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최초의 기억
이규엽 지음 / 밥북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80대 노모와 50대 아들

이 책은 나이도 많고 실명까지 한 80대 노모와 50대 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삼형제 중 막내인 현재 50대인 기업인이다. 그는 자신의 어머니와의 소소한 일들을 사진과 글을 묶어 에세이 형식으로 발간하였다.

책의 내용은 특별한 것은 없지만 노모를 둔 아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내용이 여럿 눈에 보인다. 기골이 장대한 저자의 아버지와 달리 저자의 어머니는 체력이 많이 약했지만 정신력으로 삶을 오롯이 견뎌 낸다. 하루에 술 2병 담배 2갑을 피우시던 건강했던 아버지는 68세에 세상을 등지지만 체력이 약했지만 유연했던 어머니는 시력을 잃었지만 마음은 잃지 않은 채 현재 생존하고 있다.

어머니는 백내장이 심해져 결국은 실명을 하게 된다. 하지만 좌절하거나 낙망하지 않고 아들의 지극한 사랑과 보살핌 속에서 하루 하루 살아간다. 전화기의 버튼을 누르는 것이 힘들어져서 단축 번호를 통해 1번은 형님네 2번은 저자로 등록을 해놓고 중국 출장을 간 아들이 언제 오나 문을 열어 놓고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는 표현은 보는 이로 하여금 뭉클 하게 만든다.

이 책은 저자가 몇 년 전에 출간했던 <어머니 함께 햇볕 쪼여요>에 실린 22편에 16편을 더한 개정판이다. 그렇기에 여러 계절이 나오고 시간의 흐름도 글 속에 보이지만 여전히 어머니를 사랑하는 마음과 어머니가 3년만이라도 더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 온갖 신에게 기도를 하는 아들의 마음이 잘 느껴진다.

나이든 노모는 아들에게 그저 미안함 마음만 있지만 아들은 어머니의 사랑을 깨닫고 있기에 살아 계심에 감사하는 모습은 노모를 둔 자식으로써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 것인지 반문 하는 듯 하다. 아무도 그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죽음을 향해 가는 길이 외롭거나 쓸쓸하지 않도록 자식이 부모에게 최선을 다한다면 부모는 평생의 노고가 잊혀지지 않을까 라는 마음이 들게 하는 책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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