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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다 우울한 밤에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양윤옥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몇 시간 정도만 다 읽을 분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덮은 후에 표지를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노을이 서서히 쪽색으로 물들어가는 풍경을 담은 표지 사진을 보며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다시 보니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깊은 감정의 동요가 생겼다. 예전에 우스갯소리로 “세상엔 딱 세 종류의 사람이 있어.”하고 시작되는 농담이 있었다. 그 때는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웃었는데, 책 속에서 결코 어떤 종류로 구분할 수 없는 사람들의 복잡미묘한 마음과 정답이 없는 문제로 깊이 고뇌하고 절망하는 모습을 보고 나니 이전처럼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는 농담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 길을 잘 못 들면 원하지 않아도 누군가의 손에 떠밀려 악인이 되기도 하고, 혹은 그런 위험 속에서도 아주 작은 호의로 좋은 사람이 되기도 한다. 무자비하고 비정한 대중심리에 의해 결국은 막다른 곳에 몰린 16세 소년이 우리 주변의 누군가, 혹은 우리의 모습과 흡사해서 였을까. 소년이 남긴 편지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