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 보고 싶어요 제주도 갈래요 - 지금쯤 외할머니댁은
김여랑 지음 / 힘찬북스(HCbooks)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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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외할머니

이 책은 저자가 손주들을 위해 직접 글과 그림으로 만들었다. 글과 그림에 저자가 손주들을 향한 사랑으로 가득 담겨져 있다. 그래서 같은 상황, 환경에 처한 사람이 아닌 독자가 읽어도 그 따스함이 전해져 오는 듯 하다.

특유의 파스텔 그림은 더욱더 정서적인 느낌이 물씬 풍겨져 나오고 제주도의 멋진 자연을 보여주는 듯 하다. 글 속에 있는 몇몇 단어(하귤, 뿔소라, 고둥, 동백나무, 유채꽃, 섭지코지, 올레길)들로 하여금 시골, 제주도라는 인식을 준다.

, 추석이 되면 어김없이 민족 대 이동이 시작된다. 고속도로는 그 기능을 상실한 채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모하고 인적이 드물었던 시골집마다 왁자지껄한 목소리로 웃음꽃이 만발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2002년 개봉했던 영화<집으로>가 생각이 났다. 시골 외할머니댁에 간 도시 아이의 우여곡절을 그린 이 영화는 당시 큰 흥행과 더불어 많은 여운을 줬었다.

이젠 시골에 사람자체가 살지 않는다. 점점 빈집이 많아져서 이렇게 외할머니, 조부모를 만나러 가는 것도 얼마 남지 않아 보인다. 자연과 벗하면서 남은 여생을 보내고 가끔씩 오는 손주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모습 대신 에잇포켓(eight pocket)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이 단어의 뜻은 출산율이 점점 낮아지면서, 한 명의 아이를 위해 부모, 양가 조부모, 삼촌, 이모, 고모까지도 지갑을 연다는 의미이다.

손주와 조부모의 사랑과 애틋함은 어쩌면 물질의 풍요가 아닌 조부모만 할 수 있는 지혜와 내리 사랑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바로 아파트 옆집, 앞집, 앞 동, 옆 마을에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이러한 책이 다소 생뚱맞게 여겨 질 수도 있다.

하지만 조부모와 떨어져서 1년에 몇 번 보지 못하고 있는 아이, 이 책과 비슷한 환경을 겪은 부모, 그리고 조부모에게는 애틋한 추억이 될 듯 하다. 시골이 아름답고 멋진 것은 자연 때문이 아닌 그곳에 사는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계시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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