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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방의 미친 여자들 - 여성 잔혹사에 맞선 우리 고전 속 여성 영웅 열전
전혜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7월
평점 :
남자들이 금지한 세계로 거침없이 뛰어든 규방 여자들의 미친 활약기!
누구에게든 일단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현대를 살아가는 여성들 역시 억압의 역사를 살고 있기에 마음 깊이 공감할 수 있다.
신화의 원형을 연구했던 조지프 캠벨조차도 "여성은 여행을 떠날 필요가 없다"고 말했던 것처럼, 아무리 뛰어난 영웅이라 해도 성별이 여성이라는 것 자체가 전통적인 영웅, 혹은 세상을 지키거나 바꾸는 이야기의 주인공으로는 이질적인 존재, 딱 들어맞지 않는 존재인 것처럼 보인다. - P23
여성들이 주어진 운명에 휩쓸리는 것을 넘어 자기 운명의 주체가 되기 위해 걸음을 내딛을 용기를.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하거나 세상의 끝을 향해 모험을 떠나지 않아도, 이들의 도전과 반란은 타자화된 별종들의 이야기가 아닌, 그 자체로 또 다른 영웅의 이야기이자 우리들의 이야기가 된다. - P26
이 이기적인 남자들에게는 딸들뿐 아니라 아들이나 손자 역시 그저 대를 잇고 제사를 모실 일종의 아이템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면, 씁쓸한 기분이 드는 것이다. - P130
즉 숙영을 "육례를 갖추지 못한 혼인"으로 맞아 들여 시부모에게 제대로 된 며느리로 인정받지 못하게 했고 결국은 매월의 모함을 받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게으르고 이기적이며 자신의 욕망도 통제할 줄 모르는 잘못 키운 귀한아들, 선군의 방탕함 때문이었다. - P160
그렇게 한계를 극복하며 가부장제에 맞서 자신의 삶을 살아간 여성들의 이야기를, 여성의 목소리로 기록했다고 마무리한 것이야말로, 이 소설을 향유하던 이들이 누구였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일 것이다. - P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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