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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파게티 눈금선에 물을 붓다가 깨달았다. 아 기타줄 갈아야 되는구나. 종이 용기에 찰랑거리며 올라오는 물을 보다가 아차차 황급히 주전자를 치웠다. 읽다가 책상 위에 엎어뒀던 책을 짚어들어 그대로 컵라면 뚜껑 위에 덮고 일어섰다. 행거 뒤에서 몇년을 숨죽이며 자리했던 기타를 꺼내기 위해.

특별히 기타를 원했던 것은 아니다. 휴학 후 시골에 내려와 알바를 2개씩 뛰며 학비를 벌었고, 복학 시기를 한달 앞두고 소일거리가 필요했을 뿐이다. 마침 어머니의 권유로 시작한 기타 강습을 듣고 낙원상가에서 일하던 외삼촌이 냉큼 사서 보내줬기에 가지게 되었을 뿐이다. 그 뿐이다. 때문에 복학을 하고, 졸업을 하고, 취직을 하고, 다시 구직자가 되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몇 번을 손에 쥐었다 놓았다를 반복하다 보니 배웠던 코드와 주법을 까맣게 잊어먹고 행거 뒤에서 먼지만 쌓이게 되었을 뿐이다.

그랬던 기타를, 일년에 두어번 반복되는 이사와 경제적 궁핍 속에서도 버리지 않았던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케이스 위에 뽀얗게 앉은 먼지를 걸레로 닦아내고서 지퍼를 내렸다. 습기와 온도에 예민한 통기타의 목은 주인의 보살핌에 따라 생명력이 좌우지된다지. 슬고 닦으며 연주를 해주었을때 비로소 생명을 연장한다는 기타의 나무 바디는 햇빛도 바람도 못 본체 그늘진 행거 뒤에서 먼지만 먹고 살았다. 이미 지나가버린 청춘처럼 말이다.

기타를 들어 목이 휘어지진 않았나 눈대중으로 밸런스 체크를 하다가, 바디에 얇게 칠했던 유광이 조금도 벗겨지지 않고 형광등 아래에 빛을 발하는 걸 보았다. 줄을 갈기 전에 헤드의 줄감개를 느슨하게 풀었다가 조았다. 너무 팽팽하지 않게, 그러나 일말의 긴장감으로 튕기기 직전까지 조이고 바디를 품에 안았다. 어색한 왼손의 손목을 꺾어 손가락 끝으로 줄을 짚고 오른손으로 피크를 짚어들었다. 한번 크게 숨을 들이쉬고 조용히 정적. 다시 조용히 코로 내쉬면서 피크로 줄을 쓸어내렸다.

촤라라랑~

초면에 찰랑거리던 음색은 아직 남아있구나. 튜닝을 위해 2번 줄을 팽팽히 조았다가 팅! 소리를 내며 줄이 끊어졌다. 어차피 줄을 갈기 위해 꺼냈던 기타니까 내색 없이 기타 케이스 앞 주머니에서 새 줄을 꺼냈다. 브릿지 핀에 줄을 꼽고 사운드 홀을 지나 넥을 타고 헤드로 갔다. 줄감개에 걸고 서서히 서서히 줄을 조았다. 헐렁하고 느슨하게 넥 위를 허둥대던 줄은 줄감개를 돌리면서 팽팽하게 넥 위로 안착했다. 조금 망설이다 1번과 3번, 4번, 5번, 6번 줄을 모두 순서대로 교체했다. 보존을 위해 기름 먹인 새줄은 조금 미끈거렸고 형광등 아래서 반짝였다.

유튜브를 보면서 새 줄을 감은 기타의 튜닝을 마쳤다.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기타를 쥐었다가 엉거주춤 손목을 꺾었다가 어떤 곡을 쳐볼까. 어떤 코드를 잡아볼까 고민을 했는데 결국 기억나는 곡은 하나도 없었다. 배운다고 한참을 연습했던 곡들은 노래방용 십팔번이 되어버렸고 당장 C코드도 왼손가락 어디를 짚어야하는지 도통 기억이 나질 않는다. 뭐 어때 인터넷으로 악보 보면서 다시 배우면 되지. 기타를 바닥에 내려놓고 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다. 카카오톡 채팅 목록 중간에 한 개방을 골라 잘나온 기타 사진을 전송하고 전화번호를 눌렀다.

