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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수업 - 낯선 아내를 만나러 갑니다
김준범 지음 / 북레시피 / 2018년 10월
평점 :




아내에 대해 배우자
이 책은 일을 위해 앞만 보고 달리다 어느 순간 아내와 자식을 위해 헌신을 작정한 한 남편의 이야기이다. 모두들 각자의 슬픔을 가슴에 품고 살아간다. 하지만 그 슬픔은 다른
형태로 표출이 되어 견딜 수 없는 아픔으로 다가오곤 한다.
저자는 어린 시절 큰 화상을 입어 2년간 고생했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육군사관학교 학생으로 졸업을 앞두고 장교로 임관하기 직전 척추에 종양을 발견해서 큰 수술 끝에 결국은
제대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결국 기업에 취업을 해서 앞만 보며 열심히 달려간다. 그러던
중 아내를 만나고 연애를 하고 너무나 엉성한 프로포즈를 하고 결국은 부부의 연을 맺게 된다. 하지만
폴란드로 가야 하는 회사의 방침에 아내의 동의 없이 묵묵히 따라 간다. 그렇게 타지의 생활은 시작된다.
그 시대 부모들이 그랬듯, 경상도 사나이의 무뚝뚝함이라는 핑계를 삼아
아내에게 소홀했던 남편이다. 첫째와 둘째의 출산 소식을 국제 전화로 듣고 한 달, 두 달 후에 아이를 볼 정도로 아내에게 큰 마음의 빚을 가지고 있다. 며칠째
끙끙 거리는 아이와 아내보다 선약이 되어 있는 거래 은행과 약속된 1박 2일 골프 모임에 가야 할 생각에 전전긍긍 거리다 결국은 비수를 꽂는 말을 하기도 한다.
위태로웠던 부부 생활에 느닷없이 찾아온 아내의 병은 결국은 타국 생활을 포기 한 채 귀국을 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난소암 1기로 두 번의 수술을 받고 완치 판정을
받지만 다시 2년 후 재발로 난소암 3기 된 아내를 보고
그는 모든 것을 포기 하더라도 아내와의 시간을 보내기로 결심을 한다.
아내의 암 발병 소식은 저자가 십여년전 암으로 투병하다 32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둘째 형을 떠올리게 한다. 그는 지극 정성으로 아내를 간호하고 모든 것을 아내를
위해 살기로 결심을 한다.
2017년 11월 15일 오후 2시 29분
규모5.4 지진이 포항을 강타했다. 당시 그는 포스텍에 근무하고
있어서 중요한 외부 손님을 역까지 바래다 주느라 평소보다 퇴근을 2시간 늦게 한다. 직장과 가정 사이에서 종종 직장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가장의 무게를 여실히 보여주기도 한다.
2018년 2월 11일 새벽 5시 규모 4.6 지진이
다시 발생을 하자 가족과 함께 포항을 탈출하는 계획을 세우고 연습을 해보는 모습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남편들과 비슷한 느낌을 선사한다.
몇몇 구절은 눈물이 나올 만큼 감동적이다. 아내에게 마음을 담은 편지를 MBC라디오에 사연을 보내면서 많은 이들에게 자신과 아내의 상황을 공개하면서 아내의 사랑을 고백하는 모습은 글을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심금을 울리게 한다.
직장 때문에, 사회 생활 때문에, 친구
때문에 수 많은 이유로 가족과 시간을 보내지 않고 특히, 가장 소중하고 가까운 아내와 서먹하게 지내는
모든 남편들이 읽으면 좋을 책인 듯 하다. 서로 사랑만 하기에도 시간이 너무 짧다는 사실을 늘 기억하면서
살았음 좋겠다.
‘꿈을 꾸었습니다. 살고 싶으면 당신이 가진 것 중 하나를 버리라고
해서, 집을 버렸습니다. 다시 물어옵니다. 살고 싶으면 하나를 또 버리라고, 그래서 직장을 버렸습니다. 버리고 버리다 더 이상 버릴 게 없는 제게, 다시 물어옵니다. 이제 남은 건 남편과 두 아들뿐입니다. 살고 싶으면 하나를 버리라고… 왈칵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더 이상 버릴 것도, 버릴 수도 없었습니다. 그 밤, 버려야
할 것들 가운데 끝까지 지켜야 할 것들과 마주했습니다. 지키기 위해 지지 않으리라 결심했습니다.’(5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