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하사는 어떻게 20살에 해군 부사관이 됐을까?
황영민 지음 / 굿웰스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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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에 재학하는 내내 나의 꿈은 펀드매니저였다. 경제학과를 전공해서 주식과 펀드 관련 일을 하고 싶었다. 경제 분야가 재밌어서 경제 경시대회나 투자 경연 대회도 종종 나갔었다. 그러나 수능 점수는 상위권 대학의 경제학과를 가기에는 역부족이어서 고민하는 중에 아버지께서 옆에서 말씀하셨다. "조종사라는 직업 멋있지 않니?" 그 한마디에 무언가 홀린 듯이 관련 학과에 지원하였고 대학교에 입학하여 비행을 배웠다. 그리고 지금은 해군 장교로 임관하여 계속해서 일하고 있다. 

이 책은 해군 부사관으로 임관하여 8년간의 군 생활 끝에 전역 후 본인의 고등학생 시절부터 군 생활 마지막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해군 부사관을 선택하게 된 계기와 과정, 부사관으로 임관 후 다사다난했던 군 생활, 마지막으로 군 생활을 마친 후 소회까지 담겨있다. 그리고 해군 부사관의 장단점과 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 해군 생활을 잘하는 비법까지 부사관으로서의 군 생활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한다.

해군 부사관을 선택하기까지의 이야기를 쭉 읽으니 나도 옛 생각이 많이 났다. 수능을 치고 나서 혼란스러웠던 심정, 고시원에서 쪽잠 자며 아르바이트를 했던 경험, 해군을 선택하게 된 계기 등 저자와 비슷했던 경험이 꽤 있어서 공감하며 읽었다. 해군으로서 근무하면서 느낀 점도 내가 느낀 바와 참으로 비슷했다. 환상을 가지고 들어왔으나 현실은 행정 업무와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생각했던 군 생활과 달라서 방황했던 그 심정을 나도 느꼈었기에 몰입해서 읽었다. 해군뿐만 아니라 직업 군인을 하고자 한다면 이 책을 읽으면 현실적인 군 생활을 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이 부분은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부분이 두 가지 있었다. 첫 번째는 대학 진학과 관련된 저자의 의견이다. 저자는 대학교를 가는 것이 필수는 아니라고 말한다. 실제로 남들 따라 대학교에 입학했지만 졸업해도 취업이 안돼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오해하지 말아야 하는 게 저자는 대학 진학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진정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심도 있게 고민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전공을 선택해서 공부를 계속하고 싶고 그 분야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대학을 진학하는 것이 맞다. 나도 비행이 하고 싶었고 대학교에 진학해서 비행을 배운 다음 자격증을 취득했다. 만약에 하고 싶은 것이 불분명하다면 대학 진학보다는 바로 일을 시작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고 저자는 그 길 중 하나인 해군 부사관을 추천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 하고 싶은지를 명확히 한 다음에 이후 진로를 정하는 것이다. 내가 정한 길에 대학이 없다면 대학교는 가지 않아도 괜찮은 것이다.

두 번째는 8가지 해군 생활 비법 내에 있다. 제목은 해군 생활 비법이지만 사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적용시키면 좋을 내용들이 많다. 특히 질문이 나를 성장으로 이끈다는 내용이랑 수첩에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는 없으니 나 자신을 지키면서 타인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은 다른 일에도 적용할 수 있는 좋은 방법들이라 생각한다. 힘든 근무를 할 때에 저자가 추천한 아침·저녁 질문법은 나도 사용해볼 예정이다. 매일 아침엔 오늘 하루를 어떻게 하면 잘 지낼 수 있을지에 대해 질문하고 저녁엔 오늘 하루 어땠는지에 대해 질문하면서 나의 하루하루를 소중히 관리하고 싶다.

나도 해군에서 근무를 해서 그런지 아는 내용들이 많이 나와서 더욱 재미있게 읽었다. 다만 음탐, 전탐, SQS, CEP 같이 해군 생활을 하지 않으면 모르는 단어들에 대한 설명은 각주를 달아서 자세하게 설명해 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나도 항공 직별이라 들어는 봤는데 무슨 뜻이더라 싶었던 단어들이 있었다. 이 외에는 저자가 본인의 이야기를 진솔하고 쉽게 이야기해 주어서 몰입해서 술술 읽을 수 있었다. 본인의 단점을 드러내기 쉽지 않았을 텐데 가감 없이 이야기해 줘서 더욱 공감할 수 있었다. 저자의 솔직한 이야기가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아마 이것이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이지 않을까?

※ 본 서평은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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