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나도 그랬어
임영진 지음 / 작가와비평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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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은 내가 지금 잘 살고 있는지 고민할 것이다. 이 길이 내 길이 맞을까? 고민하는 중에 고난이라도 닥치게 되면 주저앉고 싶고 포기하고 싶어진다.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게 열심히 살아왔건만 왜 이렇게 내 삶에 대한 만족도는 떨어질까? 나도 꿈을 향해 10년간 달려왔지만 최근 들어 이 길이 내 길이 맞는지에 대한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 하고 싶은 다른 무언가가 있었지만 그걸 포기하고 이 길로 달려왔지만 달려오고 나니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된다. 내 꿈을 저 먼 과거에 두고 온 것 같은 기분이다. 저 멀리 있는 꿈을 다시 가져올 수 있을까?

이 책은 저자가 36년간 살아온 과정과 그 삶 속에서 느끼고 깨달은 수많은 가치들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본인의 이야기를 지금 힘들어하는 우리 모두에게 진솔하게 들려주고자 한다. 본인의 이야기를 통해 조금이라도 힘을 얻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된 책이다. 독자가 책을 읽으면서 힘을 얻고 몰랐던 가치를 하나둘씩 알아가면서 진정한 나를 찾아간다면 저자로서는 가장 기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 책은 힘든 우리들을 위로해 주고 일으켜 세워주려 하는 그런 책이다.

저자는 어렸을 때 말을 더듬고 낯을 가리며 내성적인 아이였다. 또래 아이들보다 어른스러웠던 그는 10대에 사춘기 없이 조용하게 지내왔지만 20대에 사회생활을 하면서 정신적으로 많은 방황을 했다. 회사에 들어가서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하던 저자는 예전부터 꿈꿨던 행사 전문 사회자가 되기 위해 퇴사한 다음 최선의 노력 끝에 꿈을 이루었다. 이후 글쓰기를 좋아했던 저자는 수도 없이 출판사에 연락한 끝에 본인의 이야기를 책으로 출판할 수 있었다.

어떻게 내성적이고 소심했던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 행사 전문 사회자가 될 수 있었을까? 20대에 1년에 365권씩 책을 읽은 저자는 한 권 읽을 때마다 마음에 새기고 싶은 말이나 느낌을 노트에 적었다. 책을 통해 지혜와 철학을 배울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꿈을 이루기 위해 힘겹지만 힘차게 한 발씩 내디뎠다. 책만 읽는다고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저자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내 삶은 내가 원하는 대로 성장시키면 되니까. 남들의 시선 따위는 중요치 않다.

이후 무엇을 시작하기에 늦은 때는 없다고 말해주는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큰 위로를 받았다. 나도 진심으로 하고 싶고 밤에 잠도 안 올 정도로 집중해서 하는 일이 있지만 지금은 늦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용기도 부족했다. 그러나 저자의 한 마디는 나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고 희망의 씨앗을 심을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지금 당장 모든 것을 그만두고 새로 시작할 수는 없지만 조금씩 준비할 것이다. 지금 하는 일을 하면서도 내가 하고픈 일을 나중에 할 수 있게끔 준비하는 것은 충분히 할 수 있기에 용기를 가지고 시작해보려 한다.

이 외에도 공감이 많이 가고 배울 점이 있는 저자의 말들이 많았다. 남들은 보지 못한 통찰력을 지닌 이야기도 있고 사실은 누구나 다 알지만 대부분이 외면하려 하는 사실들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좋은 이야기도 많았다. 침묵은 말을 해야 할 때와 입을 닫아야 할 때를 아는 것이라는 저자의 말은 나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다. 자신의 생각과 판단이 틀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사는 사람이 믿음이 간다는 구절을 읽을 때는 박수까지 치면서 공감했다. 누구나 자신의 말이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는 법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말만 맞다 생각하고 의견이 다른 상대방과 다투는 경우가 많다. 나도 상대방도 둘 다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하는 것이야말로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 중 하나이지 않을까?

