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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진정성 - 리더의 성, 돈, 행복 그리고 죽음에 관한 인생 탐구
맨프레드 케츠 드 브리스 지음, 김현정.김문주 옮김 / 더블북 / 2018년 10월
평점 :



리더들의 교과서
이 책은 성, 돈, 행복, 죽음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전 세계 40개국 리더들의
교과서라고 불리는 《리더는 어떻게 성장하는가》의 저자 맨프레드 케츠 드 브리스 교수의 이번 신권은 리더들에게 인생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몇 가지 부분을 이야기 한다.
이 책은 2009년에 출판되었다가 2015년에 개정판이 나왔고 이번에 한국어판이
출간 되었다. 시간이 많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성, 돈, 행복, 죽음이라는
심오한 주제를 다양한 관점과 사례들을 통해 이야기 하기에 친숙하게 다가 올 수 있기 때문인 듯 하다.
지나칠 정도로 수
많은 인물들의 말들과 예시를 끊임없이 나열한다. 서두에 저자는 자신의 다른 책들과 다른 방식이라고 밝혔던
것은 아무래도 누구나 관심이 가고 한번쯤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주제이기에 자신의 생각만이 아닌 유명 인사들의 이야기를 통해 근거를 뒷받침 하고자
한 듯 하다.
특히 1장에 성 부분은 책의 1/3에 해당 될 만큼 공을 들여 쓰여졌다. 그건 저자가 전세계 수 많은 부자들, 리더들을 만나고 대하면서 성
이 아마도 인생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로 여기는 듯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리처드 포스터의 <돈 섹스 권력>이 자꾸 떠오른다. 이 책은 윤리적이거나 기독교색채를 띠고 있지 않지만 돈, 섹스, 권력이 주는 달콤함에 대해서 너무나 적나라 하기에 자꾸만 오버랩이 되었다.
저자는 심리요법, 정신의학, 정신분석을
연구하면서 눈에 보이는 문제가 전부가 아니란 것을 배웠다고 한다. 그는 다양한 클라이언트(client)들을 상대하면서 무의식중에 이뤄지는 행동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경영자들로 하여금 권력과 지위의 상장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만들어 주고 싶어 한다. 지위는 추구하기 어려운 것이고 인기란 우연처럼 얻어지는 것이며 부는 변덕스러운 것이다. 오직 개성만이 오래 지속된다. 경영자들에게 물질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려주려 노력한다. 인생에서 진정 중요한 것은 의미 있는 인간관계를 맺고, 변화를 일으키고, 의미를 만들어 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성 이야기를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부터 시작해 종교와 법, 관습 전반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누군가에게 감정적으로 끌리면서도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지고 그러면서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 성적으로 달아오르는 것이 가능한 것은 인간의 욕망은 매우 복잡하기 때문이다.
쿨리지 효과라는 것이 있다. [Coolidge effect]성관계를
맺는 파트너를 바꾸었을 때 성(性)적 욕망이 증가하는 현상이다. 연인 관계가 시작될 때 모든 것은 새롭고 흥미롭다. 이때는 서로의
몸을 탐색하는 시간이자 열정의 시간이다. 성적 충동은 불타오른다. 그러나
신나는 정복의 시기는 금세 끝 나버리고 얼마 후 일상이 되어버린다. 얄궂게도 언제든 섹스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때 섹스를 덜 하게 된다.
사랑에 빠진 사람이 단 한 명의 특별한 사람을 향해 강렬한 성욕을 가지는 반면에 욕정에 빠진 사람은 여러 사람과
무분별하게 성욕을 충족한다. 남자들은 여자들과 잠자리를 하기 위해 말을 걸고 여자들은 남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잠자리를 한다는 냉소적인 말은 꽤 진실에 가깝다.
돈이 최고다. 모든 것을 살 수도 할 수도 있다. 라는 의식 저변에는 돈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모든 것을 팔 수 있다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돈은 권력과 통제력의 상징일 뿐 아니라 인생의 게임에서 승리하는 것을 상징한다. 돈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나은 성취 지표다. 돈은 역경과 적들을
이겨냈다는 증거가 된다.
돈이 너무 없어도, 너무 많아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영국 속담 중 ‘풍족한 돈은 어린 아이를 망친다’라는 말이 있다. 재산을 모으고 관리하느라 바쁜 부모가 심리적으로
여유롭지 못한 죄책감을 선물과 돈으로 무마하려 하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선물과 돈이 아닌
부모라는 존재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섹스를 해야 한다 말아야 한다. 돈이 최고다 아니다
라는 이분법적으로 이야기 하지 않는다. 성이 무엇이며 어떻게 바라 볼 수 있는지 돈이 주는 것과 빼앗아
가는 것이 무엇인지 또한 추상적인 행복이 무엇이고 언젠가는 닥칠 죽음에 대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말해준다.
나이가 많은 어르신이 자녀들이나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딱딱하게 말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인생을 통과하는 경험과
생각, 또한 역사, 사실들을 근거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선택은 독자의 몫이지만 생각의 폭을 넓혀주기 위해 다양한 서사로 구성 되어 있다.
저자가 책에서 밝혔듯이 섹스가 쾌락이 되어버린 현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에이즈의 급증이라는 모순된 상황이 벌어지고
돈으로 굶주림을 해결하지만 한편으론 굶주림을 만들기도 한다. 행복을 찾기 위해 지금의 불행을 감수해야
하며 죽음이라는 엄중한 현실과 사실을 외면한 채 불로장생을 꿈꾸듯이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저자는 담담히 이야기를 하는 듯 하다.
400p가 넘는 두꺼운 책이지만 쉽게 읽히는 건 딱딱하지 않기 때문이다. 난해하고 복잡한 철학처럼 말하지 않고 푸근하고 넉넉한 할아버지의 정감 가는 듯한 이야기로 들리기에 더욱더 설득력이
있는 책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