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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철 회고록 - 한국 바둑의 대부
조남철 외 지음 / 한국기원 / 2004년 10월
평점 :
절판
[신화창조의 비밀]이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꽤 좋아했다. 각 분야에서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수 없이 되풀이하며 이룩한 성공스토리가 주된 내용이었다. 성공을 이룬 주역들의 말하는 기계나 정비시스템같은 전문적인 부분들이 나오면 거의 이해하지 못하지만서도, 맨발로 이룩한 위대한 업적을 보고나면 코끝이 시큰거린다. 매 순간 다가오는 좌절과 실패에도 아랑곳않고 다시 일어서서 기어이 목표를 달성하고야 마는 모습을 보면, 왜 수세기 동안 영웅 스토리가 시대를 막론하고 사랑받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같은 삶을 살았던 한국 현대바둑의 대부인 조남철 선생의 회고록은 눈을 뗄 수 없을만치 흥미진진하다. 가장 어려웠던 시절에 갖은 설움과 고초를 이겨내고 바랐던 꿈보다 더 풍성한 결실을 맺은 것도 그렇지만, 바둑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봐도 삼국지의 전설적인 전투들을 뛰어넘는 바둑판 위의 승부가 있었기 때문에 이야기가 더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았나 싶다. 그러고보면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 등 굳이 상상 속 세계의 영웅들을 찾을 필요가 없다. 실제 존재했던 인물들 중에는 그보다 더 믿을 수 없는 일을 해낸 진짜 사람들이 존재했으므로 그들의 인생이야말로 진정한 판타지이자 모험담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