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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나이 ㅣ 노란돼지 창작동화
이영아 지음 / 노란돼지 / 2019년 1월
평점 :



진정한 싸(?)나이
이 책은 남자답게 보단 나답게 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주인공 ‘승윤이’는 전직 군인 출신인 할아버지와 함께 산다. 할아버지는 남자답게 행동하라고 늘 말을 한다. 그렇기에 집에서 요리와 청소를 하는 전업 주부의 삶을 사는 아빠의 모습을 탐탁지 않게 여긴다. 또한 삼촌이 미용실을 개업했지만 그것 역시 여자들이 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한다.
승윤이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재호’는 덩치도 크고 목소리도 우렁차서 할아버지가 매우 예뻐하신다. 하지만 재호는 힘없는 친구, 동물들을 괴롭히는 것을 좋아한다. 반에서 키가 제일 작은 ‘소연’에게 콩벌레를 줘서 놀래주기도 한다. 또한 어린 길 고양이에게 BB탄 총을 쏘기도 한다. 승윤이는 이러한 재호가 못 마땅 하지만 맞서 싸울 용기가 나지 않는다.
언젠가부터 할아버지가 달라졌다. 항상 군가만 흥얼거렸지만 최근 트로트를 부르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소연이 할머니를 좋아해서 평소에 좋아하지도 않던 화분을 자꾸만 사다가 날랐다.
그러던 어느 날 우산을 놓고 학교에 갔는데 비가 왔다. 할아버지는 아픈 허리를 이끌고 손자를 위해 학교에 방문을 하여 승윤이의 방과후 비즈 공예를 직접 목격 하게 되었다. 상심이 너무 큰 나머지 말 없이 집으로 돌아가는 할아버지의 뒷모습에 승윤이는 미안한 감정이 생겼다.
승윤이는 늦은 시간까지 열심히 소연이 할머니가 좋아하는 비즈 공예로 만든 목걸이를 할아버지를 위해 만들어 주었다. 할머니의 생신인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는 손주가 만든 선물을 가지고 할머니와 친해지고 그것을 계기고 할아버지는 마음이 약해진다.
이 책에서는 지속적으로 남자다움, 여자다움을 강조한다. 마치 이분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존재하는 듯한 착각이 있다. 평생을 군인으로 살아왔던 할아버지의 사고가 쉽게 바뀌진 않을 것이다. 다만, 그것을 인정하고 수궁하는 젊은 세대들이 여전히 많다는 것이 어쩌면 더욱더 큰 문제 일 수 있다. 남성이 가사를 하면 어딘가 이상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존재하고 남성 육아 휴직은 사회적 진출을 포기한 것처럼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등 여전히 크고 작은 차별이 존재한다.
이러한 것들을 한번에 없앨 수는 없지만 자라나는 세대에겐 남자답게, 여자답게 라는 말을 쉽게 쓰지 않는 것도 어쩌면 하나의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