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한 번도 데이지한테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녀의 사랑스러운 눈동자가 보이는 반응정도에 따라 자기 집의 모든 것을 재평가하는 것 같았다. 놀랍게도 그녀가 실제눈앞에 있는 이상 다른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듯이 그는 이따금씩 자신의 소유물들을 멍한 시선으로 둘러보았다. - P139
처음에는 당황했다가 그다음에는 어쩔 줄 모르고 기뻐하는 단계를 지나 지금은 그녀가 자기 앞에 있다는 사실에 감탄하고 있었다. 그는 아주 오랫동안 그 생각에만 몰두하고 끝까지 그것만을 꿈꾸어 왔으며, 말하자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를 악물고 긴장한 상태로 기다려 왔던 것이다. 이제 그 반작용으로 너무 많이 감아 놓은 시계처럼 태엽이 풀리고 있었다. - P140
그 환상의 힘은 그녀를 초월하였으며 모든 것을 뛰어넘었다. 그는 창조적인 열정으로 직접 그 환상에 뛰어들어 그것을 끊임없이 부풀어 오르게 했으며, 자신의 길 앞에 떠도는 온갖 빛나는 깃털로 장식한 것이다. 그 어떤 정열도, 그 어떤 순수함도 한 인간이 그의 유령 같은 가슴속에 품게 될 것에 도전할 수 없으리라. - P145
이제 나는 데이지의 눈을 통해 그 세계를 다시 한번 바라보고 있었다. 이미 적응한 사물을 새로운 눈으로 다시 바라본다는 것은 어쩔수 없이 슬픈 일이다. - P157
"그녀의 목소리는 돈으로 가득 차 있어요." - P178
"난 사람들이 떠나 버린 여름날 오후의 뉴욕이 참 좋아요. 뭔가 육감적인 데가 있거든요…… 마치 온갖 신기한 과일이 우리 손에 떨어지는 것처럼 농익었다고나 할까요? - P185
오후 해가 뉘엿뉘엿 기울어 가는 동안 깨어진 꿈만이 계속 다투고 있었다. 이제는 만져볼 수도 없는 것을 만지려고 하면서, 불행하지만 그렇다고 절망하지는 않으며 방을 가로질러 그 잃어버린 목소리를 향해 몸부림치고 있었다. - P199
그는 자신이 그녀와 같은 사회계층에 속하는 인물인 것처럼 믿도록 만들었던 것이다. 그녀를 충분히 보살펴줄 능력이 있다고 말이다. 사실 그에게는 그럴 만한 능력이 없었다. 그에게는 풍요로운 가정의 뒷받침도 없었을뿐더러 그는 비정한 정부의 변덕에 따라 세계어디에서든 갑자기 목숨이 날아가 버릴지도 모를 처지였다. - P217
개츠비는 부가 가둬 보호해 주는 젊음과 신비, 그 많은 옷이 풍기는 신선함 그리고 힘겹게 살아가는 가난한 사람들과는 동떨어진 곳에서 데이지가 안전하고 자랑스럽게 은처럼 빛을 내뿜는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 P218
그는 그 도시에서 가장 싱그럽고 가장 아름다운 것을 영원히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P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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