이 책은 분명히 다른 사람의 이야기다. 그런데 왜 내 이야기인 느낌이 들었을까? 단순히 동의하는 공감이 아니라 정말 내 이야기인 것 같아 공감하며 읽었다. 나도 겪었던 시련들이고 나도 생각했었던 고민들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도 몰입하여 읽었다. 내 이야기인 것 같았지만 나와의 차이점은 해결책이 있다는 것이다. 힘들고 고민되는 부분들을 이렇게 풀어나가보면 어떨까 하면서 친한 형이 옆에서 위로해 주는 느낌이 들었다. 위로를 받았으니 이제는 일어나 보려 한다. 일어나서 다시 걷고 뛰기 시작하면 또 시련들과 마주하겠지만 내 마음은 이전과 다르기에 이제는 맞설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또 한 발자국씩 나아가고 싶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저의 주관적 견해를 담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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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하사는 어떻게 20살에 해군 부사관이 됐을까?
황영민 지음 / 굿웰스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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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에 재학하는 내내 나의 꿈은 펀드매니저였다. 경제학과를 전공해서 주식과 펀드 관련 일을 하고 싶었다. 경제 분야가 재밌어서 경제 경시대회나 투자 경연 대회도 종종 나갔었다. 그러나 수능 점수는 상위권 대학의 경제학과를 가기에는 역부족이어서 고민하는 중에 아버지께서 옆에서 말씀하셨다. "조종사라는 직업 멋있지 않니?" 그 한마디에 무언가 홀린 듯이 관련 학과에 지원하였고 대학교에 입학하여 비행을 배웠다. 그리고 지금은 해군 장교로 임관하여 계속해서 일하고 있다. 

이 책은 해군 부사관으로 임관하여 8년간의 군 생활 끝에 전역 후 본인의 고등학생 시절부터 군 생활 마지막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해군 부사관을 선택하게 된 계기와 과정, 부사관으로 임관 후 다사다난했던 군 생활, 마지막으로 군 생활을 마친 후 소회까지 담겨있다. 그리고 해군 부사관의 장단점과 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 해군 생활을 잘하는 비법까지 부사관으로서의 군 생활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한다.

해군 부사관을 선택하기까지의 이야기를 쭉 읽으니 나도 옛 생각이 많이 났다. 수능을 치고 나서 혼란스러웠던 심정, 고시원에서 쪽잠 자며 아르바이트를 했던 경험, 해군을 선택하게 된 계기 등 저자와 비슷했던 경험이 꽤 있어서 공감하며 읽었다. 해군으로서 근무하면서 느낀 점도 내가 느낀 바와 참으로 비슷했다. 환상을 가지고 들어왔으나 현실은 행정 업무와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생각했던 군 생활과 달라서 방황했던 그 심정을 나도 느꼈었기에 몰입해서 읽었다. 해군뿐만 아니라 직업 군인을 하고자 한다면 이 책을 읽으면 현실적인 군 생활을 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이 부분은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부분이 두 가지 있었다. 첫 번째는 대학 진학과 관련된 저자의 의견이다. 저자는 대학교를 가는 것이 필수는 아니라고 말한다. 실제로 남들 따라 대학교에 입학했지만 졸업해도 취업이 안돼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오해하지 말아야 하는 게 저자는 대학 진학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진정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심도 있게 고민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전공을 선택해서 공부를 계속하고 싶고 그 분야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대학을 진학하는 것이 맞다. 나도 비행이 하고 싶었고 대학교에 진학해서 비행을 배운 다음 자격증을 취득했다. 만약에 하고 싶은 것이 불분명하다면 대학 진학보다는 바로 일을 시작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고 저자는 그 길 중 하나인 해군 부사관을 추천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 하고 싶은지를 명확히 한 다음에 이후 진로를 정하는 것이다. 내가 정한 길에 대학이 없다면 대학교는 가지 않아도 괜찮은 것이다.