"외삼촌 저예요. 옛날에 사주셨던 기타 줄 갈았어요. 몸은 좀 어떠세요? 항암 치료 많이 힘들진 않으세요? 다음 주말에는 제가 병원에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기타 가져갈테니까 옛날에 그 노래 쳐주세요. 외삼촌 제 이야기 듣고 계신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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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기역 앞 미로 같은 화전골목과 술집을 지나 구석에 위치한 에버그린 고시원. 홈페이지에서 설명하듯 아늑하고 편안한 싱글을 위한 최적의 공간이라는 1.5평 고시원은 의자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바닥에 누워 불을 끄면 관짝에 누운 듯 시꺼먼 우주로 안내한다. 여자층과 남자층이 구분되었다는 푯말이 무색하게 술 먹은 대학생들이 여자층 문고리를 벌컥벌컥 돌렸다가,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의 훈방에 인사불성 알코올이 순식간에 해장되어 술깨는 기적을 목격하기도 했다.  강화된 소방법 때문에 방 마다 소형 소화기를 설치해서 과부처럼 돈 잡아먹는 고시원이라고 주인 영감이 욕했던 바로 그 소화기는 안전핀을 뽑고 아무리 헤드를 눌러도 가스가 나오지 않아 모형이란 게 밝혀지기도 했었다. 나는 창문이 없어 빛도 들지 않는 그 고시원에서 따닥따닥 시체처럼 누워서 해가 뜨고 지고 계절이 가는 것도 무시하면서 1년을 버텼다.
 
  몇 십장의 이력서와 자소서를 출력한 끝에 공기관 육아휴직 대체인력 비정규직에 간신히 붙었고, 직장이 위치한 성남으로 이사하게 되었다. 그날도 박스에 짐을 넣고 테이프를 바르고 있었다. 거지짐도 석짐이라더니 이 콧구멍만한 단칸방에 무슨 짐이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치워도 치워도 버릴 물건은 없고 꼭 이고 져야할 생필품만 그득이라, 새벽 편의점 교대시간에 박스를 줏으러 나가야 되나 한숨을 쉬며 공용 부엌에 물을 뜨러 나왔다. 보통 고시원의 생활이란 방 평수만큼 생활고가 반비례하기에 복도에서 마주치는 얼굴도 밝디 밝은 청춘빛보다는 그늘이 깊다. 그렇기에 다들 얼굴을 알아도 눈인사를 대충대충 끝낸다. 꼭 필요한 말이 아니면 꺼내지 않는다. 그런데 그날은 내 마음에 여유가 생겼길래 그렇게 오지랖을 떨었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나는 여기를 탈출한다'는 자부심이 떠밀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여하간 불 꺼진 부엌 한가운데 우두커니 앉아 있는 사람이 있었다. 물을 뜨다말고 말을 걸었다. "제가 지금 떡볶이 사러 가려는데, 같이 드실래요? 우리 나가서 먹을까요?"  서 있는 의자를 굳이 치워두고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무릎을 세워 껴앉고 있던 그 히미한 사람은 조금 코를 훌쩍이더니 고개를 끄덕이고 자기 방에 들어갔다. 나는 그때서야 그 사람의 호실을 알게 되었다. 몇 번인가 인문학관에서 마주쳤었는데 둘다 외면했었던 것 같다.

  점퍼를 걸치고 눈이 녹다 말은 길을 헤치고서 역 앞 포장마차까지 걸어나갔다. 퍼머머리를 얹는 아주머니들이 비슷한 맛의 떡볶이와 튀김을 팔고 역시 비슷한 가격으로 오뎅을 판다. 메뉴와 가격과 머리모양까지 똑같은 그 포장마차 중에 한군데를 골라 들어갔다. 모듬 튀김 2인분에 떡볶이 1인분 얹어 주세요. 오뎅도 먹을께요. 나는 주문을 하고 그 아이에게 내가 낼테니 그냥 먹으라고 했다. 우리는 길다란 널빤지에 가로로 붙어서서 사이에 놓인 떡볶이를 말없이 삼켰다. 서로의 얼굴을 본다거나 정다운 말도 섞지 않고 묵묵이 김이 모락모락 나는 튀김 쪼가리르 입에 넣고 우물거렸다. 그렇게 10분간의 사치를 부리고 또 말없이 같은 길을 걸었다. 그때 내 소맷단이 당겨지는 느낌이 났다.

  "저기 언니 우리 바로 들어가지 말고 학교까지 걷다가 오면 안될까요?"
  "어.. 그래요. 그럼 여기 골목 말고 불 켜진 대로로 걸어요"

  정말 내가 연상인진 모르겠다. 같은 과였나? 후배였나? 아는 사이였던가? 모르겠다. 골목과 달리 통행인이 많아서 얼지 않은 인도를 따라 걸었던 것 같다. 이번에도 가로로 나란히 길을 걸었다. 하지만 뭔가 서먹함이 이전보다는 옅어진 기분이었다. 배가 든든해서 그런걸까, 뜨거운 오뎅 국물을 마셔서 그런지 무릎을 끌어앉고 있던 그 친구가 아니라 조금 더 따뜻한 인상을 가진 것 같다. 그래도 역시 도란도란 대화는 나누지 않는다. 그저 밤이 내려앉은 길을 조용히, 차분하게, 얌전히 걸었다. 그것이 내가 에버그린을 떠나기 전에 했던 처음이자 마지막 교류였다.

