대인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선전했다. 나치는 정말로 유대인에 의해 세계의 토착민족이 약화되었고 그에 대응한 음모만이 이 세계를 구할 수 있는 것처럼 행동했다.

한나와 하인리히 둘 사이에는 아이는 없었다. 그렇기에 더욱 서로에게 의존한 듯 보인다. 젊었을 땐 돈이 없었고 돈 여유가 생겼을 때는 너무 늙어버렸다고 이야기 한다.

1960 5월 이스라엘 첩보원에게 유대인 박해의 주된 역할을 한 인물인아돌프 아이히만이 잡혔다. 아이히만 재판은 어쩌면 나치 지배의 전형적인 대표자를 체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랐다. 그녀는 아이히만과 직접 대화를 하지는 않았지만 재판 과정을 옆에서 지켜본 결과 매우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악의 평범성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기사를 싣게 되고 거센 유대인의 반항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그녀의 일생에는 <전체주의의 기원> 출판을 비롯해 다양한 업적들이 있지만 악의 평범성으로만 기억되는 것은 아닌지 책의 저자는 다시금 강조를 하는 듯 하다. 시대의 흐름 속에서 자신의 주장을 끝까지 관철 시킨 용기는 다소 냉정하게 보일 수 있겠지만 뛰어난 통찰력을 지닌 것으로 풀이 될 수도 있을 듯 하다. 어두운 시대를 살고 있는 요즘 인간의 본성이 선이라고 주장하였고 희망의 빛을 잃지 않았던 한나 아렌트의 삶이 다시 주목 받는 이유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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