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죽 그림책이 참 좋아 57
최숙희 지음 / 책읽는곰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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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가치

이 책은 나눔을 배우고 실천하는 계기를 만들어 줄 듯 하다. 두루와 쪼르는 배불리 먹고도 남을 산딸기를 발견한다. 두루는 산딸기로 쨈을 만들어 먹을 생각을 한다. 두루는 많은 잼을 만들고 다 같이 나눠 먹기로 한다. 돼지 아줌마가 열두 쌍둥이를 낳았다는 소식을 듣고 두루는 따뜻한 목도리 선물을 생각한다. 하지만 많은 털실이 필요하다. 과연 두루는 무엇으로 목도리를 만들었을까? 또한 두루는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죽을 무슨 수로 끓일 수 있을까?

책을 보는 내내 외환유기 당시 <금모으기 운동>이 떠올랐다. 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 일어났던 금모으기 운동은 1997 IMF 구제금융 요청 당시 대한민국의 부채를 갚기 위해 국민들이 자신이 소유하던 금을 나라(대한민국)에 자발적인 희생정신으로 내어놓은 운동이다. 당시 대한민국은 외환 부채가 약 304억 달러에 이르렀다. 전국 누계 약 351만 명이 참여한 이 운동으로 약 227톤의 금이 모였다. 그것은 약 21 3천달러어치의 금이었다. 국가경제의 어려움 속에서 국민들의 자발적인 희생정신의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

세상에는 착한 사람이 더 많다는 주장에 수긍하기 어렵다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여전히 착한 사람은 많이 존재한다. 물론 악한 사람도 여전히 언제나 존재 한다. 하지만 착한 사람의 수가 소수일지라도 존재하기에 세상은 이렇게 돌아가는 듯 하다. 두루는 자신의 아끼던 외투를 풀어 그 털실로 돼지 아줌마가 낳은 열두 쌍둥이의 목도리를 만들어준다.

쪼르가 나무에 걸린 연으로 슬퍼하자 차곡차곡 모아두었던 색종이로 커다란 연을 만들어 준다. 그리고 이 책의 제목인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죽>은 배가 고파 굶주린 산양 할머니에게 죽을 끓여주기 위해 일을 시작한다. 두루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동참 하는 이들이 있다는 믿음으로 시작한다. 결과는 대 성공이다. 개미가 쌀을, 두더지가 양파를, 토끼가 당근을, 고슴도치가 감자, 고라니는 시금치를 가져온다. 그리고 먹을 것이 없는 동물은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쌀독에서 인심 난다라는 옛 속담이 있다. , 자신이 넉넉해야 다른 사람도 도울 수 있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것은 어찌보면 역설적으로 쌀독이 풍족해도 인심이 나지 않는 이들을 향한 일침이 될 수도 있고 쌀독에 쌀이 없지만 인심이 가득한 이들이 있음을 암시 할 수 도 있다.

누군가는 이 책의 주인공인 두루의 행동에 의구심을 가지고 대할 수도 있다. 무모하다고 느껴지기도 하고 무계획이라고 몰아 세울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랑이 그 모든 것 위에 있다면 이러한 비난과 질책을 뛰어 넘을 수 있을 듯 하다.

추위에 떠는 이웃, 배고파 굶주린 이웃을 외면하고 다음을 기약하는 것은 어쩌면 자신만을 생각하는 것이 당연한 세대에서는 정답이 될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이런 세상에 산다면 나눔을 실천하는 일은 어쩌면 불가능할 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책을 읽는 아이와 부모에게 나눔의 가치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함과 동시에 실천해보는 것을 적극적으로 권유하는 듯 하다. 많은 것을 가졌기에 누군가를 나누는 것이 아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아주 작고 보잘것없는 무언가가 타인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책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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