  공기관의 육아 휴직 대체 인력은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어려운 일이다. 기관과 부서에 따라서 정규직과 비정규 간에 차이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곳도 있고, 팀장이 싹 무시하고 동일하게 대우하는 곳도 있다. 월급은 짜다. 최저임금에 딱 맞춰서 이상도 이하도 아닌 금액이다. 4대 보험과 몇 가지 세금을 절감하고 나면 주 5일, 하루 8시간 근무에 대한 한사람의 노고는 백만원 언저리가 된다. 그 백만원에서 월세를 내고 통신비와 공과금을 제하면 역시 수중에는 돈이 없다. 언제까지 비정규만 할 수 없지 않겠느냐는 팀원의 배려로 업무를 일찍 끝내면 공부를 했다. 그렇게 빈곤한 풍요 속에서 정신없이 지내다 또다시 연말이 왔다. 캐롤이 울려퍼지고 반짝이는 색전구를 휘감은 트리가 있는 길을 지나서, 1년 전보다 조금 더 커진 원룸으로 들어가면 나는 또 혼자다.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글자를 보다가 다운 받은 영화를 보면서 어영부영 연말을 보내고 신년을 맞이하겠지. 하루하루가 그렇게 흘러간다. 이대로 아무 일도 안 일어나는 건 아닐까. 아무일이 일어나면 또 어쩌지. 불안감도 나태함도 공존하는 매일이다.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다. 오늘까지는.

  "김지영씨? 본인이 김지영씨 맞으시죠? 90년생이시고 S대학 철학과 나오셨죠? 그리고 작년까지 에버그린 고시원에 거주하셨고요"
  "아.. 네. 음.. 맞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로 제가 여기에 앉아있는 건가요?"
  "별건 아니고요. 참고인 진술 때문에 서로 나오시라고 한 겁니다. 이제 하나씩 짚어볼텐데요. 최하나씨 아시죠?"
  "최하나요? 어...모르겠는데요"

  목이 늘어진 티를 입은 형사는 난처한 표정을 짓더니 까치집 머리를 긁적였다. 책상 위에 놓인 서류를 몇장 뒤적이다가 500원짜리 모나미 볼펜으로 철제 책상을 톡톡 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작년 12월 26일까지 에버그린 고시원에 거주하셨던 건 맞으신거죠? 그런데 최하나씨는 모르시나요? 같은 고시원에 503호에 거주했던 분입니다."
  "음.. 에버그린 고시원에 살때는 다른 사람들이랑 말을 섞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요...어? 근데 몇 호라고 하셨죠?"
  "503호요. 503호. 김지영씨가 여기 기록에 보면 508호에 사셨거든요. 그런데 고시원 방이 워낙 마구잡이로 붙어있잖아요. 위치 상 508호랑 503호가 복도를 사이에 두고 방문이 마주보고 있거든요. 마주치신 적 없으신가요? 혹시 이 분에 대해서 뭐 아시는 것 없나요?"
  "이름은 모르겠어요. 그리고 학교에서 몇번 본 것 같긴 한데, 따로 인사나 말을 붙인 적도 없고요. 저는 잘 모르는 사람이예요. 그런데 무슨 일로 그러시나요?"
  "신문 안 읽으세요? 에버그린 고시원에 불이 났었잖아요."
  "보긴 봤어요. 그런데 E고시원이라고 기사에 나와서 그 고시원이라곤 생각을 못 했죠"
  "다행히 사람들 대부분은 불이 나서 탈출했어요. 그런데 조사해보니까 그 고시원에 구비된 소화기가 모두 가짜더군요. 게다가 소방관이 화재진압 후 들어갔더니 503호에서 변사체가 발견되었습니다. 감식 결과 화재로 인한 사망은 아닌 걸로 판명되었어요. 유서가 나왔거든요."
  "아.. 그렇군요. 그 호실에서 발견된 분이 최하나씨란 건가요?"
  "예. 유전자 감식은 기다리고 있지만, 거의 확실해요. 유서나 방 안에서 발견된 증거나 정황들이 자살에 맞춰지고 있어요. 하지만 참고인 조사가 필요해서 말입니다. 정말 모르는 사람이 맞는 건가요?"
  "네. 잘 모르는 사람이예요. 그 고시원에 살았던 사람은 모두 불러서 조사하는 건가요? 전 아직도 제가 왜 여기에 있는지 영문을 모르겠네요."
  "일단은, 최하나씨는 김지영씨랑 같은 학교 같은 과 선후배 사이예요. 작은 학교라서 서로 알고 지낼 거 같았는데 모르셨나보군요. 게다가 같은 고시원 같은 층 마주보는 방에 사셨는데도 모르셨단 말이죠. 이게 이상한게 최하나씨 유서에는 김지영씨 이름이 나왔어요."
  "네? 제가요? 제가 왜요?"
  "유서는 저희쪽에서 증거품으로 조사 중이니 보여드릴 순 없어요. 같은 내용을 최하나씨가 페이스북에 올렸던데 한번 보세요. 일단 오늘은 늦었으니 나가보셔도 됩니다. 저희도 참고인으로 조사 중이고 이정도로 끝낼게요. 아무튼 수고하셨습니다."