두 번째는 8가지 해군 생활 비법 내에 있다. 제목은 해군 생활 비법이지만 사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적용시키면 좋을 내용들이 많다. 특히 질문이 나를 성장으로 이끈다는 내용이랑 수첩에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는 없으니 나 자신을 지키면서 타인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은 다른 일에도 적용할 수 있는 좋은 방법들이라 생각한다. 힘든 근무를 할 때에 저자가 추천한 아침·저녁 질문법은 나도 사용해볼 예정이다. 매일 아침엔 오늘 하루를 어떻게 하면 잘 지낼 수 있을지에 대해 질문하고 저녁엔 오늘 하루 어땠는지에 대해 질문하면서 나의 하루하루를 소중히 관리하고 싶다.

나도 해군에서 근무를 해서 그런지 아는 내용들이 많이 나와서 더욱 재미있게 읽었다. 다만 음탐, 전탐, SQS, CEP 같이 해군 생활을 하지 않으면 모르는 단어들에 대한 설명은 각주를 달아서 자세하게 설명해 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나도 항공 직별이라 들어는 봤는데 무슨 뜻이더라 싶었던 단어들이 있었다. 이 외에는 저자가 본인의 이야기를 진솔하고 쉽게 이야기해 주어서 몰입해서 술술 읽을 수 있었다. 본인의 단점을 드러내기 쉽지 않았을 텐데 가감 없이 이야기해 줘서 더욱 공감할 수 있었다. 저자의 솔직한 이야기가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아마 이것이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이지 않을까?

※ 본 서평은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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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동료와의 대화는 동기 부여 뿜뿜 워커스 라운지 3
노윤주 외 지음 / 보틀프레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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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람 간의 관계 속에서 희로애락을 느끼며 살아간다. 유대관계의 형성을 추구하며 소외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혹자는 사람과의 관계가 제일 신경 쓰이고 싫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평생 혼자서 살아가지는 못하는 동물이 인간이다. 직장 생활도 마찬가지다. 일부 프리랜서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장 속에서 타인들과 함께 일을 한다. 나를 힘들게 하는 상사가 있을 수도 있고 직장 생활의 활력소가 되는 동기가 있을 수도 있다. 미우나 고우나 동료들과 함께 살아가는 곳이 직장이고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는 사회 중 일부다. 그렇기에 일이 힘들거나 지칠 때 용기와 힘을 줄 수 있는 것은 나와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동료들이다.

이 책은 일하는 직장에서 만난 사람들 간의 이야기를 다룬다. 직장에서 만난 여러 사람들과의 이야기부터 일하다 만나서 절친한 친구가 된 이야기까지 동료와의 관계에서 느꼈던 장단점, 웃지 못할 에피소드 등 다양한 스토리를 담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눈에 띈 부분은 책 내용 구성 방법이다. 첫 이야기는 에세이식으로 풀어나가서 뒤에도 비슷할 거라 생각했는데 다음 이야기는 친한 동료와의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일러스트로 내용 전체를 구성한 이야기도 있었다. 다양한 형식으로 동료와의 이야기를 풀어내서 상당히 흥미로웠다.

