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 밑 아리에티 - The Borrower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성"으로 정점을 찍었나 싶더니 "벼랑 위의 포뇨" 이후 갈피를 못 잡고 있는 느낌이 든다. 원작이 동화인 만큼 상상력을 자극하는 요소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우울하게 잡아 비튼 강도는 "하울의 성"때보다 더 강했던 것 같다. 그리하여 신나는 모험담도 아닌 것이, 감수성 풍부한 사춘기 소년소녀의 빛나는 성장기도 아닌 것 같은 애매모호한 장르의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졌다. 초등학교 3학년 무렵, 아리에티의 원작이 된 동화 [마루 밑 바로워즈]와 비슷한 동화책을 복 적이 있다. 평범한 인간 소년이 집의 벽에 박힌 못을 만지면 몸이 작아져서 구멍난 벽의 안쪽에 인형의 집같은 보금자리를 마련한다는 내용이었는데, 성냥개비 몇 개를 부러뜨려 겨울용 장작을 저장해놓는다거나 손톱만한 케이크 조각으로 배불리 먹는 장면들은 환상적인 삽화와 맞물려 읽을 때마다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그래서 [마루 밑 아리에티]에 더 아쉬움이 남는다. 병약한 소년인 쇼유가 작아져서 아리에티와 모험을 한다거나, 아니면 4대째 이어내려오는 멋진 인형의 집에 아리에티 가족이 잠시 대피해 있는 동안의 에피소드를 넣는 식으로 조금 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들었다면 지루함을 참아가며 관람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인터넷에서 본 것처럼 욕나올 정도는 아니었지만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고 봤음에도 실망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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