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마주 창작동화
안느 방탈 지음, 유경화 그림, 이정주 옮김, 서울초등국어교과교육연구회 도움글 / 이마주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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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아이 발랑탱

이 책은 특별한 아이를 통해 세상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주인공인 발랑탱은 올해부터 혼자서 학교까지 간다. 숫자 개념이 무척 강해서 자신이 걷는 걸음걸이 수를 정확히 인식하면서 정해진 길로 간다. 그러던 어느 날 버스 정류장에 올라타는 승객들을 구경 하던 중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노란색 비옷을 입은 아줌마가 버스에 타면서 검은색 지갑을 떨어트린다. 그 지갑에는 80유로 71센트( 10만원), 신용 카드, 소피 르모니에라고 적힌 운전면허증이 있었다.

발랑탱은 이 지갑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곰곰이 생각을 한 끝에 주인에게 돌려주기로 한다. 하지만 주소가 나와 있는 곳이 어딘지 몰라 결국은 경찰서로 가기로 마음을 먹는다. 경찰서에 가기 위해서는 난생 처음 버스를 혼자 타야만 하지만 버스표를 살 돈이 없어서 결국 지도에 표기된 경찰서까지 걸어가기로 한다. 가는 도중 식료품 가게와 장난감 가게를 구경하느라 시간을 조금 허비 했지만 우여 곡절 끝에 지도에 나온 곳에 도착하였다.

하지만 경찰서는 이사를 갔는데 지도가 수정이 안되어서 허탕을 치고 말았다. 결국 공원에 있는 할머니의 도움으로 새 건물의 경찰서를 향해 가다가 배가 너무 고파 주운 지갑에서 몇 유로를 빼서 빵을 허겁지겁 먹는 탓에 속이 더부룩해진다.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중학생 누나가 다가와 말을 걸고 같이 경찰서로 향하는데 경찰들과 울고 있는 엄마와 아빠의 모습을 보고 만다.

이 책의 주인공이 장애를 가졌다는 말은 책에 어느 부분에도 나오지 않는다. 다만 특별한 아이라는 것을 강조 하였고 전학을 운운하던 교장 선생님의 말을 통해 특별하다는 아이는 장애를 가진 아이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도록 구성 되어 있다. 처음부터 자폐증을 가졌다라는 전제를 밝혔다면 이 책의 내용은 전혀 다르게 독자들에게 전달 될 것이다.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에 나가보면 장애인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고 장애인 편의 시설이 도처에 있음을 직감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선천성 장애를 가진 이들을 쉽게 볼 수 없고 그들을 위한 편의 시설의 확충도 시급하지만 늘 사람들의 외면을 당하기 일쑤이다.

발랑탱은 자폐아[autism]이다. , 사회 기술, 언어, 의사 소통 발달 등에 있어서 지연되거나 또는 비정상적인 기능을 보이는 발달 장애를 가진 아이이다. 전염병을 가졌거나 사람들을 해하는 질환이 아님에서 사람들의 시선은 날카로운 칼이 되어 아이와 부모의 가슴과 심장을 찌르고 주변 사람들의 혀 차는 소리와 쓸데 없는 오지랖이 아이와 부모의 가슴에 돌덩이를 하나씩 쌓아 주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KBS 2TV에서 1997년부터 2007년까지 방영 되었던 '쇼 파워비디오' 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떠올랐다. 이 프로그램 코너 중에 아이에게 심부름을 시킨 뒤 아이가 심부름 가는 모습을 다양한 시점의 몰래 카메라(바이오하자드 구작 시점)로 관찰하는 코너가 있었다. 상당히 큰 인기를 끌었고 아이들의 다양한 모습이 여과 없이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과 재미, 감동을 전달해 주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믿어주고 지지해주는 것 만큼 능력을 보여준다. 헬리콥터 맘, 파파라는 단어가 생길 수 밖에 없는 사회 구조와 현상이 안타깝지만 그만큼 아이를 믿지 못하는 이들이 많아 지고 있는 현실을 우리 모두 같이 고민해봐야 할 듯 하다.

평생 내 품 안의 자식으로 키웠지만 결국은 내 품을 떠나 사회와 세상의 한 구성원으로 당당히 살아가야 하듯이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아이들도 결국은 성인이 되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과 능력을 차별과 편견 없이 펼쳐 나갈 수 있는 사회가 하루 속히 구성 되어야 한다.

다름이 틀림이 아닌 것은 이제는 누구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장애를 가진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마치 저주를 받은 마녀로 생각하는 듯한 인식에서 동등한 인격체이고 같은 동료라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할 듯 하다. 자라나는 아이에게 이러한 내용의 책을 읽혀줌으로써 같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고 또한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책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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