제목 그대로 좋은 동료와의 대화 속에서 동기부여가 되고 힘이 되는 사례를 들려준 이야기는 첫 번째 이야기였다. 저자가 제안한 아이디어를 상사인 팀장이 대표로 발표했으나 반응이 좋지 않았지만 저자에게 와서 그래도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해주는 상사. 복직한지 얼마 안 된 동기가 곤란한 상황에 있을 때 동기를 위해 대신 대답해 준 저자를 향해 감사를 표하는 동기. 회사 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보며 멋있는 일은 다 힘든 것 같다고 말하는 인턴. 어찌 보면 그냥 말 한마디일 뿐이지만 저자에게 있어서는 힘들 때 힘이 되는 말이고 씨앗을 꽃으로 받는 기분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일러스트를 보면서 나를 위로해 주는 문구를 읽으니 잠시나마 힐링이 되었다. 일에 치여 사는 우리 모두에게 우리 자신을 달래고 건강하게 돌보는 것이야말로 일하는 나를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니 잠시 여유를 가지라고 다독여준다. 너무 힘들고 괴로우면 한 번 더 해보자는 마음마저 사라질 수 있기에 자신을 돌아보고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는 저자의 말에 적극 동의하면서 이렇게 하면 이겨낼 수 있겠다는 용기도 얻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직업군 속에서 동료와 함께 지낸 재밌는 이야기들이 정말 많았다. 큐레이터와 기획자의 삶은 평소에 접하지 못하는 분야라 정말로 흥미를 가지면서 읽었다. 상담사의 이야기를 읽으며 상담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상담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정말로 다양한 분야의 직업이 있다는 것을 깨달음과 동시에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구나라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어떤 직업이던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웃고 울면서 그렇게 살아간다. 일이 힘들어도 동료를 통해 힘을 얻고 같이 힘을 합쳐서 일을 해결해나간다. 그렇기에 직업이 달라도 좋은 동료가 우리 모두에게 중요하다는 사실은 똑같다. 나도 이분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힘을 많이 얻었다. 힘든 정도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동료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모습은 타의 귀감이 된다고 생각한다. 나도 다시 용기를 가지고 나의 일과 마주하려 한다. 힘들 때도 있겠지만 나에게도 좋은 동료들이 있으니까. 그들과 함께 대화를 나눈다면 동기부여가 뿜뿜 잘 되리라 믿어보려 한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 견해를 담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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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은 지능이다 - 신경과학이 밝힌 더 나은 삶을 사는 기술
자밀 자키 지음, 정지인 옮김 / 심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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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공감에 관한 전문 서적이다. 전문 서적이라 표현한 이유는 정말로 전문 서적의 수준의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공감의 정의부터 시작해서 공감의 특성, 작동원리에 대해서 자세히 다루며 여러 매체들이 공감에 미치는 영향 및 지나친 공감의 위험성까지 공감과 관련된 모든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의 핵심 단어인 '공감'의 정의는 아래와 같다.

"타인의 감정을 공유하고, 그 감정에 관해 생각하고, 그 감정을 배려하는 것"

즉, 타인과 경험을 공유하면서 상대방의 감정을 느끼고 그것에 대해 생각한 다음에 타인을 배려하는 것을 뜻한다. 특히 타인을 배려하는 부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공감은 친절한 마음을 불러일으켜서 대가를 치르더라도 타인을 도우려고 하며 이것이 타인을 배려하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공감이 불러일으키는 친절함은 생존 기술이다. 상대방이 나를 돕게끔 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상대방에게 친절하게 행동해야 한다. 내가 먼저 친절하게 행동해야 주위의 도움을 받아 이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저자 또한 친절함을 생존 기술로 활용하였다. 유년시절에 부모님이 이혼을 해서 양쪽 집을 번갈아 다니며 머물렀다. 그는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마음을 닫지 않고 두 분 모두와 연결을 놓지 않으려 노력했다. 각자에게 맞추어서 친절을 베풀었고 그들의 마음에 진정으로 공감하려고 노력했다. 이러한 노력이 있었기에 저자는 부모님 중 어느 한 분과도 멀어지지 않고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에게 있어서 친절함은 생존 기술이었다. 

그러나 친절함을 생존 기술로만 해석한다면 인간을 비롯한 모든 동물들이 다른 사람이나 동물을 돕는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다. 왜 다른 사람을 도와줄까? 친절을 베풀지 않았음에도 호의를 베푸는 이유가 무엇일까? 여기서 우리는 앞에서 살펴보았던 설명을 토대로 '공감'이 의문에 대한 답이란 것을 알 수 있다. 한 동물이 다른 동물의 감정을 함께 느낄 때, 남의 고통을 보면 자신이 그 고통 속에 있는 것 같고 그를 도우면 자기가 도움을 받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공감의 장점은 위와 같으나 나는 오히려 공감의 단점이 눈에 들어왔다. 공감하느라 힘든 사람들의 이야기는 나에게 적잖이 충격을 주었기 때문이다. 책에 언급된 사례는 신생아 집중치료실에서 근무하는 의사와 간호사의 이야기다. 그들은 매일 같이 생사를 오가는 신생아들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치료를 통해 극적으로 살아나는 신생아들도 있겠지만 최선을 다해도 결국 숨을 거두는 신생아 또한 매우 많다. 여기서 일하는 의사와 간호사는 이러한 죽음을 매일 같이 마주한다. 죽은 신생아와 그의 부모에게 공감하고 감정에 이입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맞이했을 때 그들은 비참함을 느끼고 무력함에 자책한다. 더욱 힘든 것은 이러한 일을 겪고 나서도 가족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면 아무렇지도 않은 듯 행동해야 한다. 

