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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선생님과 몽당연필 ㅣ 고래책빵 그림동화 8
나태주 지음, 이도경 그림 / 고래책빵 / 2019년 9월
평점 :





나태주 그림동화
이 책은 몽당연필을
통해 사랑을 배울 수 있다. 나태주 시인의 대표작은 역시 <풀꽃>이다. 짧지만 매우 강렬하기에 많은 이들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시인 듯 하다.
<풀꽃>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이렇듯 사람에 대해
사랑에 대한 시를 많이 쓴 시인이 처음으로 집필한 동화 ‘교장 선생님과 몽당연필’는 자신의 옛 이야기와 더불어 사랑과 소중함을 동시에 전하고 있다.
어느 초등학교에는
한 교장 선생님이 계신다. 오늘도 교장 선생님은 몽당연필 한 개를 주었다. 우체국에 편지 부치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 교문 앞에서 쓰레기 몇
개를 주워 쓰레기장에 버리러 갔다가 쓰레기장 옆에서 주운 몽당연필 몽당연필은 반쯤이나 몸이 흙 속에 묻혀 있다.
교장 선생님은 몽당연필을
수돗물에 깨끗하게 씻는다. 몽당연필의 몸에 묻어있던 흙이며 지저분한 찌꺼기들이 씻겨 나갔다. 깜장 몽당연필 몸에는 여러 군데 상처가 나 있다. 교장 선생님은
몽당연필을 책상 서랍 속 낡고 색이 바랜 필통 하나에 넣었다.
필통 속에는 이미 많은 몽당연필들이 들어 있다. 그 동안 학교 안
구석구석에 버려진 것들을 주워 모은 몽당연필들이다. 파랑연필, 빨강연필, 노랑연필, 보라 연필. 왜
교장 선생님은 아이들이 쓰다가 버린 몽당연필을 모으고 계신 것일까?
교장 선생님한테도 어린아이 때가 있었다. 키가 작고 몸집도 조그만
아이, 눈이 크고 입술이 붉고 코와 귀가 예쁜 곱슬머리 아이, 외할머니와
둘이서 사는 아이, 언덕바지 위에 서 있는 방 두 칸에 부엌이 한 칸,
오막살이 초가집, 대문도 없고 울타리도 없는 집에 사는 그 아이가 바로 지금의 교장 선생님이
되었다.
아이는 할머니에게 연필이 너무 닳아서 글씨를 슬 수가 없으니 연필 하나만 사 달라고 하자 할머니는 돈이 없으니
달걀 하나를 줄 테니 가게에 가지고 가서 연필과 바꾸어 쓰도록 한다. 아이는 좋아라 달걀을 들고 언덕길을
뛰어 내려 가다 그만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 달걀이 먼저 굴러떨어져 땅바닥에 깨져버렸다. 할머니는 다시 닭장으로 가 달걀 하나를 꺼내 오셨다. 금세 암닭이
낳은 달걀, 아이는 달걀을 두 손에 조심스럽게 받아 쥐었다.
아주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바로 ‘사랑’일 것이다. 사랑은 오래된 것을 잊지 않는 마음 처음 가졌던 마음을
끝까지 버리지 않고 지키는 마음 작은 것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 다른 사람을 생각해주는 따뜻한 마음 어려서 어른들로부터 사랑을 많이 받으면서
자란 사람이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도 다른 사람들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된다.
아이들이 쓰다가
버린 연필, 어른들도 쓸모없다 버린 연필, 몽당연필도 처음엔
똑똑한 연필, 잘생긴 연필이었는데 사람들이 오래 쓰다가 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우리가 아무리 소중히 여기는 것도 시간이 흐리면서 점차 소중함을 잃어 버릴 때가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되돌아
보게 된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장난감, 더 크고 멋지고 화려한 장난감을 선물 받기를 원한다.
그러한 장난감을 받고 나면 오래 지나지 않아 다시 새로운 것을 받기를 원한다. 하지만 이건
비단 아이들만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어른들도 말짱하던 옷을 버리고 휴대폰을 바꾸고 자동차를 바꾸면서
스스로 합리화를 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교장 선생님이 어린 시절 마음을 잃지 않고 끝까지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무엇이든 쉽게 바꾸는 현대에 더욱더 절실하게 와 닿는 듯 하다. 아이, 부모 모두에게 감동적인 동화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