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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 아기장수 ㅣ 인천 해양 설화 이야기 그림책
한태희 지음 / 한림출판사 / 2019년 1월
평점 :



날개 달린 아기장수
이 책은 영종도 수호신으로 여겨지는 아기장수에 관한 이야기다. 대략적인
이야기는 이렇다. 영종도라는 섬에 살고 있는 부부는 아이가 생기지 않고 간곡하게 하늘과 바다에 자식을
달라고 간절히 빌었다. 부부의 정성으로 인해 결국은 임신을 하게 되었다. 토실토실한 사내 아이가 태어났다. 그런데 무릎에 비닐이 붙어 있었다. 부부는 아이 이름을 ‘아기장수’라고
짓는다.
아이가 태어나자 아비는 고기를 더 신나게 잡고 어미는 더 열심히 조개를 캤다.
부부도 사람들도 아기장수가 복덩이라고 생각하고 말했다. 어느 날 어미가 아이를 재우고 조개를
캐고 집에 오자 아이는 대들보 위에 올라가 있었다. 아이는 날아서 올라왔다고 했지만 어미는 아이 말을
믿지 않았다. 얼마 후 아비가 고기를 잡고 집에 오자 아이는 지붕 위에서 사나운 고양이들과 놀고 있었다. 아이는 폴짝 날아올라 왔다고 했지만 아비는 아이 말을 믿지 않았다.
결국 부부는 아이 겨드랑이에 작은 날개가 있는 것을 발견한다. 하지만
시샘을 받을까 봐 깃털 옷을 입고 남몰래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으로 아이의 작은 날개는 자르지 않기로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제멋대로 하는 못된 사또가 아기장수네 물고기를 몽땅 뺏아가 버렸다. 이를 본 아기장수는 어떻게
했을까? 앞으로 아기 장수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섬마을이라는 특수성을 생각하면서 이 설화를 읽어야 할 듯하다. 자연
앞에 인간은 한없이 무능한 존재임을 여실히 알게 된다. 특히 바다와 같이 시시때때로 변하는 환경은 더욱더
자연은 두려움의 대상이 될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의 공포와 두려움을 없애주는 무엇인가가 필요하다. 살아있는 사람을 제물로 받쳐서 용왕님의 노하심을 풀어주는 것도 지금 생각으로는 너무나 비윤리적이고 허무맹랑한
소리처럼 들리지만 당시에는 이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을 했을 듯 하다.
절대자의 등장으로 이러한 사람들의 공포와 두려움을 없애줘야 하기에 이러한 설정의 설화가 탄생한 듯 하다. 아기장수는 자신의 재능을 보여주지만 어미와 아비는 그것을 단번에 받아들이지 않는다. 또한 아기장수는 단순히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쥐,고양이,뱀 때문에 올라갔다. 그것들은 나쁜 존재를 의미하는 듯하다. 또한 제멋대로 하는 못된 사또는 어쩌면 당시의 상위 계급인 양반과 지도층을 의미할 수도 있을 듯 하다.
이러한 모든 악 조건 속에서 아기장수는 말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지만 계속 영종도 사람들을 지켜주는 수호신으로
남게 된다. 6살인 아들에게 책을 읽어주자 무척 재미있게 집중해서 듣는다. 날개가 있다는 설정도 마음에 들어 하고 말을 타고 하늘에 올라 가는 것도 좋아한다. 또한 못된 사또에게 오줌을 싸는 장면에선 큭큭 거리기도 한다.
아기장수 라는 설화를 들어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좋은 설화를 하나 알게 되었다. 잘 기억해 두었다가 조금씩 각색을 해서 지속적으로 아이에게 들려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