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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날 ㅣ 꿈터 어린이 22
박현숙 지음, 장정오 그림 / 꿈터 / 2018년 7월
평점 :



엄마가 없다면?
이 책은 엄마의 부재로 인해 겪게 되는 일들을 이야기 한다. 이 책의
주인공은 초등학교 2학년인 도미도이다. 엄마와 아빠, 외할머니는 아프가니스탄으로
갔다.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큰이모와 이모부를 보러 갔기 때문이다. 그
나라는 아주 멀어서 무려 15일동안 미도는 대학생인 이모와 같이 지내야 한다.
외할머니는 대학생인
이모가 늘 게으르고 말을 안 듣는다고 구박을 한다. 이모는 매운 걸 무척 좋아한다. 그리고 씻는걸 귀찮아 한다. 외할머니와 엄마는 그런 이모가 걱정이
되었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어서 미도를 맡긴다. 그리고 신신당부를 한다.
미도에게 밥을 꼭 먹이고 숙제 검사를 하게 하고 잘 씻기고 옷을 갈아 입혀 학교에 가도록 한다.
대학생인 이모는
집에 오자마자 짜장면을 시켜 먹자고 한다. 하지만 미도는 밀가루 알레르기가 있어서 먹지를 못한다. 이모는 먹은 음식을 치우지도 않고 그대로 잠이 든다. 다음날 미도는
학교에 가기 위해 양말을 찾고 있는데 잘 보이지가 않는다. 그 와중에 이모는 어제 신었던 스타킹을 뒤집어서
다시 신는 모습을 보게 되고 미도는 따라 한다.
이렇게 미도의 삶에
게으름뱅이 이모가 찾아오면서 많은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과연 엄마가 없는 삶이 진정으로 행복한 삶이
될까?
운동장에서 남자들이
모여서 축구 경기를 하다가 감정이 격해지면 결국은 싸움으로 번지는 일들이 종종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크게 발생하는 이유는 아마도 룰에 관한 것이다. 선을 밟았네 손에 공이 닿았네 골이 들어갔네 하는
모든 것들은 주관적일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심판이 있고 룰을 지키면 모두가 재밌게 경기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막상 심판이
있으면 평소에 넘어갔던 크고 작은 것들도 다 잡아 내곤 하여 흐름이 끊어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건
초등학교 시절 우리의 삶과 많이 닮아 있다. 매일 아침 나를 깨우는 엄마의 목소리, 그리고 반복되는 잔소리가 지겨울 때가 있다. 하지만 그런 엄마가
없다면 나는 자율적으로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닌 통제에서 벗어나 혼돈의 모습으로 바뀌곤 한다.
자유를 원하지만
책임을 회피하는 건 어른이나 아이나 같다. 하지만 아이는 어른의 통제 아래에 있기 때문에 그 책임에서
조금은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다. 부모는 아이를 잘 보살피고 올바른 길로 인도해야 하는 의무와 책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으름뱅이 이모는
미도의 엄마보다 미도를 더 걱정하거나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은 미도를 방치하게 되고 미도는 결국은 냄새 나는 양말을 신고 학교에 등교하여 구멍이
뚫리고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게 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된다. 이모는 외할머니의 간곡한 부탁을 끊임없이
거절하면서 밤에 매운 음식을 먹고 복통으로 인해 고통 받는 모습은 자유를 남용하게 되면 겪는 일들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아이들이 느끼는
부모의 통제와 관섭으로 인한 답답함은 어른들도 이미 학창시절 다 경험을 했다. 그렇기에 일방적인 명령과
지시가 아닌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간다면 조금 더 관계와 규율이 수월해지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사춘기를
겪고 있는 아이와 그런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읽으면 좋을 책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