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1
시미즈 레이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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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그래, 언젠간 이런 미래도 오겠다. 그렇다면 나도 마키경장님과 일해보고 싶다. 누군가의 뇌를 보고 싶어(관음증 비슷한 마음일까, 몰래 누군가의 비밀을 볼 수 있다는, 두근두근). 하지만 내 뇌를 보여주는 것은 사양하겠어. 나에겐 화장실이 나만의 공간이듯, 입 다물고 생각하는 뇌도 나만의 공간이니까. 절대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들이 한가득 있다. 이 '뇌를 본다'는 것이 정말 필요하기는 한데, 내 뇌를 본다면 절대 보여주고 싶지 않다. 결론이 안나는 어려운 문제다. 생전에 본인에게 승낙을 받는 건 어떨까... 아무도 승낙해 주지 않겠지, 에고티즘이 강한 사람이 아니고서야. 범인을 잡는데는 정말 필요한데, 내게 적용된다면 무서워서 견딜 수 없는 것이다. 태어나서 죽을때까지 떳떳한 사람이 어디있겠느뇨, 그런데 결국 끊임없이 풀어야 할 숙제를 안겨주고 만 이 책이 너무 좋았다. 고뇌하는 수사관들(조연 수사관들의 고뇌는 나오지 않지만..)의 마음, 뇌를 본다는 것에 대한 일반인들의 마음, 뇌를 본 자의 마음이 옮는다는 것... 뭐.. 아무튼 참 복잡미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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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이문 4 - 완결
오노 후유미 지음, 카지와라 니키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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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작가라고 너무 믿지 말자. 좋은 리뷰가 달려있다고 해서 너무 믿지 말자. 아아, 눈물이 날 것 같다. 너무 잔잔한 전개에 지쳐도 결말만은 '반전'이니까, 믿으며 한 글자라도 놓칠세라 꼬박꼬박 읽어가는 내 마음에 비수를 꽂는 책이구나. 이상현상의 이유가 고작 그런 이유라면 너무 설득력이 약하다. 그 정도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고.  그리고 너, 책의 분위기를 보건대 너는 너무 티가 나지 않니? 
마지막권을 손에서 놓으니 너무 허무했다. 이런 분위기의 책은 언니와 동생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나는 반전만 압권이면 그런 거 상관없이 좋아하기 때문에 이 책을 다시 손에 들 일은 아주 희박할 것 같다. 그림도 내 취향, 작가도 내 취향인데 내용은 별로라 참으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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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기회 - 더글러스 애덤스의 멸종 위기 생물 탐사
더글라스 아담스 외 지음, 최용준 옮김 / 해나무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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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사라지기 마련이다. 영원이란 건 없기 때문에, 없는 것을 동경하고 사라지려는 것에 관심가지고 있다. 그건 언젠가는 사라질 나라는 인간에 대한 반영일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이 책의 부제가 '더글러스 애덤스의 멸종 위기 생물 탐사'였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이제 다시는 이 땅에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를 생물에 대한 궁금증이 컸기 때문에, 헌데 기대했던 만큼의 멸종 위기 생물에 대한 이야기가 없었다. 쳇! 뭐가 이래.. 하면서도 끝까지 볼 수 있었던 건 더글라스라는 이 작자가 책의 분위기를 지루하기는 커녕 재미나게 이끌어줬기 때문이었다. 아, 고마워라. 덕분에 도도새에 대한 이야기를 읽었으니 말이다. 아는가? 이 세상 단 하나의 도도새가 어떤 인간의 장난으로 쳐 죽임 당했다는 것, 그리하여 도도새는 멸종을.. 그 글을 읽자마자 너무 울컥해서, 인간이란게 그렇다는 둥, 정말 이기적이고 추악하다는 둥, 도도새 옹호자가 되어버렸다. 인간은 너무 멋대로 생태계에서 왕으로 군림하고 있다. 이러다간 자연법칙, 먹이사슬의 법칙에 따라 인간 최대의 적이 태어날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며 책을 덮었다. 좀 더 많은 멸종 위기의, 혹은 특이한 생물들에 대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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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그네 오늘의 일본문학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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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병들어 있는가 보다. 하고 우울해지려는데 이라부 의사선생님은 그런 꼴이 싫은지 자꾸 배꼽잡게 만든다. 잘 생각해보면 심각하고 불쌍한 일인데 자꾸 웃게 되고, 별 심각할 것 없는 일이란 생각이 든다. 천재인지 바보인지 모를 이라부의 마력이다. 여기서 이라부는 도움이 될 듯, 말 듯 아주 미묘한 존재다. 진정 현실에 존재할 수 있는 사람인가!? 이라부의 존재감 때문인지 만화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내용은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어중간한 지점에 있다. 어쨌든 이라부가 천재인지 아닌지 하는 문제는 대충 넘기고라도 그는 환자에게 도움이 되어주고 있다. ..아... 그러니까 이 책에 대한 내 생각의 요점이 뭘까..
모르겠다. 환자들의 문제점이 참 친근하다는 거, 이라부선생 덕분에 아주 즐거웠다는 거, 그게 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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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不적격
모요코 안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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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오타쿠 감독님, 그의 아내인 오타쿠는 아닌 만화가. 어떻게 만나서 사랑을 하게 되는데...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함께 살아가며 서로를 닮아가는 이야기다. 그러니까 오타쿠가 전염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무서운 이야기. 매니아와 오타쿠사이를 애매하게 떠도는 나로서는 이해는 되지만 공감은 별로(과연?)다. 하지만 저런 삶도 정말 즐겁겠구나- 하고 부러워하거나, 저건 좀 심하지 않아? 하며 놀라거나, 전염되는 모습을 보며 피식- 웃어버리거나, 그게 다다.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동경하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감독님과 만화가님의 생활을 볼 수 있었다는게 나름 즐겁기도 했다. 어쩌면 내 미래의 모습일지도...하는 상상도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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