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호의 죄 - 범죄적 예술과 살인의 동기들
리처드 바인 지음, 박지선 옮김 / 서울셀렉션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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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범인 인가

이 책은 90년대 뉴욕 소호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은밀한 현실을 폭로하고 있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대사 중 하나는 역시 다들 섹스를 하면 했지 악수는 안 한다고일 것이다. 이 대목이 아마 이 책을 관통하는 하나의 키 워드 인 듯 하다.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대상자는 필립 올리버의 두 번째 부인이자 윈게이트 가문의 상속녀인 미술품 컬렉터 어맨다 올리버이다. 이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미술품 딜러 과 사립탐정 호건은 이 사건을 조사하며 주로 자칭 예술가인 용의자들을 하나하나 추적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스스로 자신의 두 번째 부인을 죽였다고 밝히고 다니는 필립 올리버퇴행생 뇌질환을 겪고 있고 삶이 처참히 무너지고 있다. 그렇지만 계속 내연녀인 클라우디아에게 끌려 다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살해 당한 어맨다 올리버에겐 내연남이 있었다. 바로 괴상한 비디오 촬영을 하는 예술가인 폴 모스이다. 그는 미성년자들의 섹스 장면을 촬영하고 그것을 유통하는 것에도 가담을 한다. 그의 눈에 들어온 이는 바로 필립 올리버의 첫 번째 부인 앤젤라 11살 딸 멜리사이다.

사람들은 어맨다 올리버의 사망으로 누가 가장 큰 이득을 볼 것이며 누가 그녀를 죽였는지 의견이 분분 했다.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첫 번째 부인인 앤젤라가 주목이 되었고 그 다음으론 내연녀인 클라우디아그리고 마지막으론 내연남인 폴 모스가 있다. 과연 이 세 명 중 살인자는 있을까? 아니면 제 3자가 살인자 일까?

범죄, 스릴러, 추리 소설이지만 살인자를 찾는 재미도 있지만 당시의 뉴욕 예술계의 실태를 낱낱이 고발하듯 이야기하는 저자의 시각이 매우 흥미롭다. 사람들은 외도를 아무렇지 않게 즐기고 나이와 상관없이 섹스를 밥 먹듯이 하는 듯한 묘사는 당시의 뉴욕 예술계의 모습을 드러내는 듯 하다.

파티가 끊이지 않고 알 수 없는 예술 작품에 수 많은 돈들이 오가며 마약과 환각의 경계에서 위태로운 삶을 유지하는 인물들이 많이 나온다. 그 중심에 있는 인물이 바로 필립 올리버였다. 그는 첫 번째 부인인 앤지와는 동갑이었고 두 번째 부인인 맨디는 여덟 살 어렸으며 내연녀안 클라우디아는 25살 어렸다. 이혼을 하지 않고 내연녀와 당당히 다닐 수 있는 모습은 지금도 용납되기 힘든 모습으로 보이는데 90년대를 생각한다면 얼마나 뉴욕의 예술계가 타락을 정당화 했는지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로 보인다.  

끝으로 갈수록 사립 탐정 호건과 미술품 딜러 은 범인을 잡기 위해 여러 가지 위험스러운 행동을 벌이지만 이것 또한 자신의 불법적인 행위를 정당화 하는 듯한 모습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기분이 불쾌 했던 것은 아마도 그들만의 세상에선 당연하게 여겨지는 모습이 일반적이지 않는 모습이지만 그들에겐 당연한 모습으로 보여질 수 밖에 없는 환경임을 깨닫게 되어서 그런 듯 하다. 범인의 모습은 마지막까지 잘 드러나지 않기에 책을 끝까지 놓지 않게 만든 저자의 힘이 느껴지는 좋은 책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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