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로봇이 고장 났나 봐요! 살림어린이 그림책 54
지드루 지음, 세바스티앙 슈브레 그림, 이정주 옮김 / 살림어린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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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로봇이 아니야

이 책은 가족은 희생이 아닌 사랑으로 이뤄진 공동체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책에서는 엄마를 로봇으로 묘사하고 있다. 엄마 로봇은 참 좋다. 집이 지저분하면 청소를 하고 어지른 것을 치우고 냉장고에 먹을 것을 가득 채우고 요리를 한다.

엄마 로봇은 그림책을 읽어 주고 우리는 엄마 로봇에게 마음속 고민을 털어 놓는다. 엄마 로봇은 밤마다 아빠와 잔다. 그 시간에 배터리를 충전한다. 그러나 작은 문제라도 발생하면 벌떡 일어날 준비가 되어 있다. 엄마 로봇은 많이 자지 않는다.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책가방을 챙겨준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숙제를 봐주고 공부하는 것을 도와준다. 가끔 엄마 택시가 되어 어디든 데려다 준다. 아플 때는 엄마 로봇은 간호사로 변신한다. 엄마 로봇의 도움이 필요하면 큰 소리로 부르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엄마 로봇이 좀 이상하다. 고장이 난 거 같다. 왜 일까?

엄마 로봇은 운동을 하고 다시 공부를 하고 자기를 위한 시간을 가지고 싶다고 한다.세상을 바꾸는 일도 돕고 싶다고 한다. 엄마 로봇이 집안일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결혼을 하기 전 엄마의 모든 일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성인이 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다 보면 그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사무치게 느낀다. 매일 쓸고 닦고 빨래하고 널고 개고 설거지 하고 요리 하고 뒤치다꺼리 하는 것이 너무나 고되고 힘들지만 티가 별로 나지 않는 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다.

엄마 로봇은 정말 로봇처럼 묵묵히 자신의 일을 수행하고 감당한다. 그러다가 엄마 로봇을 그만 둔다고 하자 엄마 등에 있던 나사 모양이 없어지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저자는 이러한 부분을 통해 인생의 터닝포인트 혹은 엄마 로봇에서 엄마가 되는 과정을 알려주는 듯 하다. 전업 주부라는 말 속에 담긴 뜻이 부정적으로 여겨지는 것은 아직도 주부에 대한 인식이 낮기 때문인 듯 하다.

책 속에서 한밤중에 무서워 울면서 안방으로 찾아온 아이를 위로하기 위해 눈을 감은 채 일어나는 엄마의 모습과 한쪽 눈을 뜨고 잠든 척 하고 있는 아빠의 모습이 대조적이지만 현실적으로 다가 온다. 엄마는 로봇이 아니고 가족의 희생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책 마지막 장면처럼 서로 안아주고 사랑해주고 보듬어주는 관계가 바로 가족임을 다시금 알려주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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