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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근이가 사라졌다 - 자폐 아들과 함께한 시간의 기록
송주한 지음 / 한울림스페셜 / 2018년 12월
평점 :



和而不同
이 책은 자폐아들인 우근이와 함께한 시간을 기록하였다. 삼형제 중
막내로 태어난 우근이는 말이 더디고 부모를 비롯한 다른 사람과 눈을 잘 맞추지 못했지만 으레 막내이기에 그런가 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4살이 지나도 진전이 없자 주변의 권유로 병원에 가서 진단을 통해 자폐 장애 진단을 받는다.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늦는다고 생각만 하던 부부에게 청천병력 같은 장애 판정은 삶을 한 순간에 바꿔 놓았다. 결국 저자인 남편은 사업을 후배에게 물려주고 전업 주부의 삶을 살기로 다짐을 한다. 그로부터 20여년 시간의 흐름을 책에 담아 냈다.
장애를 가진 아들을 비장애인과 함께 어울려 살면서 자립심, 독립심을
키우고 홀로 서기를 하기 위한 준비에 대한 과정을 전부 기록되어있다. 장애인들에 대한 인식은 날로 높아져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시설과 복지 수순은 미비하다. 유치원, 초등학교에서는 간혹 보이는 장애우들도 중학교, 고등학교로 진학을
하게 되면 일반 학교가 아닌 특수 학교로 진학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 다 같이 한번 고민 해봐야 할 듯 하다.
저자는 아내와의 끊임없는 논쟁을 과감히 드러내 보인다. 어쩌면 아내가
생각하고 바라는 모습이 장애우를 둔 평범한 부모의 입장일 것이다. 특수학교에서 무탈하게 지내고 자신의
아들보다 하루 늦게 죽는 것을 꿈꾸는 것. 하지만 저자는 깊은 고민 끝에 1년을 유예 하였지만 일반 초등학교, 중학교, 게다가 인문계 고등학교까지 진학을 시킨다.
물론, 남편의 확고한 뜻과 함께 장애우에 대한 전반적인 교육, 열심, 노력이 있었고 또한 같은 지역, 동네에서 우근이가 나고 자랐기에 주변 인들의 도움과 관심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마치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한 마을이 있어야 한다는 격언을 보는 듯 하다.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에 나가보면 장애인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고 장애인 편의 시설이 도처에 있음을 직감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선천성 장애를 가진 이들을 쉽게 볼 수 없고 그들을 위한 편의 시설의 확충도
시급하지만 늘 사람들의 외면을 당하기 일쑤이다.
우근이는 자폐아[autism]이다.
즉, 사회 기술, 언어, 의사 소통 발달 등에 있어서 지연되거나 또는 비정상적인 기능을 보이는 발달 장애를 가진 아이이다. 전염병을 가졌거나 사람들을 해하는 질환이 아니지만 사람들의 시선은 날카로운 칼이 되어 아이와 부모의 가슴과
심장을 찌르고 주변 사람들의 혀 차는 소리와 쓸데 없는 오지랖이 아이와 부모의 가슴에 돌덩이를 하나씩 쌓아 주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장애(障礙)의 사전적 의미는 신체 기관이 본래의
제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정신 능력에 결함이 있는 상태라고 나와있다. 이렇듯 누군가는 태어나면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후천적인 사고를 거쳐 생길 수 있기에 불편한 것이지 불행한 것은 아니라는 인식의 전환이 절실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지만 요즘 청소년들을 비롯한 젊은 세대에서는 장애라는 표현을 장난 삼아 쓰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본다. 또한 기성세대는 마치 전염병에 걸린 사람처럼 장애우를 바라보고 대우하는 모습도 보인다.
장난으로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는 말처럼 젊은 세대든, 기성
세대든 장애를 가진 이들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무심히 던진 독화살 같은 말과 표현과 행동은 장애를 가진 이와 가족들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된다.
다름이 틀림이 아닌 것은 이제는 누구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장애를 가진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마치 저주를
받은 마녀로 생각하는 듯한 인식에서 동등한 인격체이고 같은 동료라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할 듯 하다. 자라나는
아이에게 이러한 내용의 책을 읽혀줌으로써 같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고 또한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책인 듯 하다.
우근이가 화이부동(和而不同-남과 사이
좋게 지내되 의(義)를 굽혀 좇지는 아니한다는 뜻으로,곧, 남과 화목(和睦)하게 지내지만 자기(自己)의 중심(中心)과 원칙(原則)을 잃지 않음)하길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현실이 되는 세상이 속히
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