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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예뻐졌다 - 아내와 함께 나누는 詩
김하인 지음 / 지에이소프트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아내와 함께 늙어가는 즐거움
이 책은 같이 늙어가는 아내에 대한 사랑의 세레나데와 더불어 중년으로써 지내오면서 겪고 체험한 다양한 생각들로
이뤄져 있다. 김하인이라는 소설가를 잘 모르는 사람도 <국화꽃
향기>는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2000년에 발간된
이 책은 당시 베스트 셀러가 되었고 연극, 영화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책은 중년이 된 저자의 삶과 더불어 같이 살고 있는 아내에 대한 사랑과 찬사를 보내고 있다. 또한 자신이 청년 시절에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생각들을 알려주기도 한다. 직접
기르고 있는 동물들에 대해서도 말미에 언급이 된다. 본인이 직접 개
3마리, 고양이 2마리, 모란앵무새 3마리를 키우고 있다.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사랑, 그리움&슬픔, 인생, 아내, 동물로 되어 있지만 대체로 사랑과 인생, 아내로 축약 될 수 있다. 시집이라고 하지만 에세이 느낌이 강하고
깊은 울림보다는 강한 공감을 더 주는 듯 하다. 저자는 스케일링을 받으면서 치아 사이에 굳어버린 치석과
당신과 나 사이의 미움과 실망을 연결을 한다. 이러듯 일상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거나
깊이 생각지 못한 부분과 연결을 시킴으로써 독자를 당혹하게 하기도 하고 때론 깊은 공감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부모가 돌아가고 나면 더욱더 그 그리움은 커질 수 밖에 없다. 부모가
죽고 나면 누구나 효자가 된다는 말처럼 아무리 잘 해준다 해도 부모의 일방적이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다른 누군가로부터 받기란 쉽지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도 마찬가지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몇몇 작품에 그려내고 있다.
또한 자신이 살아오면서 본의 아니게 상처를 준 옛 연인에 대한 미안함을 숨기지 않고 벌로 생각하면서 가슴에 묻고
살아가겠다고 담담히 표현을 한다. 남자는 첫사랑을 못 잊는다고 흔히들 말하지만 이건 남녀의 문제가 아닌
사랑의 깊이의 문제일 것이다. 언제 누구와 사랑을 했던 간에 자신의 가슴과 기억에 평생 간직할 사람이
있다. 이것의 선을 넘지만 않는다면 그것은 가슴 아픈 추억일 수 있겠지만 한편으론 아련한 추억이 될
수도 있을 듯 하다.
가을이 깊어지는 단풍을 바라보며 진정한 아름다움은 잘 늙어 가는 것이라 말한다.
언제나 평생 지속될 것 같은 젊음도 시간의 흐름 속에 계절의 변화 속에 속수무책으로 변하기 나름이다.
현대의학이 발전하면서 자꾸만 역행하려는 흐름을 보이고 있고 그것에 동조하는 수 많은 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60대의 할머니가 20대의 몸매를 유지하며 40대의 얼굴을 가꾸기 위해 자신의 시간과
정성을 쏟는 것은 아닐 것이다.
동안이라는 말이 언젠가부터 칭찬이 되고 인사가 되어버렸지만 엄밀히 말하면 자신의 나이와 걸맞지 않는 다는 표현
일 수 있다. 보통 20대에 뜨거운 사랑을 해서 30대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양육을 하다 50대에서 60대에 일에서 은퇴를 하게 된다. 그 옆에서 자신의 변천사를 다
본 사람은 아내이다. 저자의 말대로 벗은 몸을 본 사람, 자신의
모든 것을 본 유일한 사람이다.
그 아내가 결혼 했을 때와 달리 살이 찌고 얼굴이 변하고 주름이 진다 한들 아름다움이 변한 것은 아닐 것이다. 외형은 비록 아가씨에서 아줌마로 그리고 할머니로 변했지만 나와 함께 살아가면서 풍파를 겪고 사랑을 나누며 동거동락한
훈장이라고 생각을 바꿀 수도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주변에 사람이 없어지고 쓸쓸함을 느끼는 건 어쩔 수 없을 것이다. 마음을 터 넣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친구 3명이 있다면 성공한 인생이라는
옛 어른들의 말이 어린 시절, 젊은 시절에는 크게 와 닿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무릎을 치게 만드는
말인 것을 알게 된다.
이 모든 말은 내 옆을 지키고 있는 아내에게도 적용 될 수 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묵묵히 견뎌주고 사랑해주기에 설거지를 해주는 것이, 요리를 하는 것이, 청소를 하는 것이, 옛 생각과 사고로는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사랑의 바탕이 있다면 가능 한 것임을 중년이 되어서 알게 된 것이다.
<사랑의 오해>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한다는 건
내 마음이다.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 건
그 사람 마음이다.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꼭 나를 사랑해야만 한다는 것은
사랑이 아니고 폭력이며 독재이다.
‘내가 사랑하는데 네가 감히 나를 사랑 안 해?
이해가 안 돼. 어떻게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한다면
그 사람은 오만하고 독선적이어서
사랑의 본질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사랑은. 내가 누군가를 사랑할 수는 있지만
그 사람한테 나를 사랑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그 사람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사랑할 권리를 가지고 있으며
본질적으로 그것은
내가 아닌 그 사람의 마음이고 몫이다.
그래서 사랑은 반드시 두 사람 모두가
간절히 원해야 하기에 힘이 들고
어려운 만큼 소중하다.
기억하라.
내 마음과 그 사람 마음이 서로
하나가 되어야 하는 것이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