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딱 구두가 좋아 키다리 그림책 54
김용희 지음 / 키다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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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아슬 콩닥콩닥 한바탕 소동

이 책은 엄마 구두를 몰래 신어 보는 아이 마음을 잘 묘사하고 있다. 신영이는 딱 한번만이라도 신어 보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엄마의 구두이다. 오늘은 엄마가 아끼는 새 구두도 나와 있다. 엄마는 손님이 오면 무척 다정해진다. 또한 잔치국수, 갈비찜도 실컷 먹을 수 있다. 엄마가 정신 없이 바쁜 날은 몰래 한번 신어도 모를 것 같았다. 알록달록 구두들이 많으니깐 그 중 한 켤레의 엄마 구두를 신고 바깥 나들이를 감행한다. 과연 신영이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남자 아이들은 어른처럼 힘이 세지고 늠름해 지고 싶은 마음에 무모한 행동을 자주 선보이곤 한다. 높은 곳에서 뛰어 내리거나 도저히 들 수 없을 만큼 무거운 물건을 들려고 하다가 종종 다친다. 반면 여자 아이들은 어른처럼 예쁘고 멋지게 보이고 싶은 마음에 엄마 화장품을 몰래 사용하기도 하고 짧은 치마를 비롯해 성숙한 여인으로 보이고 싶은 행동을 하기도 한다.

누구나 이러한 시간을 겪는다. 그렇기에 많은 부모들은 적당한 선에서는 넘어 갈 수 밖에 없다. 책에서는 다양한 의태어들이 등장한다. ‘또깍또깍’ ‘빼딱빼딱’ ‘찌릿찌릿’ ‘후들후들이러한 표현들로 인해 책은 더욱더 생동감 있게 느껴진다.

주인공 신영이는 엄마 구두를 신고 체육관에 가서 신나게 피구 경기를 했지만 발바닥은 아프고 다리는 후들거리기만 한다. 그때 자신이 좋아하던 민우가 아이스크림을 같이 먹자는 제안을 하고 같이 먹는 도중 요란한 오토바이 소리에 뒷걸음치다 그만 구두굽이 맨홀 구멍에 콕 박혀 구두가 망가지고 만다.

이 모습은 종종 드라마에서 코믹하게 그려지는 장면 중 하나인데 이것을 동화에 인용하는 작가의 센스가 돋보였다. 신영이는 망가진 구두를 몰래 숨기기 위해 집에서 키우는 진돌이에게 뒤집어 씌우는 모습이 너무나 귀엽다. 또한 저녁 식사 자리에서 모든 것을 알고 있지만 모른 체 짐짓 걱정스러운 말투로 진돌이를 타박하는 신영이 엄마의 모습은 이 책은 구두를 신고 망가트려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 않음을 상기 시켜 준다.

어린 시절 하루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고 어른이 되자 어린 시절을 그리워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시간이 흘러야만 알 수 있다. 그렇기에 부모도 아이를 이해할 수 있는 듯 하다. 어른 흉내를 내고 싶어 하는 주인공 신영이의 작은 소동이 무척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동화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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