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니맘의 독박육아 일기 - 육아 퇴근하고 치맥 하고 싶어
루니맘 지음 / 넥서스BOOKS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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育兒

이 책은 독박육아로 고생하는 모든 엄마들이 웃으면서 즐겁게 볼 수 있는 코믹 에세이다. 책의 저자는 루니맘이란 닉네임의 아기엄마로, 웹디자이너로 일하다 엄마로서 제2의 인생을 살며 독박육아의 현실을 귀엽고 사랑스런 만화로 그려낸다. 룬이라는 아들을 키우며 느끼는 육아맘의 고충들을 유머있게, 때론 눈물나게 짠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육아맘들의 마음을 위로한다.

하루 종일 아이를 안고 씨름하느라 힘들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5살 어린이가 되었다. 육아의 ''자도 모르던 나는 초보 중 왕 초보였다. 아이와 함께 엄마도 한살이였던 시기에..

이 루니맘의 독박육아일기를 봤다면 어땠을까? 같이 공감해줄 친구도, 그 흔한 조리원동기도 없이 외로운 육아 중이던 나에게 무척이나 위안이 되어주었을 것임에 틀림없었을 텐데..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

(사진1)

저자는 아이를 임신했을 때부터의 이야기도 빼 놓지 않는다. 만삭 임산부가 똑바로 눕지도 못하고 옆으로 누워도 힘들고  뒤척이는 모습, 수시로 화장실을 들락거리는 불편함까지 겪는데 주위에선 다들 뱃속에 있을 때가 편할 때라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던 그 말이 뒤늦게 뼈에 사무치게 와 닿는 시기가 왔었더랬지..

(사진2)

아이를 위해 이유식을 직접 만들어 먹인다는 자부심과 정성으로 버텼던 수많은 밤들..아이를 재우고 나서 쓰러질 것 같아도 내일 먹일 밥을 준비하느라 불 켜진 주방에 서있었던 내 지난 모습과 겹쳐진 장면이었다. 역시 '젖먹일 때가 좋았다'는 마지막 구절은 시간이 한참 지난 지금도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모유만 먹이던 신생아시기보다 이유식 먹이는 시기가 어찌나 더 힘들던지..지금도 생생하다.

(사진3)

보면서 웃음 참느라 혼났다. 이건 요즘도 내게 일상이다. 애가 잠들면 왜 그리 정신이 말똥 해지고 핸드폰 보는 게 재밌는지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애 앞에서 못 즐기던 나만의 휴식시간이 쉽게 포기가 안 된다.

(사진4,5)

이 컷은 보자마자 소오름...이 돋았다. 어쩜 이리 나랑 똑같을까? 누가 마치 우리 집을 보고 그린듯한 느낌이었다. 전혀 알지 못하는 아이와 엄만데 어떻게 이리 비슷한 고된 육아의 한 장면을 공유하는지 참 신기하다.

(사진6)

룬이도 많이 커서 어린이 집에 다니게 되는 시기도 담겨있다. 정말 내 모습과 흡사해서 내가 그린 만화인줄..걱정과 기대가 반반이였던 어린이집적응시기도 내 이야기처럼 저 귀여운 얼굴의 아기엄마가 나인 듯 빙의 되어 미소 짓게 된다. 잠깐이나마 꿀 같은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건 지금도 여전하다. 하원시간이 다가올수록 몸에서 반응이 오는 것도 여전히..

(사진7)

저자는 전업주부이지만 워킹맘의 애환 또한 잊지 않는다. 주위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 본인의 지난 직장생활을 되돌아보고 퇴사를 결정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내린 결정일지 누구보다 잘 알 것 같다. 워킹맘은 어디서나 미안한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는 부분이 너무 마음이 짠했다. 난 전업이지만 그 고충을 왠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나 또한 그러한 이유로 쉽사리 맞벌이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책을 보는 내내 '맞아,이땐 이랬지' 하며 자꾸만 웃음이 났다. 룬이를 보자니 우리 아들과 성향도 비슷한 것 같아 더 그랬다. 중간 중간 빵 터지는 공감됨에, 옆에서 자는 아이가 깰까 봐 손으로 입을 틀어 막은 게 한두번이 아니다. 지나고 보니 이제는 그 시기가 그립기도 하다. 하루가 너무 길어서 힘들었던 그때.. 그 시간이 너무나 빨리 흘러버렸음을 이제야 실감한다. 말 못하는 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지친 몸으로 동네를 어슬렁거리는데 지나가던 할머니가 참 좋을 때라고, 그때가 제일 살아있는 것 같을 때라고 하셨던 말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독박육아 빨리 퇴근하고 치맥하고 싶다는 표지의 문구처럼 매일 매일 치열하게 살았던 이때가 가장 좋았던 때가 되는 걸까 싶기도 하다. 모처럼 육성웃음으로 빵빵 터졌던 유쾌하고 소중한 기억을 되살려준 고마운 책 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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