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세계의 축 - 포스트 아메리칸 월드
파리드 자카리아 지음, 윤종석 옮김 / 베가북스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지난 2008년 미국 뉴욕타임즈 국제문제 부문 베스트셀러로서 오랫동안 1위 자리를 유지했던 책이다. 저자 자카리야는 인도 출신의 미국인으로, 이슬람 신자 중에서는 미국에서 가장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자랑하는 지식인일 것이다. 그는 하바드에서 헌팅턴에게 사사했고 Foreign Affairs의 최연소 편집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Newsweek 의 국제판 편집장을 맡고 있다. Fareed Zakaria's GPS 라는 제목으로 CNN에서 국제문제 전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오바마가 그의 책을 애독한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인데, 그로 인해 지난 대선 중에 미국에서는 "오바마가 미국의 시대는 갔다는 무슬림의 책을 읽고 있다"라는 근거 있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그 소문의 근거가 되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원제는 Post American World로, 기본적으로 역사의 발전단계상 유럽의 부상(1차), 미국의 부상(2차)에 이어 이제 나머지의 부상(rise of the rest)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제목이나 출신을 보면 얼핏 대단히 비판적인 지식인일 것으로 오해하기 쉬우나, 사실 그는 진골(?) 미국식 자유주의자이며, 이라크 침공을 찬성했던 사람이다.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전 개전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그가 참석했던 자문회의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어찌되었든 자카리야의 기본적인 논지는 '기로에 선 미국(America at the Crossroads)'를 통해 후쿠야마가 제안했던 바와 여러 면에서 유사하다. 다수의 지역과 강대국이 부상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미국은 아직도 사실상 가장 강력한 국가이며, '일초다강'의 국제사회를 이끌어나갈 개방적이고 합리적인 리더쉽이 미국에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제언이다. 특히 국제사회의 아젠다와 문제해결 과정을 이끌어가는 리더로서의 역할을 그는 강조하고 있다. 어쨌든, 나는 이 책이 그다지 인상깊지 않았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별로 없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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