이렇게 공감하느라 지쳐버리는 돌봄 종사자들이 많이 위험하다. 이러한 현실을 같이 사는 가족들은 온전히 알 수 없기에 더더욱 그렇다. 직장 내에서 하루 종일 공감하느라 지쳤지만 정작 집에 와서는 가족들에게 공감받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이들은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스스로를 위로해 주고 달래준다. 명상을 하거나 노래를 부르는 등 자기만의 '자기 돌봄'을 실천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역부족이다. 돌봄 종사자들을 돌보아 줄 수 있는 사회적 지원이 마련되어 상담을 받거나 치료를 받으면서 회복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감정을 어루만져 주고 힘든 상황을 이겨낼 수 있도록 사회적 차원에서 제공되는 지원이 꼭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공감으로 힘들어하는 그들이지만 결국 그들을 치료할 수 있는 것 또한 공감이라는 것을 알기에 두 손 모아 응원해본다.

자기보호에서 출발한 공감은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성장하였고 이제는 미래세대를 향하고 있다. 공감하는 마음을 진화시켜 나간다면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진정으로 위하는 사회 문화가 형성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는 수많은 시련과 노력과 희생이 뒤따르겠지만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이상향의 사회는 더욱 가치 있으리라 믿는다. 나 자신부터 타인에게 공감하고 그들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도록 노력할 것이다. 한 사람의 마음이 다른 사람에게 닿고 그 마음들이 여러 사람들에게 퍼진다면 이 사회는 공감으로 가득 찬 행복한 사회가 될 것이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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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할 수 없는 아픔에 대하여 - 간절히 살리고 싶었던 어느 의사의 고백 포기할 수 없는 아픔에 대하여 1
김현지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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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라는 직업은 예전부터 지금까지 항상 동경을 받는 직업이다. 당해에 가장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 가는 곳이 의대이며 능력에 대한 보수를 많이 받는 직업이기도 해서 늘 인기가 많았다. 그러나 의사들의 삶이 멋있고 호화롭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이국종 교수님의 '골든아워'라는 책을 읽어서 알고 있다. 환자를 살리기 위하여 처절하게 노력하는 의사들의 삶은 힘듦과 지침의 연속이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또 하나의 환자를 살리기 위해 뛰어나갔다. 그 책임을 다할 각오가 되어있지 않으면 그 길을 선택하지 말라 했던가...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라는 직업에 얹힌 책임의 무게는 너무나도 무거워 보였다. 그렇기에 의사로서 마주한 이야기를 읽을 때면 마음이 무겁다. 그들이 겪었을 수많은 고통, 인내가 느껴지기에 더욱 그러했다. 그럼에도 그들의 이야기를 오늘도 읽어보려 한다. 의료 현장에 대한 하나의 관심이라도 더해진다면 이러한 현실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이 책은 내과 전문의이자 보건 의료정책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현지 교수님의 지난 10년간 의사로 생활하면서 겪은 이야기와 생각들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인턴 때부터 요양병원, 중환자실, 응급실 등 다양한 병원에서 환자들을 살리기도 하며 죽음을 마주하기도 했다. 그 과정 속에서 환자를 살리기 위해서는 제도와 법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느끼고 전문의가 된 이후에 정책을 하기 위해 국회로 향했다. 국회의원의 비서관으로 근무하면서 의료업계를 살리고자 여러 보건 의료정책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였다. 지금은 잠시 국회를 떠나서 다시 병원에서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지만 언제든지 다시 정책 관련 일을 하기 위해 지금도 준비 중이다.


