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가 노래하는 곳
델리아 오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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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

이 책은 외로움을 절실히 느끼는 이들의 감정을 대변해주는 듯한 소설이다. 외로움이란 단어의 뜻은 홀로 되어 쓸쓸한 마음이나 느낌이라고 명시 되어 있다. 사람은 누구나 외로움을 느낀다. 그것이 지속되거나 해소되지 않으면 우울증을 비롯한 각종 정신병을 유발하기가 쉽다. 그렇기에 친구를 사귀고 가정을 이루고 지속적으로 즐거움을 찾는 듯 하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지독한 외로움 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주인공 카야5남매 중 막내이다. 그의 아버지는 음주, 폭언, 폭행, 도박을 일삼는 상이군인 (傷痍軍人)이다. 아버지의 상습적인 구타로 인해 어머니가 가출을 감행하고 그 후로 첫째부터 넷째까지 줄줄이 가출을 감행한다. 결국 아버지와 단 둘이 집에 남겨진 6살 막내 카야, 1945 10 10일생 정식 이름인 미스 캐서린 대니엘 클라크의 일생을 소설은 담고 있다.

아버지는 집을 자주 비우고 도박에 빠졌기에 카야는 홀로 끼니를 해결하고 삶을 영위해 나간다. 그러다가 집으로 찾아온 공무원이 허기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이유로 학교에 가자고 유혹을 한다. 결국 학교에 입학을 하지만 글을 읽을 수도 없고 형색이 초라해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는다. , 하루만에 학교 생활을 마치고 다시 늪으로 돌아온다.

아버지와 단 둘이 살게 된 카야는 아버지에게 잘 보이고 싶어 혼자 요리를 하고 친근해지려고 노력을 한다. 그 덕분에 아버지는 술을 조금 멀리 하고 카야와 같이 낚시도 하고 오붓한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가출한 어머니의 편지가 집에 도착한다. 글을 읽을 줄 모르던 카야는 아버지에게 편지를 보여주자 아버지는 불 같이 화를 내고 편지를 태운다. 그리고 아버지도 행방불명이 된다.

이젠 온전히 혼자 살게 된 카야는 습지에서 홍합을 캐서 점핑아저씨에게 팔아 목숨을 연명한다. ‘점핑아저씨는 흑인었지만 백인인 카야를 친 딸처럼 여기면서 보살펴 준다. 하지만 카야는 마을 식당 뿐만 아니라 마을 전체에서는 거지 취급을 넘어 전염병을 옮기는 사람으로 여긴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의 제목의 뜻은 책 중간에 나온다. 바로 야생동물이 야생동물답게 살고 있는 곳이라는 뜻이다.

1부는 습지 2부는 늪으로 되어 있다. 1부는 카야와 테이트 2부는 카야와 체이스의 이야기를 주로 다르고 있다. 습지와 늪의 차이는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로는 습지(濕地)습기가 많은 축축한 땅이고 늪은 땅바닥이 우묵하게 뭉떵 빠지고 늘 물이 괴어 있는 곳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더 쉬운 설명으로는 습지는 연못, 늪과 같이 물웅덩이에 둘러싸여있으며, 건기에는 축축한 땅이지만, 우기에는 물에 잠기는 낮은 땅을 통상 가리키는 말이고 늪은 호수 또는 연못과 습지의 중간 형태로 연못에 많은 양의 퇴적물(흙이나 부양물)들이 쌓여 있는 상태이며 호수 또는 연못보다 상대적으로 수심이 매우 낮은 편이며, 호수 또는 연못과 같이 항상 일정량의 물이 항상 있는 곳이다.

그렇다면 저자는 왜 습지와 늪을 구별 하였을까? 그리고 테이트와 체이스 이 둘만이 카야의 남자로 묘사하였을까?

책은 서두에 1952년에 카야가 6살인 시절과 1969년 체이스 앤드루스 살인 사건을 동시에 보여주면서 시간을 교차 시킨다. 그러다가 2부 중반부터 1970년이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재판 과정이 일어난다.

저자는 체이스 앤드루스의 살인범이 누구인지 궁금해 하는 독자들을 흥미롭게 끝까지 책에서 시선을 놓지 않도록 이끌고 있다. 카야 본인 일까? 첫사랑이었던 테이트일까? 넷째 오빠였던 테디일까? 행방불명된 아빠일까? 흑인인 점핑아저씨일까? 아니면 제 3자일까?

하지만 살인범에 대한 이야기보다 카야가 느끼고 경험한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너무나 독자들의 눈과 귀 그리고 가슴을 사로잡는다. 책을 읽으면서 몇몇 인물이 동시에 떠올랐다. 우선 코리아 갓 탤런트 1에 출연하여 화제를 일으킨 성악가인 <최성봉>이었다. 그는 3세에 부모님에 의해 버림을 받고 고아원에서 성장하였다. 자신이 몇 살이고 이름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살다가 고아원에서 부당한 대우와 구타를 당하고 5세에 고아원에서 도망쳐 나왔다. 그 이후의 삶은 비참하였고 결국은 자신을 버린 엄마를 만났지만 냉담한 태도에 큰 좌절을 겪는다.

그러던 와중에 노래의 재능이 있었기에 준우승에 이르렀다. 당시 그의 인터뷰와 노래는 큰 사회적 반항을 일으켰고 많은 이들이 그의 사연과 노래에 눈물을 흘렸다. 

책은 야생 동물과 같은 한 명의 소녀의 삶을 보여주지만 그 속에 많은 것들이 함의 되어 있는 듯 하다. 자연을 단순히 개발의 대상으로 여기는 이들, 노예제도가 폐지 되었지만 흑인에게 돌을 던지면서 장난을 치는 백인 아이들, 목사님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타인을 배척하는 행위, 결혼을 미끼로 성적인 쾌락을 추구하던 바람둥이, 객관적 사실보다 주관적 주장으로 살인죄로 몰아가는 보안관을 비롯한 사람들

어쩌면 당시에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사람들의 심리와 행동, 표현을 묘사함으로써 독자는 무려 50년이 지난 이야기가 현재에도 동일하게 전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문하는 듯 하다. 평생을 야생동물을 연구해온 생태학자이기에 동물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와 어원, 습성은 책의 또다른 묘미가 되는 듯 하다.

살인범이 누구인가를 궁금해 하는 것보다 카야의 삶이 어떻게 끝나는지가 책의 후반부에 갈수록 더 흥미를 끌었다. 오랜만에 무척 흥미롭고 재미있는 책을 읽는 한주간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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