  경찰서를 나와서 바로 앞에 있는 카페로 들어갔다. 아이디도 없는 페이스북에서 사람을 어떻게 찾는지 몰라 헤매다가 학교와 학과명을 같이 검색했더니 최하나라는 페이스북이 하나 떴다.

2015.12.25
오늘 새벽에 지영이 언니랑 떡볶이를 먹었다. 방 안에서 혼자 울다가 지쳐서 부엌에 앉아 있었는데, 언니가 나보고 같이 먹으러 나가자고 했다. 아주머니가 주걱으로 떡볶이를 퍼서 튀김 위에 붓는 것을 보고서야 지갑을 안들고 나왔단 걸 알았다. 그런데 지갑을 가져와도 현금도 체크카드도 빵원이었다. 다행히 언니가 계산했다. 나는 내심 안심이 되었다가 미안했다. 그리고 뭔가 다시 방으로 들어가는게 무서웠다. 그래서 언니한테 학교까지 걸었다 오자고 했다. 성탄절로 화기애애했던 길이 기묘하리만치 조용해서 세상에는 가로등과 나랑 언니랑 셋 뿐이었던 거 같았다. 언니는 밤하늘이 어떻고 별이 어떻고 이야기하다가 교수님이랑 과제 이야기도 했다. 나는 따라 웃었는데 언니가 나를 보고 같이 웃었다. 학교 정문을 찍고 도는데 언니가 내 운동화 끈이 풀렸다고 가로등 밑에서 묶으라고 알려줬다. 나는 불빛이 쏟아지는 가로등 아래에 쪼그리고 앉아 신발끈을 단단하게 동여맸다. 그런 내 등 뒤로 언니가 취업했다고 다음에 만나면 밥을 먹자고 했다. 나는 오므라이스가 먹고 싶다고 답했던 것 같다. 그리고 언니에게 고민을 이야기할까 하다가 그만뒀다. 오늘이 지나면 이사할테니까 괜히 민폐끼치고 싶지 않아.

2016.12.25
말아서 널어놨던 운동화에 신발끈을 끼우다가 깨달았다. 나에겐 구두가 없다. 면접을 보러 가도 붙질 않는다. 구두가 없으니까. 단정한 옷을 입고 가도 구두 말고 운동화를 신고 가면 떨어진다. 아마 내가 감독관이라도 그렇게 할 것이다. 이 사람은 기본이 안되어 있다. 아직 준비가 덜 되었다. 길에는 말쑥한 정장을 입고 구두를 신고 사각 가방을 메고 걷는 사람들만 있다. 나 같은 사람은, 아니 우리 같은 사람은 길에서 보이지 않는다. 구두가 없는게 문제일까 아니면 구두를 살 돈이 없는게 문제일까. 그마저도 아니면 구두를 빌릴만한 사람이 없는게 문제일까. 아주 단순한 문제 하나만 찾아내어도 나는 그 원인이 나인지 사회인지, 사람들인지 세상인지, 고민만 하다가 지친다. 작년에는 지영이 언니랑 떡볶이를 먹었다. 올해는 혼자다. 이렇게 혼자서 계쏙갇혀서 살아도 되는 걸까.

  "어? 돌아가셔도 된다고 했는데, 뭐 놓고 가셨어요?"
  "아뇨. 저 알아요. 최하나. 최하나가 누군지 알아요. 이제 알아요."

  나는 형사 앞에서 무너져 내려서 그대로 조금 울었다. 엉엉 울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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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번째 대멸종

   


 

   유물을 발굴하는 일은 광고처럼 멋지지 않다. 말머리성운 221b 골목에 붙은 전광판이 번쩍거리면서 광고하는 그런 매끈하게 빗어 넘긴 정수리 갈기와 새까맣게 윤이 나는 치아를 가진 유물탐사꾼은 허구다. 내가 만난 대부분의 유물탐사꾼은 30%의 노가다와 70%의 끈기, 10% 오염저항력으로 만들어졌다. 오염저항력보다 끈기가 더 중요한 게 바로 내가 말하려는 포인트다. 방사능이 그득한 잿더미 행성에서 유물을 발굴하는 건, 그만큼이나 지루하고 귀찮은 일의 연속이란 거다. 물론 그런 면이 수명이 하도 길어서 시간 죽이려고 우주여행을 하는 케베로스족이나 나처럼 느려터진 슬로쓰족이 이 직업을 가지게끔 작용하는 것일테다.