저자는 첫 번째 이야기로 죽음에 대해서 다루었다. 환자의 죽음을 마주하며 느꼈던 감정, 생각들을 담았다. 처음부터 너무 무거운 주제가 아닐까 싶었지만 읽어보니 왜 처음에 죽음에 대해서 다루었는지 알 것 같았다. 이 내용은 뒤에서 다시 다룰 예정이다. 두 번째 이야기는 삶에 관한 이야기다. 환자들이 살아가는 삶을 조명하며 왜 그들은 아픈 건지, 아플 수밖에 없는 건지, 사회적 문제와 결부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세 번째 이야기는 의사로서의 저자 본인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의사로서의 고충, 한 사람으로서의 나약함 등 본인의 솔직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이야기는 더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한 의학 정보들을 쉽게 풀어서 담은 이야기다.


'나는 환자를 잘 죽이고 싶다.' 처음 소제목인 이 문장은 자극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다 읽고 나면 저 말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다. 완치를 할 수 있는 환자가 아니라 시술을 해도 언젠가는 죽음을 마주할 수밖에 없는 환자라면 그 치료법부터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병을 조금이라도 없애기 위해 무조건적으로 치료만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환자가 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가족들과 함께하고, 삶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이별을 준비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죽음을 마주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병을 치료하기 위해 각종 장비를 사용하고 시술을 반복한다면 이러한 준비는 쉽지 않을 것이다. 사람을 살려야 하는 의사로서는 수많은 고민이 될 것이기에 앞에서 말한 환자를 잘 죽이는 것이 정말 힘들 것이라 생각한다.


연명의료 관련 내용들은 정말 인상적이고 생각할 요소가 많았다. 연명의료란 환자의 병을 낫게 해주지는 못하나 계속 살 수 있도록 조치해 주는 것을 말한다. 즉, 계속 연명의료를 받으면 계속 살아갈 수 있으나 병은 나아지지 않고 평생 연명의료에 의존해서 살아가야 하고, 연명의료를 중단하면 곧 죽음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입장이 환자 본인과 환자를 보살피는 보호자가 같으면 큰 문제가 안되지만 다르면 정말 그것만큼 슬픈 일이 없기에 가슴이 매우 먹먹했다. 더 이상 살아갈 가망이 없는 백혈병 환자인 소년은 본인이 오래 살지 못하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연명 치료를 받고자 했다. 부모님들 마저 거의 포기한 상황에서 소년 본인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아직 너무 어리기에 살고 싶다고 외치는 소년의 심정을 내가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을까. 삶이 이다지도 소중한데 우리는 왜 사는 게 힘들다고 하소연만 하며 허송세월을 보냈나 후회가 됐다.


저자는 사회적 불평등이 개선되어야 건강 불평등이 개선된다고 주장한다. 모든 사람들이 의료 체계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에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정책 개선에 열심을 다했다. 돈 많은 사람은 의료 혜택을 풍족하게 누리고 돈 없는 사람들은 아파도 병원을 가지 못하는 사회가 지속된다면 이 사회에 정의는 없는 것이다. 정의가 바로 서지 않은 것이고 불평등은 악화될 것이다. 그렇기에 사회가 부정의 하다면 이는 곧 살인과 다름없다고 WHO는 선언한다.

의료계의 현실을 마주하니 참담했다. 국민들의 복지와 의료 혜택이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했지만 아직도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이 너무나도 많다. 가장 화가 나는 것은 제때에 병원을 찾아서 치료만 받으면 괜찮을 병인데 너무나도 가난한 나머지 일하는데 시간을 다 뺏겨 병원 갈 시간조차 없어서 병을 악화시키는 것이다. 건강 관리를 위해 최소한의 병원 진료는 보장해 줄 수 있는 그런 사회는 아직도 이상적인 사회라 불리며 저 멀리 꿈같은 존재로만 남아야 하는 건가. 이상을 바라보자니 현실이 더욱 쓰라리다.

그럼에도 쓰라린 현실에 희망은 있다. 저자와 같은 생각을 지닌 의사들이 힘을 모아 정책을 개선하고 제도와 법을 바꾼다면 꿈같은 이상 사회가 꿈에서 깨어나 현실로 되리라고 믿는다.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의 역할은 동료들에게 맡기고 제도 개선을 위해 몸 바쳐 일하는 저자의 판단은 참으로 옳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의료 사회의 발전을 위해 오늘도 힘쓰고 있는 저자를 비롯한 의사분들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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