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르릉 삐쭉 할라뿡 이야기 속 지혜 쏙
이성실 지음, 김현수 그림 / 하루놀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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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잘하는 일

이 책은 내가 잘하는 일로 인생역전이 가능하다는 전래 동화이다. 예부터 어른들은 주요 관심사는 자녀의 진로일 것이다. 지금은 신분제도가 아닌 사회지만 조선시대만 해도 엄격한 신분 사회였기에 가질 수 있는 직업은 한정적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시르릉 삐쭉 할라뿡>과 같은 전래 동화가 만들어 진 것은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통해 신분이 변할 수 있다고 풍자를 하는 듯 하다. 옛날 어느 산골에 한 아이가 살았다. 아이는 공부는 등한시 한 채 활 쏘기를 좋아했다. 일 년 열두 달 활을 쏘고 놀았다. 날마다 활을 쏘며 놀다 보니 처음에는 마당의 참새를 맞추는 정도였는데 나중에는 날아가는 새들도 한 화살에 줄줄이 꿰어 맞췄다.

아버지는 공부도 싫고 농사일도 싫다고 하면 앞으로 무엇이 되려고 하느냐 이제 다 컸으니 네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도록 해라 라고 해서 아이는 집을 나와 멀리 떠났다. 길에서 처음 보는 새가 '시르릉 시르릉' 울며 날아가서 아이가 활을 쏘아 한 방에 잡아서 구워 먹었다. ‘시르릉새 깃털이 붙어 있으면 시르릉 시르릉소리가 들리고 깃털을 떼면 시르릉 시르릉소리가 멈췄다

또 길을 가다가 아이는 삐쭉 삐쭉새를 만나고 역시 잡아 먹고 깃털에서 소리가 나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할라뿡 할라뿡새를 만나고 역시 잡아 먹고 깃털에서 소리가 나는 것을 알고 그것들을 잘 모아 간직 하게 된다.

아이는 큰 마을에 도착해 대감댁 머슴살이를 시작했다. 아이는 진심으로 열심히 일했다. 대감댁 아기씨(여자아이나 시집갈 나이의 처녀 또는 갓 시집온 색시를 높여 이르던 말)가 엄청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 아이가 아기씨 행차에 가마꾼으로 따라가게 되었다 아이는 대감댁 아기씨가 잠시 가마 밖으로 나올 때 아기씨 옷에 살짝 시르릉 새 깃털을 꽂았다. 과연 아기씨는 어떻게 되었을까? 소년은 무슨 속셈을 가지고 있었던 것일까?

공부도 하지 않고 농사일도 하지 않았기에 굶어 죽을 수 밖에 없는 팔자라고 생각하지 쉽지만 남들이 하지 못하는 날아가는 새를 잡을 정도로 활을 잘 쏘는 명사수가 된 소년은 우연하게 특별한 새들을 만나고 그 깃털로 자신의 사랑을 쟁취하고 부와 명예 그리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신분 상승의 꿈도 꾸게 된다.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비교해 보면 초등학생인 아이가 하루 종일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는 부모의 마음, 하루 종일 TV만 보는 아이를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일 수 있다. 하지만 게임을 하던 아이는 제2의 페이커 가 될 수도 있고 제2의 블리자드를 설립 할 수도 있다. 눈 앞에 놓인 상황만 가지고 미래를 쉽게 재단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일 듯 하다. 이러한 부모의 획일적이고 동일한 시선을 잠시나마 벗어나게 해주는 고마운 전래 동화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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