   “취이, 초초 여기 뭔가 있다, 치이익

   “아아 갑니다요


   설명했지만, 유물을 발굴하는 일은 지루하다. 아주 지루하다. 이렇게 뭔가 있다고 불러도 막상 파보면 방사능에 버물린 고철 덩어리거나, 석탄 근처에도 못 간 화석꿈나무가 나온다. 여기서 의욕이 꺾이느나 안꺾이느냐에 따라 프로 유물탐사꾼이 판가름난다. 프로라고 해도 일생 열 개 남짓의 유물을 파내게 되고, 이들 대부분은 제다이연합 산하 우주역사박물관에 팔게 된다. 개인 소장꾼들이 돈을 많이 쳐주긴 하는데, 이들이 돈을 들이는 대상은 아주 갚어치가 있는 것들이고 그런 건 프로라고 해도 일생에 한번 만날까말까다. 그러니까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광고는 거짓말이다. 그런데 속아서 삽을 쥐게 되면 평생 짝찍기도 못하고 폐허 속에서 쓰레기만 뒤지다 죽데 된다. 이게 현실이다.


   “취이이이, 초초 여기 있다. 어서 파라. 서둘러다. 태양풍이 온다. 취익 취익


   아아 태양풍. 그건 심각한 문제다. 얇은 대기층이 있는 행성이지만, 태양풍은 여지없이 몰아칠 것이다. 기온차가 달만큼 나지 않는다의 문제일뿐 보호복을 입고 있어도 나를 순식간에 바싹하게 구울정도로 위협적이다. 아무튼 적당히 파서 유물 비슷한 낌새가 보이면 표식을 세우고 철수해야 한다. 그래야 태양풍이 모래를 몰고와서 이 곳을 뒤엎어놔도 내일 다시 찾아올 수 있다. 바삐 삽질을 하다가 퀭!하는 소리가 삽 끝에 걸렸다.


   “테라핀, 이거 고철이야. 이거 아니야. 에이 오늘도 버렸네

   “치췻? 아니다. 고철 아니다. 네고가 지도줬다. 파야 한다. 취이이

   “네고? 지도? ! 너 내 월급도 몇 달째 밀렸는데 네고한테 지도를 샀단 말이냐? 야이 악덕 사장놈아. 이거 삽 끝에 걸린는 묵직한 손맛과 꽹한 소리가 금속이야. 뭔 놈의 유물이라는 거야?”

   “칫칫 여기 지도에 보면 유물이다. 같은 고철이 아니다. 이 지도는 어스족 유물 찾는다. 네고 돈 안줬다. 네고가 돈 줬다. 이거 파면 돈 준다.”

   “아니 뭔 소리야. 네고가 돈을 줬다니? 네고는 돈 받고 지도를 팔지 돈을 주면서 지도를 준다... 다시 말해보세요. 사장님. 네고가 돈이랑 지도를 주면서 여기 표식점에 가서 파라고 했단 거야? 파서 안에 들 건 가져오라고 했단 거지?”

   “그렇다. 췻취잇. 거짓말 아니다. 네고 돈 줬다. 네고 지도 줬다. 우리 가져가야 한다. 치치치치익

 

   이건 좀 이상한 일이다. 네고시에이터 놈들은 우리 같은 유물탐사꾼이 캐낸 물건을 우주역사박물관에 되파는 일종의 중개업자다. 우주탐사선이 새로 발견한 행성에 우리를 보내서 유물을 캐내게 하청을 주거나 탐사선이 흘린 지도를 빼돌려서 유물탐사꾼에게 파는 일을 한다. 이렇게 지도랑 돈을 쥐어주면서 파오라고 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지. 어쨌거나 돈을 받았단다. 여기를 파내서 뭔가 나오면, 아니 뭐가 나오던 간에 그걸 가져다 주면 또 돈을 주겠다는 거다. 보호복 헬맷 스크린 일기예보엔 정확히 3시간 후에 태양풍이 1km 밖에 도착한다고 떴다. 타이머를 2시간으로 맞췄다. 2시간 안에 승부를 봐야 한다.

 

   나는 덤프지프로 돌아가서 장비백을 들고왔다. 삽 끝에 걸린 건 금속이 분명하지만, 원본을 그대로 가져가려면 좀 더 섬세한 장비가 필요하다. 코토호쿠의 꼬리털로 만든 붓 10종 세트를 펼쳐놓고 현란한 손목 스냅으로 흙을 털어냈다. 흙의 알갱이가 가늘어지면서 점도가 진해졌다. 이건 무언가를 진흙 같은 수분과 점성이 있는 걸로 둘러쌓여져 있단 뜻이다. 삽으로는 점성있는 흙을 걷어낼 수가 없지. 5호를 네 번째 손가락에 걸고 7호를 엄지와 검지로 살짝 잡아서 손목 스냅에 더 탄력을 더했다. 내가 이렇게 한 손에 2가지 붓을 잡고 작고 연약한 손가락을 움직여 기구를 수시로 바꾸면 다들 탄성을 자아내곤 했다. 이게 바로 내가 아직까지 유물탐사꾼으로 고용이 되는 이유이기도 하지.

