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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녀석이 왔다!
아녜스 드 레스트라드 지음, 마리 도를레앙 그림, 유민정 옮김 / 그린북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미우나 고우나 그 녀석은 내 녀석
이 책은 사랑스러운 육아 일기이다. 인생은 누구나 다 한번이고 처음이고
실수투성이 일 수 밖에 없다. 어른이 되었다고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린아이보다 경험이 많기에 실수를 덜 할 수 있다는 정도일 것이다.
육아는 초보 엄마와 초보 아빠의 결과물이다. 그렇기에 허둥지둥 거리며
우왕좌왕 하면서 아이를 키우고 그렇게 부모가 된다. 머리와 지식으론 훌륭하고 멋진 부모가 될 수 있을
것 같지만 삶의 현장에서는 그것이 그리 쉽지가 않다.
어느 날 부부에게 ‘그 녀석’이
온다. 평온하고 평범했던 부부의 삶에 ‘그 녀석’ 등장하자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다. ‘그 녀석’은 아무 때나 똥을 싸고 음식을 집어 던지고 한밤 중에 울음으로 부부를 찾기도 한다. 부부는 지치기도 하고 무기력하기도 하고 피곤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녀석’의 웃음 소리 한번에 모든 것을 잊고 다시금 ‘그 녀석’을 사랑과 정성으로 키운다.
‘그 녀석’은 부쩍 커
버린다. 우유를 먹고 잠 투정을 했지만 어느덧 집 안을 어지럽히면서 놀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사춘기가 되면 더 이상 엄마 아빠를 찾지 않고 자신과 닮은 녀석들과 놀기 시작한다. 그러다 ‘그 녀석’은
자신과 똑 닮은 ‘그 녀석’을 품고 부모에게 찾아 온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한번쯤 ‘부모님은 날 어떻게 키웠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신생아, 유아기, 아동기, 청소년기를 몸소 겪으신 부모님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지는
것은 내가 그것을 온몸으로 겪어봐야 알 수 있다.
너무나 큰 인생에서 아무것도 누구랑도 바꿀 수 없는 선물인 ‘그 녀석’은 부모를 웃게도 하고 울게도 하고 기쁘게도 하고 슬프게도 하고 하루에도 수십 번 감정의 기복을 가져다 주게
한다. 그러한 순간들이 쌓이고 쌓이면 그 녀석은 키가 커가든 부모와도 점점 멀어지게 되고 결국은 부모
곁을 떠나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다시 ‘그 녀석’을 키우는
일을 반복 하게 된다.
이 짧은 동화책으로 한 아이의 일생을 그려 내고 그렇게 우리는 이러한 일을 반복 하는 것을 보여준다. 아이에게는 나중에 훗날 부모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책을 읽고 있는 부모에게는 자신의 부모에 대한 감사와 자라고
있는 아이에 대한 기대와 걱정이 동시에 생길 수 있다. 그렇기에 현재에 감사하며 행복해 하며 즐겁게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책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