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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첩맨 ㅣ 비룡소의 그림동화 252
스즈키 노리타케 지음, 송태욱 옮김 / 비룡소 / 2018년 6월
평점 :



진짜 ‘꿈’
이 책은 케첩맨을 통해 어른들의 현재의 삶을 되돌아 보게 만든다. 내용은
짧고 단순하게 구성되어 있다. 몸통을 누르면 새빨간 케첩이 튀어나오는 케첩맨이 주인공이다. 그는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고민하며 떠돈다. 자신을 팔아보라고
주인에게 권하지만 주인은 일손이 부족하다며 그를 아르바이트로 고용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토메이로 박사라는 사람이 가게를 찾게 되고 처음으로
케첩을 주문한다. 그는 아주 맛있어 하며 매일 가게를 방문하게 된다.
그러다가 결국은..
케첩맨은 아마도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대다수 직장인을 의미하는 듯 하다. 탁월한 재주는 아니지만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고자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 특히 현실의 벽에 부딪혀 결국은 남들과 똑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 같다. 그러던 중 누군가 자신의 재능의 불을 붙이게 되고 그 재능은
빛을 발하게 되지만 영화에서 말하는 화려한 스타가 되거나 재벌이 되지는 않은 채 웃음을 머금고 퇴근을 하는 케첩맨의 뒷모습은 큰 프로젝트를 마치고
혹은 큰 계약을 체결한 채 기쁜 마음을 간직한 채 퇴근하는 우리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는 듯 하다.
어른들을 위한 이 동화가 주는 감정은 묘하다. 케첩맨은 자신을 통해
많은 이들이 좋아하고 자신도 또한 적성이 무엇인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였지만 삶의 큰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고 그저 웃음만
보일 뿐이다. Tv, 인터넷, 스마트폰의 발달로 인해 타인의
성공에 대해 속속들이 알게 되었고 그 수치를 측량하는 기사들이 우리의 눈과 귀를 자극한다.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던 아이돌들이 몇 년이 지나면 서울 한 복판에 몇 층 혹은 몇 십층짜리 건물을 샀다는 뉴스는
하루 이들이 아니다. 이러한 눈에 보이는 성공들로 인해 초등학생들의 꿈의 1순위는 유투버, 연예인이 되어버린 지 오래 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오로지 돈만 목적으로 살고자 하는 어린이들을 비판하는 어른은 그리 많지 않다. 왜냐하면 자신의 내면에도 아이들과 같은 마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케첩맨을 통해 다시금 우리의 일상을 되돌아 보게 되고 우리가 묵묵히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소소한
행복한 삶이 아닌가 하는 반문을 던지게 된다. 일확천금을 꿈꾸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게 되는 사회 풍토와
이것을 동조하는 듯한 여론은 점점 하루하루 착실히 살아가는 이들에게 멍청하고 미련하고 무식한 것으로 비칠 위험이 높아지는 듯 하다. 하지만 저런 이들이 많은 세상이야 말로 정말 위험한 세상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꿈에 대해서 계속 고민하고 있는 아이들, 일상적인 삶의 회의를 느끼는
어른들 모두가 읽으면 좋을 책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