 

   마침내 하부까지 다 파냈고, 얇은 진흙으로 뒤덮인 길쭉한 물체를 파내자마자, 타이머가 위험신호를 불렀다. 아뿔사! 집중하다보니 2시간 타이머도 무시하고 태양풍이 한계선 0.8km 안쪽까지 이동 중이다. 허겁지겁 길쭉한 물체를 손에 쥐고 테라핀과 덤프지프로 달렸다. 덤프지프에 AT필드 기능을 키면 방열필름을 선체 표면에 겹겹이 씌워서 아마도 태양풍의 온도를 막아줄 것이다. 그리고 모래에 묻혀도 하루 남짓 기다리면 다시 지표로 나갈 수 있다. 마침 덤프지프 안에는 식수도 충분하니까.


   “취이취이 지도에 네비도 달렸다. 이거 스냅챗으로 네고에게 알린다. 초초 한다 취잇

   “.. 이런 건 사장인 테라핀이 해야 하는거 아냐? 나 네고랑 일면식 없는데

   “취취 네고가 초초 고용했다. 네고가 초초 원한다. 한다 초초 치치치치


  이건 상황이 더 아리송하게 돌아간다. 보통은 무소식이 희소식, 모르는 게 약이다는 신조를 꿋꿋이 지키면서 사는데, 이건 나랑 관련된 일인데 나는 모르게 돈이 왔다 갔다 하니깐 살짝 기분이 나쁘다. 테라핀이 건내 준 지도를 펼쳐서 보호복 스크린 활성화 단추를 연결했다. 연이서 3d 스크린이 푸른선을 그리며 덤프지프 안에 펼쳐졌다. 네고로 보이는 인물 5명이 웅성 거리며 등장했다.


   “.. 유물사냐..아니; 아니지. 유물탐사일을 하는 초초입니다. 지도에 나온 데를 팠더니 뭔가 길쭉하고 끝이 구부러진 물건이 튀어나왔네요. 태양풍이 근처에 와서 순수로 닦아내진 못했습니다. 일단은 프로텍트에 넣어서 밀봉보관을 하고 그쪽으로 이동해서 나머지 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

   “.. 초초? 당신이 그러니까 <애쉴렌 초초 에피루스>인가요?”

   “. 이름 오랜만에 들어보네요. 하핫. 초초는 별명이고 애쉴렌 에피루스가 이름입니다

   “저는 이번 발굴을 의뢰한 술루입니다. 지금 발굴한 물건 말인데요. 그거 구부러진 쪽이 위쪽입니다. 우리도 실물을 보는 건 처음이네요.”

   “? 구부러진게 위라고요? 그럼 어.. 이렇게 잡으면 되는 건가요? 근데 이거 뭐에 쓰는 물건인가요?”

   “지금은 멸종한 것으로 알려진 지구족의 무기입니다. 아시죠? 우주력 416년 전에 핵전쟁으로 지구가 멸망한 거요? 거기 살았던 지구족이 사용했던 무기입니다. 유일무이한 살상무기라서 원본을 복원하려고 했는데 문헌으로 설계치를 알아내는 게 영 어려운 일이라서요. 이번에 원본을 찾게 되어 다행이네요. 방사능이 좀 묻긴 했는데, 대충 식수로 닦아내고 한번 쥐어보시겠어요? 사용법이 궁금해서요.”

   “? 제가요? 제가 이걸 왜? 어떻게 쓰는지도 모르는걸요. 그리고 이게 살상무기라니, 저야 슬로쓰족이라서 이 정도 크기와 둘레를 쥘 수 있지만, 보통의 우주족이 사용하기엔 아주 불편한 모양새와 크기인데요.”

   “그건 그야 초초씨가 지구에서 일곱 번째로 멸종한 종족의 게놈을 복원해서 만든 휴매족과 슬로쓰족의 혼혈이기 때문이죠. 아시죠 탄생의 비화는?”

