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와 반지의 초상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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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탐정 시리즈 세 번째에 해당하는 이야기. 주인공 스기우라가 버스 인질극을 경험하게 일어나는 사건들이다. 인질극이 끝난 뒤, 인질극을 벌였던 인물에 대한 비밀스러운 거래로부터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 작가가 사회파임을 확실히 알 수 있는 책이었다. 사건 그 자체보다 사건의 파장과 개인과 군중심리를 사실적으로 다루고 있다. 2부에 나왔던 탐정의 부재를 어떻게 채울까 궁금했는데 스기우라와 동료들이 직접 발품을 팔아 성과를 올렸다. 전염성이 강한 악과 악에서 스스로 빠져나오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든다. 다만 중간 과정이 너무 길어서 지칠 우려가 있다. 책의 주된 내용보다도 스기우라의 개인사에 중대한 사건이 터지는 후반부가 더 재미있었다. 나호코와의 관계가 모래성처럼 불안했고, 스기우라가 점점 메말라가는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식으로 일이 터질 줄은 몰랐다. 드라마에서처럼 누구 하나가 극단적으로 감정을 몰고가지 않고 차분히 대화를 하는데, 그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마지막 독대를 한 회장이나, 일부러 기다렸던 얼음여왕, 얼음여왕의 부하라는 설정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던 하시모토까지. 캐릭터가 흔들리지 않으면서 색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이 일로 자유로워진 스기우라는 비어있는 탐정의 자리에 앉게 될까? 그의 부모님과 형, 특히 강경한 누나는 스기우라를 어떻게 대할까? 스기우라의 성격 상 갈라선 이유에 대해 사실대로 말하지 않을 것 같은데. 4부가 몹시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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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아이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욱 옮김 / 북스피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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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복이 심하지 않은 작가라서 읽었다. 중간에 내가 아는 그 작가가 맞는지 확인했다. 단편 모음인데 단순한 살인사건과 추리의 조합이 아닌, 사회적 이슈를 다루고 있다. 이 점 말고는 미야베 미유키의 장점이 별로 부각되지 않았다. 이야기꾼으로서의 재주를 다 발휘하지 못한 느낌을 받았다. 깜짝 놀랄만한 반전, 아스라이 스며드는 감동, 기발한 설정이 주는 흥미 등 다른 작품에 비해 매력적인 요소가 적었다. 책의 제목인 ‘눈의 아이’가 개중 가장 나았다. 기분전환이 되는 단편을 보고 싶었는데 조금 실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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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의 사각 2 다카기 아키미쓰 걸작선 3
다카기 아키미쓰 지음, 김선영 옮김 / 검은숲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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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천재가 벌인 기발한 범죄행각을 다룬 소설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종전할 무렵부터 한국전쟁이 발발한 직후가 주된 시간적 배경이다. 자국에 의해 피해를 받은 나라에 대한 언급은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한국전쟁을 경제성장의 발판으로 삼는 속내는 소름끼쳤다. 두 천재 중 하나인 스미다의 여성관은 참담한 수준인데 지금 우리나라의 여혐종자들과 비슷하거나 후자가 더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어 오싹했다. 스미다를 통해 버튼이 눌린 천재성을 범죄에 쏟아붓는 쓰루오카의 행보가 흥미진진하다. 쓰루오카의 두 여인이 보여주는 대조적인 모습과 범죄에 얽힌 인물의 변화를 보면, 인간군상에 대해 심도 깊은 관찰을 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쓰루오카는 연극이나 영화, 드라마 연출가를 했으면 좋은 쪽으로 성공할 수 있지 않았을까? 사람의 성격을 파악하는 능력이나 각본을 짜는 힘, 연기력을 기르는 코칭 등 범죄가 아닌 다른 길로 빠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했다.

범죄가 이루어지는 과정은 긴장감이 넘쳤다.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데 허점이 있다는 사실 때문에 들킬까봐 조마조마했다.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깔끔하고 균형이 무너지지 않은 점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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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나리오의 법칙 - 좋은 영화, 그저 그런 영화, 나쁜 영화에서 배우는
톰 스템플 지음, 김병철.이우석 옮김 / 시공아트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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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영화 시나리오를 분석하며 좋은 시나리오의 법칙을 정리한 책. 재밌게 봤거나 별로라고 생각한 영화의 분석은 특히 더 재미있다. 좋은 시나리오와 그렇지 않은 시나리오의 차이는 종이 한 장에 지나지 않지만 결과의 차이는 엄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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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세트] 루시아 (전8권/완결) 루시아
하늘가리기 지음 / 조아라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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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는 얘기를 들어서 읽어봤다. 미래에 대한 실감나는 꿈을 꾸고 운명을 바꾸기 위해 과감하게 행동에 나서는 초반부는 흥미로웠다. 하지만 그 이후 현모양처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성이 안타까웠다. 남편을 스스로 선택함으로써 경제적인 여건과 가정폭력으로부터 벗어났지만 그걸로 괜찮은 걸까? 춘원의 『무정』에 나오는 병옥 만큼은 아니더라도 영채처럼 삶의 주체성을 확립할 순 있었을 텐데 그 부분이 많이 아쉽다. 남주의 화려한 경험에 비해 여주는 경험이 전무하단 설정도 그렇지만 일단 아끼고보는 알뜰살뜰한 면모, 남편의 사생아(라 알려진) 아이에게 정을 주는 모습 등에서 노라가 떠올랐다. 인형의 집에서 작고 예쁜 새처럼 살던 노라가. 알뜰함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미래도 알고 있고 나이보다 오래(?) 살아 나름 처세술도 익혔으니 능력껏 벌어 쓰고 싶은 만큼 쓰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더 멋있었을 것이다.

주의 맹목적 애정에 기반한 애정관계가 아닌, 동등한 애정관계를 다룬 로맨스소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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