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가족이 되었습니다 서유재 어린이문학선 두리번 1
박현숙 지음, 김주경 그림 / 서유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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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마미


이 책은 반려견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로 되어 있다. 반려 동물의 대표는 개 일 것이다. 반려(伴侶)의 사전적 의미는 짝이 되는 동무이지만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가족과 동일한 느낌과 감정을 느끼면서 같이 살아간다. 현재 한국에서 반려견을 키우는 가구수는 500만 가구이며  660만 마리를 키우고 있다. 


반려 동물을 키우는 것은 불과 20년 전만 해도 특별한 사람만의 소유물이었지만 이제는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결혼을 하지 않고 반려 동물과 평생을 살거나 결혼을 하고 나서도 아이를 갖지 않고 반려 동물과 살기로 결심을 했다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보고 들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와 맞물려 1인 가구 수의 급증으로 반려견의 인기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반려견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인프라는 미비하기 그지 없다. 또한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 중 몇몇의 몰지각한 행동으로 인해 갈등의 골이 좁아지지 않는 것도 사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세는 거스를 수 없듯이 반려동물은 가족의 일원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이 책은 반려견 마미와 서민이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주인공인 서민이는 초등학교 5학년이다. 그는 엄마 아빠가 몇 달 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나자 할머니는 충격으로 쓰러지고 서민이 갈 데가 없었다.그때 민준이 엄마인 고모와 같이 살기 시작했다.


민준이는 어느 날 같이 살게 된 서민이를 지속적으로 괴롭히기 시작했고 서민이가 키우는 마미도 같이 괴롭히기 시작한다. 서민이가 키우는 마미는 몇 년 전 엄마가 길에서 주워 온 개다. 그 개는 출산만 집중적으로 하다 버려진 개이지만 서민이 엄마가 불쌍히 여겨 지극 정성으로 키워 줬다.


그러던 어느 날 민준이는 서민이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 마미를 데리고 한적한 재개발 지역에 버리고 온다. 마미는 난생 처음 본 곳에서 굶어 죽을 위기에 처하지만 떠돌이 개의 도움으로 목숨을 부지할 수 있게 된다. 서민이는 마미가 없어진 사실을 발견하고 마미를 찾기 위해 사방으로 다닌다. 같은 반 동주라는 시골에서 전학 온 학생의 도움으로 전단지를 만들고 주변을 수소문 하게 된다. 포장마차 아저씨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결국은 마미는 다시 서민이의 품으로 돌아 오게 된다.


이 책은 부모를 잃고 고모집에 얹혀 살게 된 서민이와 유기견이었지만 반려견이 된 마미를 이야기의 중심에 놓고 이 둘을 바라보는 양극단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부모를 잃은 건 자녀의 책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시선은 마치 큰 죄를 지은 사람처럼 바라보는 태도가 여전히 존재를 한다. 또한 주인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길거리에 버려진 유기견도 강아지의 책임이 아님에도 더럽고 냄새나는 현재의 모습에만 집중하고 그 탓을 전부 강아지에게 돌리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반려견에 대해 그깟 개 라고 치부하는 민준과 민준이 아버지의 입장은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이들을 대표하는 생각과 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주인공인 서민과 동준, 그리고 예전에 개장수였던 포장마차 아저씨를 비롯한 이들은 반려동물에 대해 단순한 동물이 아닌 가족의 구성원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고 이 둘의 대비를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게 만들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누구나 단돈 몇 만원이면 강아지를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사람을 입양하기 위해서는 아주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현재 강아지를 비롯한 동물들은 누구나 쉽게 구입하기에 책임감이 그만큼 떨어진다. 그래서 조금 키우다가 실증이 나거나 귀찮아지면 다시 쉽게 버리는 행위를 반복하게 된다.


이러한 근본적인 시스템은 당장에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이것을 바라보는 시각도 큰 문제로 작용된다. 반려견이라고 하면서 타인에 대해 배려하지 않는 행동을 하는 견주들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목줄, 몸줄을 하지 않은 채 공원이나 아파트를 거닐고 있는 모습, 맹견임에도 불구하고 입마개를 하지 않는 모습, 길거리에 소변이나 대변을 치우지 않는 모습, 식당에서 가슴에 품고 밥을 먹는 모습등 좀처럼 납득하기 어려운 모습이 아직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반면 반려견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식용 개나 하나의 동물로만 치부하는 말과 행동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것은 견주들에게는 크나큰 상처가 될 수 있다. 어느 누가 가족을 쉽게 버리고 학대하고 잊을 수 있을 것인가? 본인이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다고 해서 상대방에게 똑 같은 생각과 마음을 강요하는 것은 어쩌면 또 다른 폭력이 될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이 책은 수 많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과 반려동물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고민하는 이들이 읽으면 좋을 책 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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