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할아버지 단팥빵 ㅣ 동화향기 9
김윤경 지음, 김문주 그림 / 좋은꿈 / 2018년 10월
평점 :



慰勞
이 책은 손자의 위로를 통해 할아버지가 다시 힘을 얻는 내용이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어쩌면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가 더 어른스러운 행동과 말을 한다는 사실에 종종 놀랄 때가 있다. 많이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기에 사소한 것 하나를 배우고 바로 삶으로 실천 하는 아이가 어쩌면 스승인 경우가 있는 듯 하다.
주인공 건우는 초등학교 3학년이다.
갑자기 할아버지 집 근처로 이사를 왔다. 왜냐하면 할머니가 암으로 세상을 떠난 후 할아버지는
급격히 말수가 줄어 들어 그 모습을 보다 못해 건우네 가족이 이사를 오게 되었다. 그로 인해 건우는
새로운 학교로 전학을 오게 되었다. 건우는 3시경 하교를
하면 할아버지 집으로 가서 부모님이 퇴근하는 7시까지 할아버지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건우의 말에 심드렁한 대꾸를 하거나 무슨 말을 걸어도 표정의 변화가 없어 건우는 그저 심심하기만
하다. 할아버지는 엄마를 중학교 때 과학을 가르쳤던 선생님이셨다. 그래서
아빠보다 더 친해 보인다.
건우한테는 비슷하게 생긴 단짝 친구가 생겼다. 이름도 비슷하고 생김새도
비슷한 현우라는 친구다. 그 친구에게 팽이를 빌려서 놀다가 그만 망가뜨려버렸다. 건우는 수두에 걸려 학교에 못가는 상황인데 새 팽이를 망가뜨려 전전 긍긍하던 차에 다음날 팽이는 새것처럼 고쳐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할아버지 집에 도깨비가 있다고 생각을 했다.
그 이야기를 현우와 친구들에게 하자 친구들은 반신반의를 하고 그렇다면 실험을 통해 도깨비의 존재 유무를 확인하자고
한다. 과연 건우네 집에는 도깨비가 살고 있어서 장난감을 고친 것 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콧등이 시큰거려지는 부분도 있고 웃음이 새어 나오는 부분이 있었다. 아주 잘 만든 아름답고 예쁜 동화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요즘
남자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베이블레이드를 소재로 함으로써 현실적인 상황이 적절하게 묘사되고 있다. 단팥빵이라는
매체가 책의 중심을 끝까지 관통하면서 할아버지의 마음이 점차 열리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건우의 이야기가 사랑스럽게 묘사되어 있다.
또한 건우를 정성으로 돕는 현우, 건우를 못살게 굴지만 실은 속마음이
달랐던 철우, 이러한 대비와 비교를 통해 아이에게는 다양성을 부모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선사하는 듯 하다. 할머니를 그리워하면서 시간을 허송세월 보내던 할아버지는 장난감 의사 선생님이라는 호칭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
할 수 있게 만든 장본인도 바로 자신의 손주라는 사실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위로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 주는 좋은 책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