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조
정해연 지음 / 엘릭시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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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성 중에서 특히 탐욕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낸 책. 2인조의 실체가 차례로 드러나는 부분은 콩트 같고, 그들이 1억을 위해 의기투합했을 땐 인간극장 같다. 하필 얽혀도 어떻게 저런 가족과 얽혔을까? 가정 폭력을 휘두른 아버지와 희생양인 모자라니! 특히 평생 맞고 살다가 도망친 어머니 캐릭터가 흥미로웠다. 죽임을 당하기 전에 남편을 죽일까 봐 도망친 것도, 도망친 후에 멀리서 아들이 자라는 과정을 지켜본 것도, 생활고에 시달린 아들이 손녀를 보육원에 맡기는 걸 보고 손녀를 데려오는 것도. 모두 있을 법한 설정이라 고개를 끄덕였는데, 그 중에서도 압권은 폭력적인 남편을 향한 공포와 원한, 연민이었다. 아들 역시 하나만 하진 않았는데 착한가 싶으면 나쁜 면모가 나오고, 최저다 싶으면 더한 면이 나오는 반전이 캐릭터를 살아있는 사람처럼 느끼게 해줬다.

나쁜 놈이 주인공인 소설은 끝이 해피엔딩이면 찝찝하고, 베드엔딩이면 김이 빠지는데 이 소설은 엔딩의 무게를 적절히 조절해서 깔끔하게 끝을 맺었다. 꺼림칙함이 남았던 <용의자들>보다는 유쾌하게 볼 수 있고, 반전 하나에 모든 것이 달라진 <홍학의 자리>보다 여유롭게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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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밤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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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고 난 후에 <쇼코의 미소>와 같은 작가의 작품이라는 걸 알았다.

<쇼코의 미소>는 읽었지만 인상이 흐릿하게 남았는데, <밝은 밤>은 인물들의 감정이 한결 생생하게 다가왔다.

백정의 자식, 전쟁, 피난 등 한국사의 흐름과 이어지는 일대기를 고통스러울 정도로 선명하게 담았다.

찰나의 순간에 불과했던 구원, 그 이후로 길게 이어진 시련과 약자에게 더 가혹한 세상사가 엄마나 할머니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 한때 자매처럼 가까웠던 존재를 향한 질투와 열등감 같은 보편적인 감정이 더해져서 극사실주의 미술품을 보는 듯했다.

해외로 나가 공부에 전념했던 이가 가장 성공한 것 또한 사실적이라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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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들
정해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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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현유정의 죽음을 둘러싼 용의자들의 사정. <홍학의 자리>보다 더 재미있게 봤다. 반전 요소는 탄산과 같아서 시간이 지나면 신선함이 사라지는데, 현실에 있을 법한 인물들이 선악을 넘나들며 자기 합리화에 애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현유정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은 공포 소설보다 소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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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러키 스타트업
정지음 지음 / 민음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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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를 정말 재밌게 봐서 소설은 계속 뒤로 미루기만 했다. 내용이 무겁고 책 두께가 상당한 건 출·퇴근길에 읽기 벅찬데 이 소설은 술술 읽히면서도 재치 있는 표현들이 많아서 책장이 줄어드는 게 아까웠다. 지하철에 자리가 났음에도 황금 같은 졸음 대신 독서를 택할 정도였으니 말 다한 셈이다. 지인들에게 1순위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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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 찬란 실패담 - 만사에 고장이 잦은 뚝딱이의 정신 수양록
정지음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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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게 리뷰를 쓰고 발췌를 기록하던 중 창이 꺼졌다. 도무지 다시 쓸 기분이 나지 않는다. 친분이 없는 사람에게도 마구 추천하고 다니고 싶다는 얘기만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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