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고아원 오리그림책
이정록 지음, 박은정 그림 / 동심(주) / 2019년 7월
평점 :
품절



나무 고아

이 책은 나무는 땅을 잃으면 나무 고아가 되기에 우리가 가족이 되어줄 수 있음을 알려준다. 고아(孤兒)의 사전적 뜻은 부모를 여의거나 부모에게 버림받아 몸 붙일 곳이 없는 아이를 뜻한다.

책은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알려줌으로써 독자들에게 동일하게 나무 고아원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나무도 고아가 있나요?> <나무도 말할 수 있어요?> <나무도 마음이 있는 거에요?>등 어린 아이의 시각으로 나무를 바라보면서 충분히 던질 수 있는 질문이 있다. 이러한 질문들 속에는 묻어나는 슬픔이 느껴지기도 한다.

도시화가 심해지면서 나무를 쉽게 볼 수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법으로 강제를 해서 그런지 주변에는 나무가 심심치 않게 보인다. 길거리에 흔히 보이는 가로수(街路樹)를 비롯해서 아파트 단지 내에 조경을 위해 심어놓은 나무, 공공에 있는 나무, 회사 건물 꼭대기에 만들어 놓은 나무등 주변을 둘러보면 나무가 꽤 많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나무는 자연적 숲이 아닌 인간의 필요에 의해 일방적으로 심겨져 살아가고 있다. 그렇기에 나무는 땅을 잃으면 나무 고아가 된다. 몸과 마음이 아픈 나무들이다. 눈을 감고 귀를 기울여 보면 나무들의 슬픈 얘기가 들린다. 나무도 말을 하고 손뼉치고 노래도 부른다. 슬프면 펑펑 울기도 한다. 왕매미가 울 때 맴맴 운다. 소나기가 쏟아질 때 주룩주룩 운다. 함박눈이 올 때 눈을 감고 운다.

시인인 작가의 글답게 시적인 묘사가 물씬 풍겨 나는 대목이 여럿 눈에 보인다. 나무를 단순히 식물로만 여기기 쉬운데 나무도 살아 있는 생명체 이기에 마음이 있다. 나무에게 마음이 있는지 알아보려고 나무를 가두고 몽둥이로 때리는 실험을 하자 나무가 몸부림치는 걸 컴퓨터로 살펴볼 수 있었다. 호되게 맞는 나무는 사람이 기침만 해도 부르르 떨며 아파 했다.

사람은 슬프면 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나무는 진물을 흘린다. 나무줄기마다 굳어 있는 진물은  나무의 울음이다. 하늘은 구름을 버리지 않고 숲은 새소리를 버리지 않지만 사람만이 무언가를 버린다. 나무 고아원에 온 나무들은 가슴이 아파서 삼 년은 몸살을 앓는다. 어쩔 수 없이 나무를 베거나 버려야 한다면 꼭 옮겨 심어야 한다.

버려진 나무들을 함께 돌봐 주니까 서로서로 가족이 되어 주니까 나무 고아원에는 고아 나무가 없지 아픈 나무도 없을 것이다. 책을 아이와 읽으면서 나무를 생명체로 여기게 되는 마음을 갖게 될 뿐 만 아니라 나무라 끊임없이 나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자연을 소중히 여기자는 구호도 중요하겠지만 이러한 책을 통해 자연이 숨쉬고 살아 있는 생명체임을 느끼게 해주는 것도 중요할 듯 하다. 아이와 부모인 나에게 모두 소중한 책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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