   “예예 아무리 다문화 장려하는 우주연합이래도 게놈 복원으로 탄생한 휴매족과 그 혼혈은 태생 때문에 여러 불이익을 받죠. 그런데 그게 무슨 상관입니까

   “발끈하지 마시고요. 지구력으로 서기 2020년경에 핵전쟁이 발발했죠. 지구의 역사 시간에 배우셨겠지만, 그 당시의 지구는 멸망 위기가 S급으로 위험행성으로 불류되었습니다. 다들 행성온난화나 바이오 테러, 화학 테러로 멸망하겠거니 생각했지만 의외로 국가간의 자존심 싸움으로 망했죠. 교과서에는 순식간에 지구가 불바다가 되었다고 적혔지만 실은 아니예요. 지구에 핵전쟁이 나긴 했는데, 그건 문명지를 태웠을 뿐이고 몇몇 지구족은 살아남았습니다. 그래서 게놈 복원해서 휴매족을 만들 수 있었던 거죠. 물론 이건 논외지만요. 그때 2020년이 오기 전에 지구에는 여섯 번째 대멸종을 막 마친 시기였죠.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종의 멸종말입니다. 아마 지구족은 자기자신들이 일곱 번째 대멸종의 주인공이 되리라곤 상상조차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핵탄두가 연이어 터지고서 기간 시설과 수도, 전기가 끊기고 나선 비문명 행성과 같은 수순을 밟았던 겁니다. 그때 지구족이 마지막까지 무기로 사용했던 게 바로 지금 쥐고 계신 그 <빠루>라는 기구입니다. 구부러진 끝에는 작은 홈이 나있어서 두 개의 발톱처럼 생겼죠. 튼튼한 금속재질로 지구족의 팔로 흔들면 그만큼의 회전운동력이 전달되어 발톱에 응축된다고 합니다. 그 무기의 효력을 어서 빨리 실험해보고 싶네요. 제가 신나서 떠들었는데, 여하간 태양풍 지나가고 나면 서둘러 여기로 와주세요.”


   웅성거리던 네고들이 팟하고 사라지자, 나는 테라핀을 째려봤다.

 

   “내가 휴매족 혼혈인거 어떻게 알았어?”

   “칫칫 알코올 먹고 말했다. 초초 말했다. 네고가 휴매족 원했다. 네고가 돈 줬다. 초초 돈 원한다. 테라핀 돈 원한다. 그래서 테라핀이 네고한테 말했다 취잇취잇

   “그래. 알았어. 태양풍 지나가면 일단 돌아가자. 이게 뭔지 모르겠지만, 이번에 말머리 221A 행성에 도착하면 바로 밀린 돈 다 줘야 한다고. 알겠지?”

   “취이이 테라핀 돈 다 준다. 초초에게 돈 다 준다. 췻췻췻


   앞서 말했지만, 프로 유물탐사꾼은 평생 열 개 남짓의 유물을 발굴한다. 그리고 그 중에서 돈이 될만한 물건을 만나는 건 아주 극소수다. 나는 방금 그 극소수에 속했다고 제다이 연합 상층부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고 봐도 될 것이다. 일확천금의 기회를 갖게 되자, 쓸로쓰족의 피가 옅어지는 것 같다. 휴매족은 잔인성과 폭력성, 갈팡질팡하는 성격을 가졌기 때문에 실험실에서 일찌감치 폐기처분된 복원족이다. 지금 그 피가 빠루를 쥔 왼손에 차오르는 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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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시험은 트롤리 딜레마(*)에 관한 사고 실험 설계입니다. 각자 책상에 놓인 연필 한자루와 연습지 2장을 가지고 사고 실험을 설계하셔서 여기 교탁에 놓인 답지에 파란색 볼펜으로 구상한 실험을 서술해주시면 됩니다. 제한 시간은 3시간이며, 시험 시간 중 50%가 경과한 뒤 퇴실 가능합니다. 답지 매수에는 특별한 제한이 없으나 되도록 3매 안쪽으로 작성해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주의하실 점은 첫째, 답지에는 푸른색 볼펜만 사용하셔야 합니다. 그외 필기구, 연필로 작성하실 경우에는 0점 처리합니다. 둘째, 50% 경과 전에 퇴실하시거나 제한 시간 3시간을 넘기고 답지를 제출하실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0점 처리합니다. 그럼 시작하십시오!"

일순 교실에는 정적이 흘렀다. 시험 시간이 고요한 것이야 으레 당연한 법이지만. 종이를 넘기는 소리도 연필 사각거리는 소리도, 걸상을 당기는 삐걱거리는 소음도 나지 않았다. 아이들은 스크린 칠판에 뜬 시험 안내문을 멍하니 바라보다 고개를 숙였다. 좌우를 둘러보며 다른 아이들의 반응을 살피거나 창문 밖을 보는 눈은 아무도 없었다. 그저 책상만 내려다 보고 있을 뿐이었다.

스크린 칠판에 괘종 시계가 나타나더니 또각 거리며 10분 단위로 시간 경과를 알려주었다. 조용한 교실 안에서, 잠자는 꼬마 병졸들 마냥 움직임도 없던 교실 뒷편에서, 사각거리는 연필 소리가 들렸다. 순간 아이들의 어깨는 살짝 움찔거리는 듯 싶었고, 어떤 아이의 귀는 레이더처럼 쫑긋거렸다. 아마도 연필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감히 누가 배신을 하는 것인지 알아내고자 하는 것이리라.

