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위고 튼튼한 나무 27
베르트랑 상티니 지음, 박선주 옮김 / 씨드북(주)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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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을 통한 인간의 욕심을 보다.


이 책은 12살인 주인공 위고를 통해 진정한 인간상을 그리고 있다. 책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주인공의 어머니는 소설가로 우연한 기회를 통해 큰 부와 명예를 가지게 된다. 그것을 바탕으로 몽리아르 마을이라는 곳에 정착을 하게 되고 드 넓은 토지를 소유하게 된다. 아버지는 식물학자로써 집 주변에 식물들을 관찰하면서 여유롭게 살아 간다.


그러던 중 아버지는 그곳에서 멸종되었다고 판단되었던 식물을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위고가 살고 있는 마을에서는 유전이 발견이 되면서 이웃과의 마찰이 시작되었다. 이웃들은 위고네 가족이 멸종식물을 빌미로 개발을 반대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 하는 방법으로 멸종식물의 발견을 통한 자연 보호 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을 추진하던 중 누군가의 고의적인 훼손으로 멸종 식물은 사라지고 만다.


위고 부부는 이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사를 준비 한다. 그러던 중 위고는 잠결에 누군가의 침입으로 인해 물속에 빠져 익사를 하고 만다. 그리고 유령이 된다. 위고네 집 소유의 공동 묘지에는 다양한 유령들이 살고 있었다. 17살에 출산하다 사망한 유령, 7살에 호수에 빠져 사망 유령, 식물학자인 유령 등등 있었다.


위고는 유령은 우주의 귀신들 중에서 제일 착하다는 사실을 전해 듣는다. 자신의 죽음을 부인했던 위고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인정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자신이 살해 당했음을 발견하게 된다. 즉, 도플갱어가 된 것이다. 도플갱어란 아직 살아 있는 사람의 유령이다. 이 기형적인 유령은 육체와 영혼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그 사람은 두 부분으로 나뉜다. 영혼은 쉼을 갈망하지만 육체는 삶에 집착한다.


하지만 위고는 ‘야경증’ 이라는 병에 걸린 사실을 발각한다. 이 병은 백일몽과 결합된 몽유병의 하나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은 커 보일 수 있지만 보통은 그리 심각하지 않다. 병원에서 돌아온 위고 부부는 이사를 가기로 결심을 하지만 위고는 자신이 꿈속에서 혹은 유령이 되었을 때 보았던 곳으로 간다. 그곳에 땅을 파자 해골이 나오고 멸종이 되었다고 생각되었던 씨앗들이 공중으로 날라가면서 책은 끝이 난다.


이 책을 보면서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맹자의 어머니가 자식을 위해 세 번 이사했다는 뜻으로, 인간의 성장에 있어서 그 환경이 중요함을 가리키는 말으로써 한국의 어머니들을 지극한 자식 사랑과 교육을 요약한 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던 12살 위고에게 큰 시련이 찾아왔다. 그것은 유전이라는 거대한 돈이라는 유혹이다. 이것은 이웃들과의 마찰을 일으키고 결국은 살해위협까지 받게 되는 결과를 초래 한다. 


자녀들에게 돈보다 소중한 것이 있다고 부모들은 이야기를 한다. 건강, 재능, 명예, 능력, 심성, 양심 등 많은 부분을 이야기 하지만 아이가 커 가면서 직업, 진로를 선택할 때 상당수 부모는 물질, 곧 돈을 가장 중요하게 판단하는 기준을 둔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돈을 절대 포기하거나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긴 하지만 점점 돈이 주는 매력이 모든 인간사의 가장 중심이 된 듯 하다. 장례식장에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 것을 옛 어른들은 교육이라고 여겼지만 현재는 아이들을 되도록 안 데리고 가는 것이 교육이 아닐까 싶다.


가족, 친지들 장례식장에서 유산으로 인한 자녀들끼리 멱살잡이, 소송, 칼부림등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닌 현실 이다. 또한 타인의 장례식장에서도 보험금을 비롯한 돈 이야기는 빠질 수 없다. 남아 있는 사람, 산 사람은 살아야겠지만 죽은 자 앞에서 서슴없이 돈 이야기를 하고 있는 어른들의 모습을 본다면 과연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자라고 판단할지 아찔하기만 하다.


위고는 유령이 되어서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 이들의 대화, 행동, 동기들을 엿 보게 된다. 그리고 결국은 자신이 이곳을 떠나는 것이 저들이 바라는 것임을 알고 이사를 가지 않기로 결심을 한다. 어리석어 보이는 행동일 수 있다. 그깟 수 백년된 나무, 수천 년된 유물 보다 당장의 수억, 수십억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보면 어리석은 행동일 수 있을 것이다. 땅속에 묻혀 있는 유전을 포기 한 채 멸종된 식물을 발견한 것이 이웃들에게는 오히려 해가 될 수 도 있다.


모든 것을 돈으로 측량 하려고 하는 세대 속에서 이 책이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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