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릴 적 그리던 아버지가 되어 - 죽음을 앞둔 서른다섯 살 아버지가 아들에게 전하는 이야기
하타노 히로시 지음, 한성례 옮김 / 애플북스 / 201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遺言

이 책은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젊은 아빠가 어른 아들에게 하고픈 말들을 모아놓았다. 부모가 되고 나면 누구나 한번쯤 하는 걱정이 있다. 그것은 본인의 죽음으로 인해 남겨진 가족들이 겪어야 될 고통과 슬픔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돈 잃으면 조금 잃은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며 건강을 잃으면 모두 잃는다>라는 문구가 아이를 출산과 동시에 현실적으로 와 닿게 된다.

책의 저자는 사진 작가인하타노 히로시는이다. 그는 2017년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골수종 3년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당시 그는 서른다섯 사진 작가이자 서른다섯 남편이며 동시에 두 살 된 아들의 아버지였다.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까지 생각했지만 그는 남겨진 아들을 위해 편지를 쓰기로 하고 없어지지 않고 영원히 보존될 수 있는 웹페이지인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한다.

그의 글을 통해 많은 사람이 위로와 격려를 많고 본인에게 많은 이들이 질문과 상담을 하는 등 생각도 못한 일들을 그는 경험하게 된다. 이 책은 그가 썼던 글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그렇기에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 많이 담겨져 있고 저자의 주관이 뚜렷하게 나와 있다.

아들과 함께 커가면서 이야기 해주고 경험하고 싶은 것들을 같이 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글로 그 모든 것들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자신의 아버지도 암으로 돌아갔다는 현실 속에서 자신에게 암이라는 병이 닥칠 것을 어느 정도 예감은 하였지만 너무나 이른 나이에 손 쓸 수 없는 상태로 다가 왔음에도 마음을 잘 유지하고 있는 저자의 마음이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하다. 

그는 책에서 지속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은 아들에게 어떻게 살아갔으면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 돈을 쫓지 말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특히 행복한 일을 하면서 살라고 당부를 한다. 저자는 자신의 가난한 유년시절을 이야기 하면서 어린 나이에 너무 돈을 쫓다보면 시간과 에너지와 열정을 허비 할 수 있음을 이야기 한다.

암 환자가 적응장애에 한꺼번에 걸릴 확률은 건강한 사람의 두 배, 자살률은 24배이다. 암이란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좀먹는 병이다. 일본의 경우 전립선암에 걸린 사람의 5년 후 생존율은 97.5%이지만 췌장암에 걸린 사람의 5년 후 생존율은 7.9%에 불과 하다. 현재 일본인 두 명 중 한 명은 암을 앓고 세 명 중 한 명은 암으로 사망한다.

저자는 어린 아들에게 훗날 친구 관계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말해준다. 친구는 절대적인 아군이 아니고 상황과 입장에 따라 변할 수 있다. 고독이 두려워 좋아하지도 않는 친구에게 매달리지 않기를 바란다.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자신의 추구하는 인간상은 온화하고 다정한 사람임을 강조하면서 그러한 사람을 구분 하는 방법 두 가지를 알려준다. 하나는 고민을 상담할 때 어떻게 답하느냐이다. 다른 하나는 약한 사람에게 어떤 식으로 대하는가이다. 이것을 통해 온화하고 다정한 사람과 가깝게 지내길 당부한다.

노력하면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하지만 간혹 어긋나는 경우도 있다. 운도 따라야 해서 모든 것이 노력만으로 이뤄지지는 않는다. 아무리 애를 써도 이뤄지지 않는다면 단념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대신 그 자리를 다른 꿈으로 채우면 된다. 무엇보다 어떤 일이든 도전해보지도 않고 지레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를 한다.

아이에게 돈을 남겨주기보다는 아이 스스로 돈 버는 법을 가르쳐주어야 한다. 아들은 돈을 위해 일하지 않고, 돈을 꿈이나 목표로 삼지 않고, 돈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학교에서는 돈이 사회에서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래서 돈의 필요성을 아이에게 교육시키는 역할은 결국 부모의 몫이다. 돈에 집착하진 않지만, 돈을 무작정 아끼거나 묵혀둔다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비슷한 나이인 저자와 비슷한 나이인 아들을 둔 부모로써 많은 부분에서 감정이 이입되었다. 나도 갑자기 시한부의 삶을 선고 받는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질문을 하게 만들었다. 저자처럼 돈에 대한 확고한 개념도 없고 삶에 대한 뚜렷한 철학도 없음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어린 아들을 둔 아빠라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인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