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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빙 미스 노마 - 숨이 붙어 있는 한 재밌게 살고 싶어!
팀, 라미 지음, 고상숙 옮김 / 흐름출판 / 2018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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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보 미스 노마
이 책은 아흔 살의 미스 노마 할머니의 마지막 여행기를 담고 있다. 아흔 살, 노마 할머니는 남편을 떠나 보내고 자궁암 말기 진단을 받는다. 죽음을 마주한 순간 그녀는 암 투병 대신 여행을 선택한다. 이 책은 노마 할머니가 인생의 마지막 1년 동안 아들 내외와 함께 캠핑카를 타고 여행한 미국 일주 기록을 엮어 탄생했다.
결혼 이후 동네를 벗어난 적 없는 전업주부로 살아왔던 노마 할머니에게는 무모한 도전일 수 밖에 없는 이 여정이 수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용기를 준 것은 아마도 아흔 살이라는 고령과 더불어 암 치료를 거부 한 채 자연스럽고 당당한 죽음을 택한 것에 따른 찬사로 보인다.
1년 동안 미국 전역을 돌아 다니면서 수 많은 사람들을 직접 만나고 평생 경험 해보지 못한 것을 누린 노마 할머니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부러움과 동시에 알 수 없는 미소가 지어진다. 또한 이 모든 것을 사진으로 남기고 블로그와 페이스북이라는 SNS에 올리고 아주 작은 매체에 기고를 한 것을 통해 수 많은 사람들이 응원과 지지를 하게 된다.
평생을 떠돌이처럼 살아온 노마 할머니의 아들인 팀은 길 위의 삶은 단순하고 자유롭다고 생각하고 그의 아내 라미는 단순함과 자유가 현대인의 삶에서 고충을 덜어줄 수 있는 해독제라는 의견을 가지고 있기에 둘은 계속 정처 없는 방랑자의 삶을 즐기면서 살아 간다. 그들은 가진 것이 적을수록 걱정거리도 적음을 삶으로 보여준다.
팀의 부모님 두 분 모두 제2차 세계 대전 중 군대에 자원했다. 아버지는 공군 행정병으로 어머니는 오빠를 따라 해군 예비군으로 입대했다. 전쟁이 끝난 후 랄프 삼촌의 소개로 어머니와 아버지는 만났고 결혼은 했다. 하지만 두 분은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후 카톨릭 자선 단체에서 10년 동안 아동 양육 봉사 활동을 하신 끝에 나(팀)를 입양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부모님은 아이를 한 명 더 입양했다. 그 아이는 내 여동생 스테이스 였다.
무척이나 쾌활하고 자기 주도적인 여동생 스테이스와는 6살이라는 나이 차로 인해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진 않았지만 돈독한 관계를 유지 하였고 그녀는 결국 특수 요원이라는 임무를 완수하고 훗날 대통령 경호 임무까지 하는 일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는 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만다.
주인공인 노마 할머니는 전형적인 가정 주부였다. 그녀의 남편, 팀의 아버지는 지역 전기 회사에 다녔다. 사무직이었지만 교대 근무를 했고 주말에도 일을 했다. 이러한 상황들로 인해 아버지보다는 엄마와 더 끈끈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왔다. 이들은 견실한 중산층이었다.
여행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노마 할머니는 다리와 손마디가 점점 붓기 시작하자 며느리인라마의 제아으로 대마초 성분이 있는 크림을 구매하기로 한다. 예전의 엄마라면 대마초라는 단어에 질겁하겠지만 아내의 충분한 설명과 함께 좋은 성능으로 인해 엄마는 크림을 구매하였고 붓기가 빠지기 시작하고 관절염 때문에 아팠던 손도 좋아지기 시작했다. 약국에서 언급 했던 것처럼 칸나비스 캡슬을 복용하자 일주일 만에 평소 복용하던 아편 성분의 진통제를 완전히 끊게 되었다. 또한 어지러움, 무기력증, 콧물도 함께 없어졌다. 그리고 하혈이 멈췄다.
팀은 자신에게 혹은 독자들에게 묻는 듯 하다. 아흔 살 노인에게 약을 먹음으로써 삶의 즐거움이 자라진다면 그 약은 진정 좋은 약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약을 먹으면 하루 종일 졸음과 씨름해야 하고 진통제가 통증을 제대로 잡아주지 못한 채 부작용만 있다면? 쉽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겠지만 이 책의 저자들은 하나씩 자신들의 방식으로 고령의 암을 가진 엄마와 함께 여행을 지속한다.
노마 할머니는 다양한 곳을 방문 한다. 자신이 오랫동안 후원했지만 직접 보지 못했던 인디언들이 살고 있는 곳, 1년에 단 하루 개방을 하는 곳을 방문한다. 그곳에서 그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두 눈으로 목격을 한다. 또한 젊은 시절 가슴 한 켠에 숨겨 놨던 열기구 탑승도 우여 곡절 끝에 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직접 전쟁에 투입되지 않았기에 주변 사람들에게 2차 세계대전 참전 용사임을 밝히지 않았지만 SNS로 알게 된 사람으로 인해 항공 모함에 탑승을 하게 된다.
일일 농구 주장을 맡기도 하고 호텔에서 특실을 배려해주고 91번째 생일 파티를 열어주기도 한다. 수족관에 가서 동물들을 만져 보기도 하고 요트를 타보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이런 행동들을 아프지 않았을 때, 건강 할 때, 남편이 살아 있었을 때, 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이런 노후를 맞이하는 이들은 극소수임을 알게 된다. 미국과 한국의 상황은 크게 다르지만 한국의 상황으로 대입해본다면 자식들을 위해서 최대한 아끼려는 부모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또한 아흔이라는 고령, 동네를 크게 벗어나본 적이 없는 성격이 한 몫을 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노마의 남편, 노마의 딸이 자주 언급이 된다. 삶과 죽음이라는 것을 나누지 않고 하나임을 말하고자 하는 듯 하다. 또한 죽음은 두렵거나 무섭거나 회피하는 것이 아닌 자연스럽고 삶의 일부이며 우리에게 짧은 헤어짐이라는 인상을 준다.
헬조선이라는 단어가 어색하지 않은 요즘 이러한 책이 주는 감동이 팍팍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청년,중년들에게 또한 노후를 맞이 해서 앞으로의 남은 생을 고민하고 있는 노년들에게 좋은 동기 부여가 될 듯 하다. 끝으로 이 책에서 마지막에 할머니와 여러 사진들을 배치 함으로써 책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게 된 구성이 마음에 들었다. 또한 여행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지명이 많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할머니의 마음, 심정 등을 최대한 서술함으로써 더 몰입도가 높아져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