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 나의 교육철학
마하트마 K. 간디 지음, 고병헌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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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교육철학이 있는가?

 

박준형(수원효탑초등학교)
인도여행을 가려고 검색하다가 잘못해서 ‘인디’라고 검색한 것을 시작으로 그때부터 인디스쿨에 얽혀 지금은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에서 이오덕 선생님 교육철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선생 노릇 제대로 한 번 해보고 그만두는 게 지금의 꿈이고 퇴직하고 나서는 ‘책 읽는 찻집’을 여는 게 마지막 꿈입니다. 지금은 어여쁜 색시랑 둘이서 집에서 차 마시며 그림책 공부를 하면서 그 꿈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나는 책을 읽는 것보다 사는 것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다. 한 달에 열 권 정도를 사면 반 정도 읽으면 잘 한 것이다. 책장에는 내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책이 많이 있지만 달마다 새로운 책들을 사 모으고 있다. ‘뭐 언젠가는 읽겠지.’라는 생각으로 말이다. 읽든 안 읽든 관심이 가는 책은 사두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이번 가을 나를 사로잡은 책은 《간디, 나의 교육철학》(마하트마 간디, 문예출판사)이라는 책이다.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이오덕 공부모임’에서 한 선생님이 추천해준 책이다. 이 책은 1948년에 암살당한 간디의 연설과 여러 곳에 쓴 글들을 1970년에 그 제자가 정리하여 엮은 책이다. 그런데 신가한 것은 이 책을 읽고 있으면 ‘간디가 2007년 대한민국이라는 곳에 머물면서 우리 교육현실을 꼬집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든다는 것이다. 

  “우리 선조는 올바른 인격과 품성을 기르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였고, 그래서 이것이 초등 교육의 가장 핵심적인 목적이었다. 올바른 인격과 품성 위에 세워진 건물이 오래가는 것이다. 교육열이 매우 뜨거워졌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교육이란 무엇인지, 교육의 목적과 목표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우리는 별로 심각한 고민을 하지 않는다.”

  얼마 전 우리는 한 대통령 후보의 교육공약에 우리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국어, 국사를 영어로 수업하게 하겠다니. 여기가 우리 나라인지 묻고 싶다.

  “외국어로 교육하는 것은 어린이를 신경 쇠약과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만들며, 벼락공부하는 사람으로 만들 것이고, 우리나라 고유의 사고방식이나 일에 대해서 무지하게 만들고, 우리 어린이를 우리 땅에서 교육하면서 결국 ‘외국인’으로 만드는 오류를 낳을 것이다.”

  왜 우리 아이들은 교실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것일까? 많은 교사들이 말한다. “애들이 뭘 하려는 의지가 없어요.” 나이가 적거나 많거나 사람은 자기에게 의미가 있는 일에 마음을 주기 마련이다. 아이들이 교실에서 무기력한 것은 학교가 그들 삶에 의미가 없기 때문은 아닐까?

  “불행히도 많은 학생들이 교육의 참다운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별 관심이 없다. 남들도 다 다니니까 아무런 생각 없이 학교에 다닌다. 직장과 생계를 위한 수단으로만 여기는 잘못된 정신 상태이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것을 하지만 교사의 질은 그렇게 단순히 숫자놀음으로 키워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나는 교사의 질이 자신에 대한 철저한 자기반성과 함께 우리 스스로 지위를 향상시키려는 도덕성 회복이 먼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육에 지루함이란 있을 수 없다. 교육은 늘 재미있는 것이어야 한다. 싫증을 느낀다면 그 잘못은 학생이 아니라 교사나 교육방법에 있는 것이다. 교사의 사회적 지위 향상 또한 교사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교사 스스로 과감하고 지속적으로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꾸 체벌을 하다 보면 은연중에 우리는 ‘개선은 폭력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우리는 모두 예전에는 학생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선생이다. 좀 더 지나면 부모도 될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에게는 지금 우리 사회와 교육 문제를 넓고 깊이 바라볼 수 있는 교육철학이 필요하다. 탄탄한 교육철학, 그 위에서 올바른 방법과 기술들이 자리 잡을 수 있다. 우리는 무슨 생각으로 날마다 아이들 앞에 떳떳하게 서있는 것일까? 우리에게 과연 교육철학은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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