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질 수 없어 -마르 파봉-

떨어질 수 없어 ㅣ 철학하는 아이 11
마르 파봉 지음, 마리아 지롱 그림, 고양이수염 옮김, 유지현 해설 / 이마주 / 2018년 11월

쓸모

이 책은 완전함과 쓸모라는 단어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쓸모 있다. 라는 이야기는 가치가 있다라는 이야기와 일맥상통한다. 누구나 가치를 가지고 태어나지만 획일적인 기준에서 벗어나는 순간 가치가 없는 사람으로 취급 받기 쉽다.

소녀가 애지중지 하는 신발은 달리고 장애물을 넘고 춤을 추고 잠을 잘 때도 항상 같이 하는 쓸모 있는 신발이었다. 둘은 한 쌍이었고 떨어질 수 없는 존재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낡고 찢어져서 결국은 버려지게 된다. 결국 둘은 한 쌍이 아닌 각각으로 존재 하게 된다.

저자는 신발이라는 물건을 통해 아이와 어른들로 하여금 완전한 사유에 관해 생각하게 만든다.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고 그것에 대한 의미를 쉽게 망각하면서 살아가고 있음을 지적하는 듯 하다.

버려진 신발은 깨끗이 세탁이 되어 한 켤레는 리타 라는 아이에게 전달이 되고 또 다른 한 켤레는 수레에서 꽃을 파는 장식용으로 사용 되는 모습을 통해 우리의 소비 형태 뿐만 아니라 쓸모 라는 의미에서 접근 하게 도와준다.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을 제약하는 것은 바로 다름 아닌 부모들이 사준 최신 장난감이라는 사실 속에서 우리는 쉽게 소비하는 것에 길들여진 것은 아닌지 반문 하게 된다. 내가 많이 지겹게 가지고 놀다가 팔, 다리가 부서져서 버린 로봇은 누군가는 그토록 사고 싶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다. 조금만 주변을 둘러보고 생각을 한다면 쉽게 버리지 않는 방법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헌 옷 수거함, 재활용 가게 등등 일상생활에서 쉽게 참여 할 수 있는 것들을 아이와 함께 소중한 경험이 쌓여야만 쓸모 없는 물건은 없다는 인식을 심어 줄 수 있을 듯 하다.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만 아름다운 그림과 재미난 구성으로 인해 아이도 어른도 쉽게 읽을 수 있은 좋은 책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