볼트101 고등학교 G반 선생님들은 칠판 스크린 뒷쪽에서 아이들의 반응을 낱낱이 지켜보고 있었다. 집단 따돌림과 학교 폭력은 혈기 발랄한 사춘기 아이들을 한 공간에 모아놓으면 어떤 식으로든 나타나게 되어있다. 또한 그 양상이 G반처럼 소위 영재그룹에서 발견될때는 사춘기 아이들 특유의 폭력성과 잔인성, 그리고 악마적 지능이 결탁하여 잔혹토록 무시무시한 괴롭힘을 낳게 된다. 지금 여기 볼트 101 고등학교 G반 선생님들이 합의하여 학년 승급시험을 이 단 하나의 문제로 출제한 것도 G반에서 계속해서 발생하는 연쇄 학교폭력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결단이었다. 그것이 늦은 대응일지라도 말이다.

선생님들이라고 각 학생들 한명 한명 면담하여 진술을 받고 상담하고 상황 파악에 나서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저 이 아이들을 소용돌이로 밀어넣고 있는 어느 한명을 찾는 것이 마치 바둑을 놓은 것처럼 촘촘히 쌓인 게임판 위에 있기 때문에 더이상 이에 맞대응해줄 순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리라. 교묘한 언술과 매와 같은 관찰력하고 사춘기 아이의 불안한 틈을 자극하여 하나의 행동을 하게끔 만드는 그 아이. 하나의 행동들이 결합하여 더 큰 행동으로 연쇄반응을 일으키게끔 판을 짜는 그 아이. 뒤에 숨어서 학급을 흔들며 웃고 있는 그 아이. G반의 균열은 조그마한 갈라짐들이 나무줄기처럼 엮이고 모여들어 단 한번의 망치질이면 누군가의 목숨을 위태롭게 할 지경에 이르렀다. 아이들이 이런 상황까지 깨달았을 무렵에는 본인들의 단 하나, 소소했던 그 하나가, 이렇게 까지 문제를 크게 만드리라 생각진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내심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 머리로는 누구못지 않은 내가, 우리가, 그 한명에게 이렇게 까지 휘둘렸다니. 하지만 빠져나오기엔 늦었다. 자존심의 상처는 한 반에서 같이 웃고 울며 공부한 친구의 목숨을 위태롭게 만드는 것보다 본인들에게 더 큰 문제였기 때문이다.

때문에 선생님들은 정규 교과를 중단하고 며칠에 걸쳐 트롤리 딜레마를 설명해주었다. 아이들의 토론수업을 매번 구성원을 바꿔가면서 섞이고 교류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하면서 주동자가 놓친 틈을, 주동자가 방심한 아이들의 양심을 찾고자 했던 것이다. 물론 그것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는 없지만.

하나의 연필 소리가 시작된 뒤로 여기 저기서 연필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종이가 펄렁이는 소리, 책상과 걸상의 삐걱거림, 아이들의 호흡과 움직임이 만들어 낸 소음이 여기저기 부딪혀서 교실을 울렸다. 어느 한명이 일어나서 교탁에 놓인 답지와 볼펜을 가져가자, 기다렸다는 듯이 다른 아이들도 가져갔다. 이윽고 G반 전원은 시험 시간 3시간 종료 전에 답지를 제출하고 교실문을 나섰다.

칠판 스크린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교사들은 일제히 교실로 들어가서 답지를 수거해왔다. 그리고 각자가 맡은 답지를 읽어내려갔다. 이번에는 교사들 가운데서 정적이 피어올랐다. 아니, 어떤 미세한 진동이 동심원처럼 선생님들 사이에 퍼져나갔다. 부장 교사가 먼저 운을 떼었다.

"아이들의 답지가 모두 동일한가요?"

선생님들은 모두 고개를 떨구었다. 오직 부장 선생님만이 답지를 쥐었던 손아귀에 힘을 실어 종이를 꾸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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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롤리가 레일 끝에 다다르기 직전에 변환기를 이용해 15도의 각도로 선로를 변경한다면, 달리는 트롤리의 속도와 변환 레일 첫부분의 각운동량이 합쳐져 결국 트롤리의 양끝이 두선로에 걸리기 때문에 우리는 모두를 죽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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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롤리 딜레마



아이들 답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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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기웃거리며 헤비 커뮤니터로 살았더니 남는게 없다 ㅡ,.

올해는 가벼운 마음으로 적당히 소속감을 느끼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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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매모호 2017-01-10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는 결국 -_-;; 블로그 정리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0^ 알라딘 블로그는 처음 써봐서 환경이 익숙치 않은데 뚠뚠하게 살찌워야겠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