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는 이유로 함께 할 수 없었던 가족이 음악을 통해 다시 만나게 된다.'라고 요약할 수 있는 줄거리는 사실 그닥 대단한 것이 없었다. 처음부터 예상할 수 있는 결말이었고, '천재'그 자체인 에반의 능력은 조금 현실성 떨어져 보이는 부분도 있었지만, 뛰어난 연기력과 천사같은 외모로 충분히 부족한 점을 메꿀 수 있었다. 어쨌거나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다른 사람들 안우는 장면에서도 찔끔찔끔 울고, 다른 사람들이 찡~한 장면에서도 훌쩍거리며 재미있게 봤다.
킬링타임 용으로는 괜찮았다. 스칼렛 요한슨은 캐쥬얼한 복장보다는 미니 드레스같은 옷들이 훨씬 더 잘어울리는 느낌.
말 못한 고민을 갖고 있는 성장기 아이들, 다른 얼굴과 다른 성격을 가진 아이들이 낡은 음악실에 모여서 자신들의 불꽃을 쏘아올린다. 비슷한 느낌의 영화를 굳이 찾자면 <스윙걸즈>가 될 것 같다. 내용이나 전개는 특별할 것이 없었지만, 리듬을 타듯 흥겨운 흐름과 생동감이 가득하다 못해 철철 넘치는 에이지와 나나오 덕분에 아주 즐겁게 읽었다. 2부도 곧 나올 예정이라고 하는데 빨리 읽어보고 싶다.
- 리뷰를 옮기면서 검색해보니 벌써 2부가 나온 것 같다.
소꿉친구에, 어떤 사정때문에 한동안 떨어져 있다가 고등학생이 되서, 혹은 성인이 된 후에 재회한다. 그리고 한눈에 사랑에 빠지는데, 이 사랑은 지구가 끝장나도 변치않을 영원한 사랑이다. ...라는 설정은 물리고 물려서 더는 보고싶지 않다. 그런 이유로, 남녀간의 관계를 현실적이면서도 깔끔하게 보여주는 이 책이 정말 마음에 든다. '나쁜 사람이 살았어요. 그 나쁜 사람은 벌을 받았어요. 끝-'이게 아니라, 그 나쁜 사람도 다른 사람에겐 착한 사람, 불쌍한 사람이며 나중엔 '나쁘다'라고 평가되었던 부분마저 바뀔 수 있다. 그리고 한때는 더없이 매력적이던 모습마저 시간이 지나면 보기싫은 티가 될 수도 있다. 책은 이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담담하게, 그러나 확실하게 전달해주고 있다. '오직 너만을 사랑해'타령에 허무해진 사람이 이다면, 그린핑거를 추천해주고 싶다.
책에서도 밝히고 있지만, 「점퍼 2-그리핀 이야기」는 전작인 점퍼1과는 다른 양상을 띈다. 좀 더 상업적인 부분이 가미되었다고 봐도 좋겠다. 하지만 나이가 어린 소년이 자신의 능력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일에 휘말리게 된다는 이야기의 구조는 전작과 동일하다. 다만 전작에선 능력에 대한 도덕적인 고민과 책임의식에 대한 부분이 많았던 반면, 이번엔 외적인 사건들에 좀 더 치중한 느낌이었다. 그만큼 주인공에게 해를 가하려는 집단들이 강력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두운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순간이동이나 추격이라는 소재를 사용하여, 읽는 내내 긴장감을 잃지 않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