섞어 쓰는 말들이 편해졌다. 갓 귀국한 네 살짜리처럼 애플+사과의 애과, 같은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놀랍게도, 새해 처음의 달부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버렸다. 심지어 태백으로 떠나는 보딩 계획까지 세웠다. 내일의 해야할 일 같은 것은 멀리 있고, 눈 앞의 삼천씨씨를 몇 통 비우는 것에 합심했다. 마음을 합쳐서 흡사해지니 恰이라는 한자가 나온다는 것을 읊조리기도 했다. 며칠 전 떠난 여행에서 섶섬의 풍경과 행원리 풍력발전기를 기어이 보자고 동행인을 졸랐다. 부인할 수 없다, 예전 누군가와 가기로 했던 곳에 대한 미련. 그런 마음 드는 거 정도야 어떠냐, 정도의 마음이 드는 것에 만족했다. 한 해를 보내는 것에, 새 해를 맞이하는 것에. 많은 해를 기록없이 붕 떠있다. 올해는 리뷰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